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리튬 이온 배터리 뛰어넘는다? 알루미늄 이온 배터리 기술 공개


 

(GMG has tested its tech in coin-cell prototypes, which it'll be sending out to customers for further testing later this year. Credit: GMG)




(From left to right: Mr Craig Nicol (GMG), Mr Timothy Scheiwe (GMG), Dr Ashok Nanjundan (GMG) and Dr Xiaodan Huang (AIBN), standing around showing each other coin cells as if they've been asked to by a photographer. Credit: University of Queensland)



 

 현재 널리 사용되는 리튬 계열 배터리들은 뛰어난 에너지 저장 밀도와 수명을 지녔지만, 더 저렴하고 우수한 배터리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완전히 새로운 소재와 방식의 배터리 기술이 여기 저기서 등장하고 있습니다. 알루미늄 이온 배터리 역시 그 중 하나로 빠른 충전 속도와 내구성 때문에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220323224790



 호주 퀸즐랜드 대학이 개발하고 GMG (Graphene Manufacturing Group)이 상용화 하는 알루미늄 이온 배터리는 리튬 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는 낮지만, 몇 가지 우수한 성질 때문에 앞으로 배터리 시장에서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연구팀이 주장하는 첫 번째 장점은 7,000 W/kg에 달하는 높은 전력 밀도 (power density)입니다. 배터리 용량이 작아도 방출하는 전류가 많으면 순간적으로 큰 힘을 내는 데 유리합니다. 이는 자동차 등에 유리한 특징입니다. 현재 상용화된 리튬 이온 배터리가 250-700 W/kg 인 점을 생각하면 상당한 수준입니다. 



 두 번째 장점은 충방전 시 매우 뜨거워지는 리튬 이온 배터리와 달리 열을 거의 발생시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는 스마트폰보다는 전기차에 매우 유리한 특징입니다. 많은 양의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의 문제점은 배터리의 발열입니다. 잘못하면 화재로 이어질 수 있고 그게 아니더라도 자체가 너무 뜨거워져 탑승자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대용량 배터리는 항상 냉각 장치가 필요합니다. 



 GMG의 알루미늄 이온 배터리는 열을 거의 발생시키지 않기 때문에 별도의 냉각 장치가 필요 없다는 게 제조사의 주장입니다. 사실 에너지 저장 밀도 자체는 리튬 이온 배터리의 60% 수준으로 100kWh 용량 리튬 이온 배터리와 같은 무게의 알루미늄 이온 배터리는 용량이 60kWh 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80kg의 냉각 장치가 필요하지 않으므로 추가적으로 배터리를 더 탑재할 수 있어 용량을 72.8kWh으로 늘릴 수 있다는 게 제조사의 주장입니다. 무엇보다 발열과 화재 위험성이 줄어든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일 것입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장점은 매우 빠른 충전 속도입니다. 이는 알루미늄 이온 배터리가 전반적으로 갖는 특징이지만, GMG의 알루미늄 이온 배터리는 기존의 리튬 이온 배터리보다 10배는 더 빠르다고 합니다. 따라서 전기차 충전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기대할 수 있는 장점은 저렴한 가격입니다. 현재는 초기 단계라 가격이 그렇게 저렴하지 않지만, 알루미늄이라는 매우 흔한 소재를 사용하고 있고 추가적으로 들어가는 그래핀 역시 가격이 꽤 저렴해질 수 있어 가격 경쟁력이 있다는 것입니다. 



 일단 GMG 측은 코인 셀 타입 배터리 프로토타입을 테스트를 거쳐 실제 고객들에게 전달할 계획입니다. 이론적으로는 그럴 듯 하지만,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리튬 이온 배터리의 아성을 깨뜨리는 것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막대한 생산량과 인프라, 이미 축적된 기술 덕분에 완전히 새로운 기술로 도전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합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energy/gmg-graphene-aluminium-ion-battery/


https://onlinelibrary.wiley.com/doi/10.1002/adfm.202010569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