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an artist’s rendering, a future Venus rover gains some power from wind blowing in the planet’s thick atmosphere. Illustration: NoEmotion)
(The Vulcan II is a chip with multiple silicon carbide analog and digital circuits for testing at 500°C. [1] Ring oscillator [2] 8-bit successive approximation analog-to-digital converters and 4-bit ramp analog-to-digital converters [3] RS 485 receiver [4] 8-bit adders and 4-bit multipliers [5] 555 timer [6] 3-stage operational amplifier [7] DC-to-DC converter [8] Integrated gate drivers. Image: University of Arkansas)
지금까지 금성 표면에서 가장 오래 버틴 탐사선은 오래 전 구소련이 보낸 베네라 13호 (Venera 13)입니다. 이 탐사선은 2시간 7분 동안 데이터를 전송하고 임무를 종료했습니다. 섭씨 464도의 고온 환경에서 작은 탐사선이 이 정도 시간이라도 버틴 것도 용한 일입니다. 현재 기술로 최신 탐사선을 표면에 보내도 버틸 수 있는 시간은 몇 시간에서 몇 일이 최대일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앞서 소개드린 것처럼 나사의 과학자들은 금성 표면에서 적어도 몇 달 동안 이동할 수 있는 로버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고온 환경에서 작동할 수 있는 독특한 동력 시스템과 내열 전자 회로를 통해 금성 표면에서 데이터를 수집해 지구로 전송할 수 있는 로버를 개발하려는 것입니다. 당연히 지금까지 한 번도 없던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몇 년 전 나사 글렌 연구소의 과학자들은 섭씨 500도의 고온에서도 장시간 작동이 가능한 실리콘 카바이드 집적회로 (silicon carbide integrated circuit)를 개발했습니다. 아칸소 대학과 스웨덴 왕립 공과 대학(KTH Royal Institute of Technology)의 과학자들은 섭씨 500도 이상의 고온에서 작동할 수 있는 실리콘 카바이드 기반 전자 회로 40종을 개발하고 테스트해 공개했습니다.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220933737217
연구팀이 개발한 벌컨 II (Vulcan II) 시스템은 여러 종류의 고온 내열성 칩을 통합한 것으로 금성 표면에서 데이터를 수집한 후 지구로 보낼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전통적인 IC 회로 소재인 실리콘과 비교해서 실리콘 카바이드 기반 칩은 내열성이 매우 우수합니다.
실리콘 소재 회로는 섭씨 250-300도의 높은 온도에서 노이즈가 너무 심해지고 전류 누설이 많아져 사실상 작동이 불가능하며 더 높은 온도에서는 스위칭이 안되고 항상 온 (on) 상태가 되어 이론적으로 반도체의 기능을 할 수 없습니다. 사실 우리가 사용하는 CPU나 GPU 모두 섭씨 100도 이내에서 상당히 불안정해지기 때문에 섭씨 464도에서 작동하는 실리콘 기반 프로세서는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반면 실리콘 카바이드 계통 반도체는 섭씨 800도까지 스위칭이 가능해 고온 반도체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실리콘 카바이드 반도체 칩 제조 공정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통신, 컨트롤, 데이터 수집 및 저장에 필요한 초고온 내열성 전자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다만 전자 기기는 금성 로버가 극복해야 할 여러 가지 난관 중 하나에 불과합니다. 에너지원과 동력 시스템, 냉각 시스템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아직 산적해 있습니다. 만약 이런 환경에서도 작동할 수 있는 로버를 만든다면 앞으로 지구에서도 산업 여러 분야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기술이 많을 것입니다. 과연 실제로 금성 표면에 로버를 보내는 날이 올지 궁금합니다.
참고
https://spectrum.ieee.org/semiconductors/materials/the-radio-we-could-send-to-hell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