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sociate Professor Jochen Brocks and Dr Amber Jarrett )
지금으로부터 6억 3500만년 전에서 8억 5000만년 전 사이 지구의 기온이 크게 내려간 시기가 있었습니다. 크라이오제니아기(Cryogenian period)라고 불리는 이 시기에 지구는 적어도 두 차례 이상 표면이 거의 얼음으로 뒤덥혀 눈덩이 지구 (snowball earth)라고 불리는 상태가 된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 원인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화산 활동 등이 이유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한 가지 확실한 점은 이 시기가 끝나고 나서 지구에 복잡한 다세포 생물이 등장했다는 점입니다. 에디아카라 생물군이라고 불리는 이 복잡한 생물들은 현생 생물과의 연관성이 모호하지만, 지구 최초의 대형 다세포 생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호주 국립대학 (Australian National University (ANU))의 연구팀 (사진)은 당시 있었던 눈덩이 지구가 이렇게 복잡한 생물의 탄생을 촉진했다는 연구 결과를 저널 네이처에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에 의하면 7억 1700만년 전 발생한 스타티안 빙하기 (Sturtian glaciation)는 가장 극단적인 혹한의 시기로 5000만년 간 지속되었다고 합니다. 이 시기에는 바다는 물론 모든 육지에 두꺼운 얼음층이 형성되어 지구가 거대한 얼음행성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스타티안 빙하기가 끝나면서 육지에 있던 빙하에서 대량의 영양물질이 바다로 흘러들어갔습니다. 이로 인해 녹조류 등이 크게 증식해 더 복잡한 생물체가 진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먹이 사슬에서 아래를 형성할 생물체의 증가와 영양염류의 유입이 해면이나 해파리, 빗해파리 같은 가장 단순한 형태의 다세포 생물의 진화를 이끌었다는 것이죠. 그 증거는 호주의 퇴적층에 남아있습니다.
이후 지구는 다시 1500만년 정도의 빙하기를 겪지만, 이것이 시대의 흐름을 되돌리지는 못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구가 다시 온화해지자 에디아카라 생물군이라고 불리는 기묘한 생물체들이 등장해 진화상의 실험을 이어나간 것입니다.
이 흥미로운 가설 이외에도 사실 다양한 가설이 눈덩이 지구가 복잡한 다세포 생물의 진화를 촉진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 시기 이후 다양한 다세포 동물이 등장하기 때문이죠. 아마도 이는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 실제로 어떤 연관성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됩니다. 시련을 겪으면 더 강해지는 것은 우리만의 이야기가 아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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