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은 현대인의 가장 흔한 질병으로 고혈압 약 역시 가장 흔하게 처방되는 약물입니다. 물론 혈압은 식이요법과 운동요법, 그리고 체중 조절을 통해서 상당 부분 조절이 가능하기도 하지만, 나이가 들어 이를 갑자기 바꾸기는 어렵기 때문에 결국은 약물 치료가 가장 중요한 치료법이 됩니다. 다행히 현재 나와 있는 고혈압 약물을 부작용이 적고 효과가 우수해 일반적인 경우 혈압 조절이 어렵지 않습니다. 잘 조절이 안되는 경우라도 몇 가지 약물을 병합해 더 강력한 혈압 조절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많은 질병과 마찬가지로 약물로도 잘 조절되지 않는 저항성 고혈압도 있습니다. 이 경우 신장 질환이나 종양처럼 뭔가 다른 이유가 있는 환자도 있지만, 특별한 이유 없이도 잘 치료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난치성 고혈압 환자의 치료법으로 시도되었던 것이 혈압을 올리는 신장 교감신경 제거술 (Renal sympathetic denervation (RSDN))입니다.
이 수술을 쉽게 설명하면 신장 (콩팥)에서 혈압을 올리는 역할을 하는 신경을 제거해서 혈압을 낮추는 것입니다. 당연히 한 번 제거하면 혈압을 올리는 기전 중 하나가 마비되므로 3가지 이상 약물치료로도 혈압이 떨어지지 않는 저항성 고혈압 환자에서만 사용합니다. 제거 하는 방식은 과거 교감 신경 절제술도 사용된 바 있으나 위험도가 높아 현재는 신동맥을 통해 카테터를 삽입한 후 고주파나 초음파로 제거하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그러나 효과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있어 왔습니다.
2014년에 발표된 선행 연구에서는 신장 교감신경 절제술의 효과가 의문시됐습니다. 콜럼비아 대학의 아자이 커탄 교수 (Ajay Kirtane, MD, professor of medicine at Columbia University Vagelos College of Physicians and Surgeons)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초음파를 이용한 신강 교감신경 절제술의 효과를 검증했습니다.
연구팀은 약물로도 잘 조절되지 않는 저항성 고혈압 환자 136명을 두 그룹으로 나눈 후 (69명은 실험군, 67명은 실제로 제거를 하지 않은 대조군) 혈압 변화를 조사한 결과 두 달간 실험군은 낮시간에 8mmHg 정도 수축히 혈압이 감소했고 대조군은 3mmHg 정도 감소해 통계적인 차이가 있었습니다. 물론 신경을 잘라낸 것 치고는 큰 변화는 아니지만, 이는 혈압을 조절하는 기전이 여러 가지인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이 치료법이 FDA 승인을 받기 전까지는 좀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별한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지만, 고혈압 자체가 만성 질환으로 장기간 의미 있는 혈압 강하 효과와 합병증 예방 효과가 있는지 검증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혈압을 조절하는 기본 목적은 수치를 조절하는 것이 아니라 심근경색, 뇌졸중, 만성 신부전 등 각종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입니다. 따라서 이런 효과도 검증해야 합니다.
큰 부작용만 없다면 한 번 치료로 평생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사실 생각보다 괜찮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다. 다만 생각보다 혈압 강하 효과는 크지 않다는 점이 걸림돌이 될 것 같습니다. 이 연구는 저널 란셋에 실렸습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medical/renal-denervation-ultrasound-hypertension-high-blood-pressure/
https://www.thelancet.com/journals/lancet/article/PIIS0140-6736(21)00788-1/fulltext#%20
https://en.wikipedia.org/wiki/Renal_sympathetic_denerv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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