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esi, the skull of the new extinct ape species Nyanzapithecus alesi (KNM-NP 59050). Credit: Fred Spoor)
케냐에서 유인원의 진화를 알려줄 매우 중요한 화석이 발견되었습니다. 인류의 조상이 침팬치, 고릴라, 오랑우탄과 같은 근연종과 갈라진 것은 적어도 600-700만년 전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1000만년 이전에 살았던 이들의 공통 조상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별로 없습니다. 화석이 거의 발견된 것이 없기 때문이죠. 이번에 발견된 화석은 1,300만년 전의 거의 완전한 두개골로 비록 레몬만한 크기의 어린 개체의 것이지만, 적지 않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알레시 (Alesi)라는 별명이 붙은 이 화석의 발견으로 고생물학자들은 두 가지 중요한 질문에 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인간과 그 근연종이 아프리카에서 기원했는지 여부와 그 공통 조상이 어떻게 생겼냐는 것입니다.
인간의 조상을 비롯해 가장 가까운 근연종인 침팬치와 고릴라를 보면 모두 아프리카에서 기원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들의 공통 조상 역시 아프리카에서 기원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으나 화석상의 증거는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이번 발견 (KNM-NP 59050)으로 과학자들은 보다 자신있게 인류와 그 근연종의 기원이 아프리카일 것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를 연구한 국제 과학자팀은 이 귀중한 화석을 파괴시키지 않고 내부를 살펴보기 위해 European Synchrotron Radiation Facility (ESRF)의 강력한 방사선을 이용해서 관측해 3D 이미지로 재구성했습니다. 그 결과 이 화석의 주인공은 1년 4개월 정도 어린 나이에 죽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완벽하게 보존된 두개골 내부와 내이의 구조는 이들이 현생 인류와 침팬치, 고릴라의 먼 조상이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처음 발견되었을 때는 긴팔원숭이 (gibbon)와 유사한 외형으로 인해 멸종된 긴팔원숭이의 일종이 아닌가라는 의문도 제기되었습니다. 그러나 내이 구조는 나무 위에서 빠른 동작에 최적화된 긴팔원숭이과와 달라 의문점을 해소하는데 도움을 주었습니다.
참고로 영장목 사람상과(Hominoidea)에는 긴팔원숭이과(Hylobatidae)와 사람과(Hominidae)가 있으며 긴팔원숭이과와 사람과가 분리된 것은 대략 2000만년 전으로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사람과의 공통 조상이 긴팔원숭이와 비슷하다는 것은 그다지 놀랄만한 일은 아닙니다.
물론 좀 더 상세한 내용을 알기 위해서는 두개골 이외의 화석도 발견되어야 하겠지만, 이번 발견은 사람과의 공통 조상에 대한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 완전한 화석이 등장해 아직 남은 의문들을 풀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참고
More information: Isaiah Nengo et al, New infant cranium from the African Miocene sheds light on ape evolution, Nature (2017). DOI: 10.1038/nature23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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