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더위는 기본적으로는 자연의 섭리고 계절의 변화지만, 최근 지구 기온이 점차 상승함에 따라 여름 폭염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인구 고령화와 인구의 도시 집중, 그리고 도시 열섬 현상이 겹치면서 폭염이 단순히 불편한 수준을 넘어서 심각한 온열 질환과 사망까지 유발하는 문제가 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 문제는 우리 나라 역시 예외가 아니라는 것을 최근 몸소 체험하고 있지만, 특히 본래 더위가 심한 사막 및 열대 기후 국가에서는 더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MIT의 연구자들이 새로 발표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를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이 2100년까지 심각한 폭염에 시달릴 위험이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지구 평균 기온은 19세기 말과 비교해서 최근 수년간 거의 섭씨 1도 정도 상승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는 지구 모든 지역에서 온도가 섭씨 1도 상승했다는 의미가 아니라 육지 온도 상승이 훨씬 큰 편차를 보이게 됩니다. 특히 도시 지역은 도시 열섬효과에 의해 더 심각한 온도 상승을 보이게 됩니다.
연구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서 인체에 큰 위험이 될 수 있는 폭염 지수를 계산했습니다. 습구 온도 (wet-bulb temperature, 물이 증발하는 젖은 온도계를 기준으로 한 온도로 일반적인 온도계 표시인 건구 온도보다 보통 낮게 측정됨)를 기준으로 섭씨 30도 이상은 상당히 위험한 폭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15년 파키스탄과 인도를 강타했던 폭염의 경우 습구 온도 기준으로 섭씨 35도를 기록했는데 무려 3500명의 사망자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연구팀은 현재 습구 온도 기준으로 섭씨 32도 이상에 노출되는 인구가 인도에서 2% 정도라면 2100년에는 70%에 이르게 될 것으로 계산했습니다. 그리고 2%의 인구가 습구 온도 기준 35도를 넘게 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습구 온도 기준으로 35도는 인체가 땀을 통해서 체온을 내릴 수 있는 한계값에 가까워서 이 이상 기온에서는 증발을 통해서 온도를 낮추기 어렵기 때문에 심각한 온열 질환이 생길 가능성이 커집니다.
사실 점점 더 길어지고 더워지는 여름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어느 한 나라만의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우리 나라 역시 점점 변화를 몸으로 체감하고 있는 상황이겠죠. 인구 노령화와 온도 상승 추세를 감안하면 우리 역시 여기에 대처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참고
E.-S. Im at Hong Kong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in Hong Kong, China el al., "Deadly heat waves projected in the densely populated agricultural regions of South Asia," Science Advances (2017). advances.sciencemag.org/content/3/8/e1603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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