내연 기관의 발명과 발달 과정에서 독일 엔지니어들이 미친 영향력은 지대합니다. 지금도 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 포르쉐 같은 대형 제조사들이 세계 자동차 사업을 주름잡고 있고 독일차의 명성은 모두의 선망의 대상이었습니다. 하지만 폭스바겐 배기가스 조작 사건 등으로 인해 그 명성에 큰 흠집이 간 것은 물론 이제 패러다임이 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독일차의 중심은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내연 기관 자동차지만, 최근 급격히 그 축이 전기차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2020년까지 독일에 전기차 100만대를 보급하겠다는 독일 정부의 계획은 현재로써는 약간 어려울지도 모르겠지만, 최근 독일 역시 전기차 붐이 일면서 보급 속도가 매우 빨라지고 있습니다. 2016년 9월을 기준으로 독일에 등록된 전기차가 2014년 1월 이후인 점은 아직 보급 댓수는 작지만 속도는 느리지 않다는 점을 반증합니다.
(독일의 하이브리드/전기차 등록 댓수. Annual registration of plug-in electric vehicles in Germany by type of vehicle between 2010 and 2015.)
물론 이와 같은 폭발적인 증가세는 탈만한 전기차가 시장에 등장함과 동시에 독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내친김에 독일 연방상원(Bundesrat)에서는 2030년부터 독일 내에서 무배출 차량 (ZEV: Zero Emission Vehicle)만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이는 사실상 디젤과 가솔린 같은 내연 기관 자동차를 퇴출하겠다는 이야기와 다를 바 없습니다.
배터리 기술의 빠른 진보를 감안해도 사실 꽤 파격적인 조치가 아닐 수 없습니다. 2025년까지 무공해 차량만 판매할 수 있도록 한 노르웨이의 경우 독일처럼 인구가 많고 자동차 생산 대국도 아닙니다. ( http://blog.naver.com/jjy0501/220688230984 참조) 따라서 노르웨이보다 독일 정부와 의회의 조치가 어떤 의미에서는 꽤 깜짝 놀랄만한 이벤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독일 정부는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을 95%로 줄여 사실상 탄소 중립에 도달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능할지는 물론 두고봐야 알겠지만, 현재와 같은 과감한 투자와 기술혁신이 계속되면 불가능하다고 볼 이유도 없을 것 같습니다.
전기차나 자율주행차는 오랜 세월 미래 사회를 그린 개념도나 SF물의 소재였습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그 변화가 실제로 일어나는 것을 목격하는 세대가 된 것 같습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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