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rdinated movement by decapitated flatworm is induced by UV-A light. Credit: Nishan Shettigar)
척추동물처럼 뇌와 신경계가 잘 발달된 동물에서 목이 잘리는 것은 죽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많은 동물들이 몸의 일부가 잘려도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여러 조각으로 잘라도 각각 완전한 개체로 살아남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잘라도 재생되는 생물의 대명사처럼 유명한 플라나리아 (편형동물) 같은 경우 몇 조각으로 잘라도 뇌를 포함한 모든 장기가 재생됩니다. 그 이유는 플라나리아의 뇌가 사실은 커진 신경절 정도에 불과해 머리 쪽이 없어져도 나머지 신경절이 기능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원시적인 눈에 해당되는 안점 (eyespot)은 머리 쪽에만 있습니다.
인도 하이데라바드 대학 줄기 세포 과학 및 재생 의학 연구소 (Institute for Stem Cell Science and Regenerative Medicine, the Technology & Research Academy University and the University of Hyderabad)의 과학자들은 편형동물이 빛을 감지하는 능력에 대해서 궁금증을 갖고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플라나리아를 포함해서 대부분의 편형동물은 빛의 세기 정도만 감지할 수 있는 작고 원시적인 눈을 지니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눈이라도 뭔가 필요하니까 진화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이 안점은 작고 부드러운 몸을 지니고 있는 편형동물에 치명적인 자외선을 감지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몸을 자를 경우 나머지 부분은 어떻게 해로운 자외선을 감지할까요?
연구팀은 편형동물의 몸을 자르고 자외선을 비추는 방식으로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았습니다. 그 결과 놀랍게도 편형동물은 눈 없이도 자외선을 감지하고 이를 피했습니다. 연구팀은 그 기전을 밝히기 위해 옵신 (opsin)이라는 단백질을 조사했습니다. 이 단백질은 빛에 민감한 물질로 해로운 자외선을 피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보입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편형동물에서 옵신을 생성하는 세포는 안점이 아니라 몸 전체에 퍼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심지어 자는 동안에도 자외선을 피해 몸을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사실 편형동물은 몸이 긴 경우도 있기 때문에 머리 쪽에서만 자외선을 감지하면 다른 부분이 심각한 손상을 입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독특한 방식의 광감지 기능이 진화하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연구팀이 발견된 또 다른 흥미로운 사실은 성체에서면 이런 기능이 활성화된다는 것인데, 그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잘 모릅니다.
아무튼 편형동물은 온 몸으로 빛을 감지할 수 있다는 것인데, 정말 예상하지 못했던 독특한 능력 같습니다.
참고
Nishan Shettigar et al. Discovery of a body-wide photosensory array that matures in an adult-like animal and mediates eye–brain-independent movement and arousal,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2021). DOI: 10.1073/pnas.2021426118
https://phys.org/news/2021-05-decapitated-flatworm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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