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우주 이야기 1127 - 혜성에서 발견된 철과 니켈



 (The detection of the heavy metals iron (Fe) and nickel (Ni) in the fuzzy atmosphere of a comet are illustrated in this image, which features the spectrum of light of C/2016 R2 (PANSTARRS) on the top left superimposed to a real image of the comet taken with the SPECULOOS telescope at ESO's Paranal Observatory. Each white peak in the spectrum represents a different element, with those for iron and nickel indicated by blue and orange dashes, respectively. Spectra like these are possible thanks to the UVES instrument on ESO's VLT, a high-resolution spectrograph that spreads the line so much they can be individually identified. In addition, UVES remains sensitive down to wavelengths of 300nm. Most of the important iron and nickel lines appear at wavelengths of around 350nm, meaning that the capabilities of UVES were essential in making this discovery. Credit: ESO/L. Calçada, SPECULOOS Team/E. Jehin, Manfroid et al.)



 두 과학자팀이 독립적으로 유럽 남방 천문대 (ESO)의 VLT 망원경 데이터를 분석해 태양계와 외계 혜성에서 중금속을 검출했습니다. 혜성은 흔히 더러워진 눈사람으로 묘사되는데, 태양에 가까운 거리에서 물의 얼음이나 드라이아이스 같은 휘발성 성분을 방출하면서 거대한 꼬리를 만듭니다. 따라서 방출하는 물질을 망원경으로 분석하면 대부분 가벼운 원소입니다. 



 하지만 벨기에 리에주 대학의 쟝 만플이드 (Jean Manfroid from the University of Liège)가 이끄는 연구팀은 VLT의 Ultraviolet and Visual Echelle Spectrograph (UVES) 장치를 이용해서 혜성에서 방출되는 물질의 종류를 분석해왔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C/2016 R2 (PANSTARRS)에서 극소량의 철과 니켈이 검출되었습니다. 심지어 그 위치는 태양에서 4억8천만km 떨어진 지점이었습니다. 



 연구팀은 혜성에서 이런 중금속을 검출하는 것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이 결과를 믿기 어려웠다고 합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과학자들이 그렇듯이 여러 번 검증을 거쳐 절대 실수일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확신하기 전까지 발표를 미뤘습니다. 연구팀은 이 혜성의 대기에 100kg의 물에 대략 1g의 철과 역시 같은 수준의 니켈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Emission lines from gaseous atomic nickel in the near-ultraviolet spectrum of 2I/Borisov. Credit: ESO/P.Guzik/M.Drahus)



 한편 독립적인 폴란드 과학자팀은 역시 VLT에 설치된 X-shooter spectrograph 데이터를 분석해 외계 혜성인 보리소프 (2I/Borisov)에서 니켈 성분을 검출했습니다. 역시 태양에서 거리가 3억km 떨어진 먼 장소에서 검출되었기 때문에 연구팀은 이 결과를 여러 번 확인한 후 발표했습니다. 



 이렇게 무거운 원소가 주로 휘발성 물질과 먼지인 혜성 주변 가스에서 검출된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잘 모릅니다. 물론 아무리 무거운 원소라도 자연계에 미량으로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의외의 결과는 아닐 수도 있습니다. 더 자세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다른 혜성에서 얼마나 많은 중금속이 있는지 확인해야 하는데, 과학자들은 현재 건설하고 있는 초대형 지상 망원경인 ESO의 Extremely Large Telescope (ELT)에 설치될 Mid-infrared ELT Imager and Spectrograph (METIS) 장치가 그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가벼운 물질과 먼지로 구성되어 있다고 생각했던 혜성 꼬리에 중금속도 숨어 있다는 사실이 재미있습니다. 어쩌면 금이나 백금 같이 진짜 무겁고 비싼 귀금속도 숨어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1-05-heavy-metal-vapors-unexpectedly-comets.html



Gaseous atomic nickel in the coma of interstellar comet 2I/Borisov, Nature (2021). DOI: 10.1038/s41586-021-03485-4
 


Iron and nickel atoms in cometary atmospheres even far from the Sun, Nature (2021). DOI: 10.1038/s41586-021-03435-0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