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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라기 날다람쥐?



(Photograph of the fossil of gliding mammaliaform Maiopatagium furculiferum (type specimen from Beijing Museum of Natural History BMNH 2940). Credit: Zhe-Xi Luo/UChicago)


(A Maiopatagium in Jurassic forest in crepuscular (dawn and dusk) light: A mother with a baby in suspending roosting posture, climbing on tree trunk, and in gliding Credit: Reconstruction by April I. Neander/UChicago)


 중국에서 1억 6천만년 전 하늘을 날았던 초기 포유류의 화석이 발견되었습니다. Maiopatagium furculiferum와 Vilevolodon diplomylos가 그 주인공으로 사실 후손없이 멸종된 포유류의 그룹인 haramiyidans에 속하는 포유형류 (mammaliaform)입니다. 사실 어렵게 설명할 필요가 없이 후손 없이 멸종된 고대 포유류의 조상 그룹이라고 설명하면 될 것 같습니다. 


 아무튼 쥐라기에 이미 하늘을 나는 포유류가 두 종이나 존재했다는 것 자체가 포유류의 다양한 적응 방산이 이 시기에도 이미 존재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만 이들은 글라이더 비행 전문이고 박쥐처럼 진정한 의미의 날짐승은 아니었습니다. 물론 박쥐의 조상도 처음에는 글라이더 비행부터 시작해서 지금처럼 진화된 것으로 이와 같은 비행의 진화가 매우 여러차례 진행되었음을 시사하는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오늘날에도 날다람쥐를 비롯해 슈가 글라이더 (marsupial sugar glider)로 불리는 유대류하늘다람쥐처럼 글라이더 비행을 하는 포유류라도 근연 관계가 전혀 없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이는 태반류와 유대류에서 각각 독립적으로 글라이더 비행이 진화한 사례입니다. 이번 발견까지 더하면 현생 포유류와 근연 관계가 없는 원시 포유류도 글라이더 비행을 진화시킨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여러 차례 글라이더 비행이 진화한 것은 이들이 살았던 환경과 연관이 있을 것입니다. 나무에서 생활하던 포유류의 조상이 포식자를 피하거나 혹은 먹이를 쉽게 찾기 위해 나무 사이를 날아다니는 방식을 진화시킨 것입니다. 물론 당시 같은 시대에 살던 소형 수각류 공룡도 비슷하게 글라이더 비행 방식을 진화시킨 것으로 생각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논쟁이 있습니다. 


 이번 발견에서 흥미로운 사실은 이 화석의 보존 상태가 매우 양호해서 털의 흔적과 팔과 다리 사이에 있는 막이 잘 보존되었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이렇게 날아다녔는데 보존이 되지 않아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중생대 글라이더 비행꾼이 더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더 나아가서 혹시 박쥐처럼 완전히 날짐승으로 진화한 포유류가 당시에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도 떠오릅니다. 


 아무튼 이들의 존재는 중생대가 공룡의 시대이긴 하지만 동시에 공룡만 있는 생태계는 아니었다는 것을 다시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금과 마찬가지로 중생대에도 다양한 생물들이 각자의 환경에 적응해서 다양성을 꽃피웠던 것입니다. 


 참고 


Zhe-Xi Luo et al. New evidence for mammaliaform ear evolution and feeding adaptation in a Jurassic ecosystem, Nature (2017). dx.doi.org/10.1038/nature23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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