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퀄컴)
퀄컴이 보급형 윈도우 10 (ARM) 및 크롬북 시장을 위해 내놓은 스냅드래곤 7c의 리프레쉬 버전을 발표했습니다. 다른 스펙은 기존 버전과 동일하나 Kyro 468 (Gold 2 + Silver 4) CPU 클럭을 2.4GHz에서 2.55GHz로 끌어 올린 것이 전부입니다. 공정도 삼성 8nm로 동일합니다. 굳이 1년 반 만에 이런 리프레쉬를 할 이유가 있을까 하는 수준의 미미한 변화입니다.
(스냅드래곤 Compute SoC 비교. 출처: 아난드텍)
스냅드래곤은 크롬북 및 윈도우 노트북 시장을 위해 컴퓨트 SoC를 출시했으나 이전에 등장한 윈도우용 ARM 시스템과 마찬가지로 시장에서의 반응은 미지근했습니다. ARM 용 윈도우 어플리케이션이 극히 적은 상황에서 저렴하지도 않은 ARM 윈도우 10 노트북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거의 없었기 때문입니다. 에뮬레이션을 통한 win32 어플리케이션 구동은 속도도 느릴 뿐 아니라 제한도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퀄컴은 스냅드래곤 7c Gen 2를 선보이면서 이 시장을 포기하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시장이 더 커지기 힘든 상황에서 뭔가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스냅드래곤 7c는 8c/8cx 모델과 마찬가지로 LTE 모뎀 통합이기 때문에 항상 네트워크에 연결하는 경우 다소 이점은 있습니다. 단순 문서 작업만 할 경우 저전력이고 가벼운 스냅드래곤 기반 시스템이 인텔 기반 노트북보다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장점은 거기까지 입니다. 윈도우 10에서는 ARM 전용 어플레케이션이 거의 전무하고 에뮬레이션은 너무 느립니다. 가격이라도 많이 저렴하면 모르지만, 그렇지도 않은 만큼 시장에서 큰 반응이 있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심지어 비교 대상인 제미니 리프레쉬 기반의 아톰 SoC들도 (참고로 N4020은 2코어, N5030은 4코어) ARM 네이티브 프로그램이 아니라 x86 에뮬레이션으로 경쟁하면 스냅드래곤 7c를 가볍게 누를 수 있습니다. 인텔 아톰 계열은 가격까지 저렴하니 스냅드래곤의 입지는 더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한 가지 여담이지만, 똑같이 노트북 및 데스크톱 시장을 넘보는 퀄컴과 애플의 평가가 극과극을 달리는 느낌입니다. 맥OS로 넘어온 애플의 M1 칩은 괴물 같은 성능을 자랑하면서 심지어 에뮬레이션을 돌려도 인텔 네이티브에 꿀리지 않는 성능을 보여주지만, 스냅드래곤은 윈도우에서는 맥을 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는 물론 애플의 뛰어난 설계 능력과 더불어 OS 생태계와 하드웨어를 동시에 장악하기 있기 때문입니다. 폐쇄 생태계가 단점도 있지만, 이럴 때는 상당히 도움이 되기도 한다는 것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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