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culture sample of electrically excited bacteria as seen under a microscope. Credit: Giancarlo Bruni)
인간의 시각에서 보면 단세포 박테리아는 매우 단순한 생물체입니다. 하지만 가장 단순한 박테리아조차도 인간이 만든 복잡한 기기보다 더 복잡한 구조를 지닌 유기체이며 아직 우리는 박테리아의 생리에 대해서 모르는 부분이 많습니다. 특히 이렇게 작은 생물체가 어떻게 주변 환경을 인지하고 복잡한 행동을 진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습니다.
콜로라도 대학의 연구팀은 작은 박테리아인 대장균(E. coli)이 칼슘 이온을 통해서 전기적으로 신호를 전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칼슘 이온이 세포막 사이를 통과하면서 막 전위를 변화시켜 박테리아를 흥분 상태로 만드는 것입니다. 사실 이 방식은 인간을 비롯한 훨씬 고등하고 복잡한 생물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방법으로 이미 박테리아 단계부터 이온의 흐름과 전기적 신호에 의한 감각 방식을 진화시켰다는 증거입니다.
연구팀은 이를 밝히기 위해 칼슘 이온이 이동하면 빛을 내도록 유전자를 삽입한 대장균을 실험실에서 관찰했습니다. 이들을 끈끈한 배지위에 놓고 관찰했을때는 변화가 없었지만, 압력을 가할 경우 이온의 이동이 일어나면서 막전위의 변화가 발생하면서 흥분하는 것이 관찰되었습니다. 즉 박테리아도 주변 환경을 감지하고 느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과학자들은 이전부터 살모넬라 같은 병원성 세균이 주변 환경에 따라 감염력이 달라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어떻게 주변 환경을 감지하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어쩌면 이와 같은 막전위의 변화가 이유 가운데 하나일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좀 더 구체적으로 이온의 흐름과 막전위의 변화가 어떻게 신호를 전달해 박테리아의 행동 변화를 유발하는지를 연구할 계획입니다.
비록 작은 생명체이지만, 박테리아에는 우리가 모르는 일이 너무 많습니다. 이들을 이해하는 일은 결국 박테리아에서 진화된 지구의 모든 생물체를 이해하는 첫 걸음이 될 것입니다.
참고
More information: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2017). DOI: 10.1073/pnas.1703084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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