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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이야기 1126 - 거대 별 주변에 형성된 가스 성운을 관측한 허블 우주 망원경



 (In celebration of the 31st anniversary of the launching of NASA's Hubble Space Telescope, astronomers aimed the renowned observatory at a brilliant "celebrity star," one of the brightest stars seen in our galaxy, surrounded by a glowing halo of gas and dust. Credit: NASA, ESA, STScI)



 발사 후 무려 31년 동안 현역으로 활약하고 있는 나사의 허블 우주 망원경이 우리 은하계에서 가장 밝은 별 중 하나인 용골자리 AG (AG Carinae)의 생생한 모습을 관측했습니다. 용골자리 AG는 지구에서 2만 광년 정도 떨어진 별로 태양보다 대략 1백만 배 더 밝고 질량은 70배 정도 더 나가는 거대한 별입니다. 하지만 그 밝기가 주기적으로 변하는 불안정한 별인데, 천문학자들은 이를 밝은 청색변광성 (luminous blue variable)이라고 명명했습니다. 



 허블 망원경은 용골자리 AG 주변의 복잡하고 아름다운 가스 성운을 관측했습니다. 이렇게 무겁고 뜨거운 별은 수백만년의 짧은 시간 동안 매우 밝게 빛난 다음 초신성 폭발로 최후를 맞이하는데, 그 전에 막대한 양의 물질을 항성풍과 강력한 물질 분출로 잃어버리게 됩니다. 이 과정 역시 거대 별이 물질을 우주로 뿌리는 방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합니다. 



 용골자리 AG는 대략 1만 년 전 최소 한 차례 이상 강력한 분출을 통해서 주변으로 상당히 많은 물질을 방출했습니다. 그 양은 태양 질량의 10배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밝기 변화가 상당히 심한 별이기 때문에 오래전 분출된 물질과 새로 분출하는 물질이 서로 충돌하면서 주변으로 매우 독특한 바큇살 같은 구조를 만듭니다. 내부에서 나오는 물질은 시속 100만km의 속도로 주변 성운과 충돌하는데, 속도 차이는 10배에 달합니다. 전체 지름은 무려 5광년으로 태양과 가장 가까운 별인 프록시마 센타우리 보더 먼 거리입니다. 




(In celebration of the 31st anniversary of the launching of NASA’s Hubble Space Telescope on April 24, 1990, astronomers aimed the renowned observatory at a brilliant “celebrity star,” one of the brightest stars seen in our galaxy, surrounded by a glowing halo of gas and dust. Hubble's senior project scientist, Dr. Jennifer Wiseman, takes us on a tour of this stunning new image, describes the telescope's current health, and summarizes some of Hubble's contributions to astronomy from the past year. Credit: NASA's Goddard Space Flight Center)



 과학자들은 허블 우주 망원경의 강력한 성능을 통해 여러 가지 미스터리를 밝혀냈습니다. 하지만 이제 31살이나 되었고 망원경으로는 은퇴를 생각해도 무리가 없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사실 네 차례의 수리와 업그레이드를 통해 수명을 연장한 것인데, 이제는 우주 왕복선도 퇴역했고 더 성능이 좋은 차세대 망원경이 발사를 기다라고 있으니 퇴역할 순간이 다가온 셈입니다. 허블 망원경이 임무를 종료해도 이 망원경이 남긴 수많은 사진과 데이터는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1-04-hubble-captures-giant-star-edge.html


https://en.wikipedia.org/wiki/AG_Carin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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