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 of the A68 iceberg from a European Copernicus Sentinel-1 satellite image acquired on July 30, 2017. Credit: A. Fleming, British Antarctic Survey)
지난 7월 남극의 라르센 C 빙상에서 대략 5,800㎢ 정도 크기의 거대한 빙산이 분리되어 남극 바다로 진입했습니다. 이 빙산은 A 68이라고 명명되었으며 7월 27/30일 찍은 위성 사진에서는 이미 라르센 빙상과의 거리가 5km 정도 벌어졌습니다. 사진상으로는 그렇게 크게 갈라진 것처럼 보이지 않지만, 빙산의 길이가 거의 200km인 점을 감안하면 한 달 이내에 꽤 많이 벌어진 셈입니다.
현재 남극은 겨울철이고 아직 주변에 빙산과 붕빙이 많기 때문에 A68이 바로 어떻게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런 거대 빙산은 10년 이상 살아남는 경우도 드물지 않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예상되는 운명은 좀 더 바다로 흘러간 후 몇 개의 큰 조각으로 갈라져 일부는 장기간 살아남고 나머지는 더 잘게 쪼개져 바닷물에 서서히 녹아 사라지는 것입니다. 사진상으로 보면 이미 일부는 조금 쪼개진 부위도 보입니다. 물론 1조톤이 넘는 거대한 얼음 덩어리인 만큼 쪼개져서 사라지는 과정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참고로 인류가 목격한 역사상 가장 큰 빙산은 2000년 남극에서 발생한 B-15 빙산입니다. 이 거대 빙산은 자메이카보다 더 큰 11,000㎢의 면적을 지녀 A68의 두 배에 달하는 크기를 지녔지만, A68만큼 주목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A68이 큰 관심을 받은 이유는 이 라르센 빙상이 지난 빙하기 이후 적어도 11,000년간 안정한 빙상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만년빙이 쪼개져서 바다로 흘러들어간다는 것은 거대한 남극 빙하가 흔들리는 신호로 볼 수 있기 때문이죠.
아마도 더 큰 이슈는 이미 떨어져나간 부위보다 아직 붙어있는 라르센 C의 남은 부분일 것입니다. 본래 78,500㎢ 면적의 라르센 빙상은 90년대부터 붕괴되기 시작해 작은 부위인 A와 B 파트가 완전히 사라졌고 이제는 가장 큰 C 파트가 하나씩 쪼개지고 있기 때문에 과학자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이 빙상이 사라지면 이제 남극 대륙 빙하가 따뜻한 바닷물 옆에 위치해 바다로 녹기 시작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과학자들은 라르센 C 빙상이 막고 있는 남극 대륙 빙하가 바다로 그대로 흘러갈 경우 해수면이 대략 10cm 정도 더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물론 거대 빙상이 다 사라지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어쩌면 우리 세대 안에 이런 일이 발생할지 모르는 일입니다.
참고
More information: Anna E. Hogg et al. Impacts of the Larsen-C Ice Shelf calving event, Nature Climate Change (2017). DOI: 10.1038/nclimate3359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