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평방인치 당 201Gb. 자기 테이프 기록 밀도의 신기록 수립



(In this photo, IBM scientist Dr. Mark Lantz, holds a one square inch piece of Sony Storage Media Solutions sputtered tape, which can hold 201 Gigabytes, a new world record. Credit: IBM Research)


(Sony and IBM Research Zurich today announced a magnetic tape storage technology with the industry’s highest recording areal density for tape storage media, at 201 Gb/in2. This achievement was made possible by bringing together Sony’s new magnetic tape technology employing lubricant with IBM Research Zurich’s newly developed write/read heads and its next-generation servo and signal processing technologies. The recording areal density of 201 Gb/in2 is approximately 20x greater than conventional magnetic tape storage media (9.6 Gb/in2). The resulting next-generation technology can support high-capacity storage of approximately 330 TB per data cartridge, whereas conventional technology can only handle 15 TB per data cartridge. Credit: Sony)


 소니와 IBM의 연구자들이 201 Gb/in^2 (평방 인치당 201Gb)의 기록 밀도를 지닌 자기 테이프를 개발했습니다. 자기 테이프는 데이터 백업 용 이외에는 사실 거의 쓰이지 않지만, 그래도 백업이 매우 중요해지고 데이터 크기가 자꾸 커지기 때문에 대용량 스토리지를 위해 더 밀도가 높은 신기술이 필요하빈다. 2006년에 평방 인치당 6.67 Gb 스토리지 기술이 개발된 점을 생각하면 그 사이 기술 발전 속도가 매우 놀랍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동영상)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면 일반적인 테이프 카트리지 하나에 최대 330TB의 데이터를 담을 수 있습니다. 새로운 자기 테이프 기술은 기록 밀도만 높아진 것이 아니라 테이프 자체가 더 얇아지는 방향으로 개발되기 때문에 더 많은 데이터를 담을 수 있습니다. 자기 테이프의 기록 밀도는 물론 최신 하드디스크 (1Tb/in^2에 도달한 상태. http://blog.naver.com/jjy0501/220404587572 참조 )에 미치지 못하지만, 얇게 돌돌 말아서 저장할 수 있기 때문에 같은 부피에 기록할 수 있는 양은 훨씬 많습니다. 


  IBM과 소니의 연구팀은 평방 인치당 201Gb의 저장 밀도에 도달하기 위해서 48nm 폭에 불과한 터널링 자기저항 리더 (48nm wide tunneling magneto-resistive (TMR) reader)를 개발했습니다. 일단 작은 폭에 데이터를 저장했으면 이를 읽거나 쓸 헤더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잘못된 위치에 기록하거나 읽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리더기의 위치를 7nm 이하로 정교하게 조절할 수 있는 장치도 같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얇은 테이프에는 7nm 크기의 나노입자로 된 자기 물질이 들어있는 자기층이 있으며 이는 여러 층의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사진) 이를 통해 평방 인치 당 201Gb, 카트리지 당 330TB이라는 보통은 상상하기 힘든 수준의 대용량 데이터를 백업할 수 있는 것이죠. 


 자기 테이프는 순차 읽기와 쓰기에 특화되어 사실 하드디스크나 SSD처럼 메인 스토리지로 사용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가격당 가장 많은 데이터를 담을 수 있는 스토리지이며 하드디스크나 SSD처럼 매일 쓰는 것이 아니라 가끔 데이터 백업을 하는 용도라 수명이 훨씬 긴 장점이 있습니다. 만약 기록 중 작은 문제가 발생해도 그 부분만 제거하면 나머지 부분의 데이터는 그대로 읽을 수 있는 테이프 스토리지만의 장점도 있습니다. SSD나 HDD에서는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죠. 


 이런 장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더 대용량의 자기 테이프 기술을 개발하려는 노력이 지속될 것입니다. 머지 않은 미래에 1PB급 자기 테이프 카트리지를 보는 날도 오게 될 것 같습니다. 


 참고 




More information: Simeon Furrer et al. 201 Gb/in² Recording Areal Density on Sputtered Magnetic Tape, IEEE Transactions on Magnetics (2017). DOI: 10.1109/TMAG.2017.2727822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생대에 박쥐가 등장하면서 플로팔랑곱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enage-girl-years-reconstructed.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