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426-kilometer-long aqueduct system of Constantinople Credit: ill./©: Cees Passchier)
(The two-story Kur?unlugerme Bridge, part of the aqueduct system of Constantinople: Two water channels passed over this bridge - one above the other. Credit: Jim Crow)
고대 로마 제국의 높은 문화 수준을 보여주는 사회 기반 시설 중 하나가 상하수도입니다. 고대 사회 중에서 가장 도시화가 잘 진행됐던 로마 제국은 깨끗한 식수야 말로 전염병을 막고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이라는 사실을 빨리 깨달았을 것입니다. 하수의 경우 그냥 흘려보냈지만, 상수도의 경우 멀리 떨어진 장소에서 깨끗한 물을 실어 왔던 것이 각종 전염병을 막고 도시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였을 것입니다. 물론 페스트나 기생충 감염 같은 다른 전염병은 막을 수 없었지만, 수인성 전염병만 막을 수 있어도 상당한 이점이 있는 것입니다.
본래 거의 아무것도 없던 장소였다가 콘스탄티누스 대제에 의해 새로운 수도로 건설된 콘스탄티노플은 로마 제국에서도 가장 큰 수로를 지닌 도시였습니다. 본래 도시가 건설된 4세기에 60km 서쪽 내륙에서 깨끗한 물을 실어 왔던 상수도는 도시가 성장함에 따라 확장되어 5세기 경에는 직선 거리로 120km 떨어진 지점까지 확장됩니다. 복잡한 길을 따라 연장된 수로는 실제 길이로는 426km에 달했습니다. 이렇게 긴 수로가 정확히 한쪽 방향으로 흐르기 위해서는 조금씩 높이가 낮아져야만 합니다. 로마 수도관이 고대 건축 기술의 경이 중 하나인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독일 마인츠 요하네스 구텐베르크 대학 (Johannes Gutenberg University Mainz (JGU))의 과학자들은 동로마 제국 (비잔틴 제국)이 이 복잡한 수로 시스템을 어떻게 관리하고 유지했는지 조사했습니다. 끊임 없이 물이 흐르는 수로 시스템은 아무리 깨끗해도 침전물이 쌓이기 때문에 제대로 청소하지 않으면 결국 막히거나 혼탁해집니다. 또 물이 누수되는 곳을 막고 노후한 수로는 새로운 수로로 재건축해야 합니다.
연구팀은 5-12세기 사이 사용된 수로 시스템의 침전물을 조사해 연대를 추적했습니다. 그 결과 가장 오래된 침전물도 쌓인 기간은 27년 이상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당시 동로마 제국이 정기적으로 수로를 청소하거나 재건축해 유지 보수했다는 이야기입니다. 또 수로 중간 50km 구간은 두 개의 수로가 복수로 건설되어 있는데, 이 역시 수리 중간에도 수로를 사용할 수 있게 만든 조치로 보입니다. 수백개의 다리와 총 5km의 터널을 지닌 426km의 거대한 수로 시스템을 관리하는데 적지 않은 노력을 쏟아 부었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13세기 이후 동로마 제국이 쇠락의 길로 접어들면서 콘스탄티노플 역시 자연스럽게 인구가 줄었고 수로 시스템을 유지할 여력 역시 사라지게 됩니다. 이후 수로 시스템은 버려졌으며 오스만 제국 시절에도 다시 복구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점을 보면 고대 시대 기준으로 로마인들의 뛰어난 기술력과 문명 수준에 감탄할 수밖에 없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1-05-aqueduct-constantinople-longest-channel-ancient.html
Gül Sürmelihindi et al, Carbonates from the ancient world's longest aqueduct: A testament of Byzantine water management, Geoarchaeology (2021). DOI: 10.1002/gea.2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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