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acterium Bacillus subtilis taken with a Tecnai T-12 TEM. Taken by Allon Weiner, The Weizmann Institute of Science, Rehovot, Israel. 2006. Credit: Public Domain)
생물체가 전기를 사용해서 의사소통을 한다는 것 자체로 놀라운 일이지만 여기에 더해서 박테리아가 전기를 사용해서 다른 박테리아를 불러들인다는 것은 더 놀라운 일일 것입니다. UC 샌디에고의 과학자 귀롤 슈엘 교수(Gürol Süel, a professor of molecular biology, Associate Director of the San Diego Center for Systems Biology and Howard Hughes Medical Institute - Simons Faculty Scholar at UC San Diego)와 그 동료들은 이와 같은 사실을 발견해 이를 저널 Cell에 발표했습니다.
이들이 주목한 것은 박테리아가 만드는 생물군집인 생물막(biofilm)입니다. 생물막은 유기물을 기질로 삼아 박테리아들이 모여 군집을 이루는 것으로 자연에서 쉽게 관찰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이런 생물막이 어떻게 형성되는 것일까요? 단순한 박테리아들이 모여 군집을 이루기 위해서는 같은 종은 물론이고 다른 종의 박테리아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연구팀은 고초균 Bacillus subtilis 박테리아의 신호를 연구했습니다. 이 박테리아는 세포막에서 포타슘 이온 펌프를 이용해서 약한 전기적 신호를 만드는데, 집단으로 존재하는 경우 전기적 신호 동조를 통해서 더 강한 신호를 만드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신호는 놀랍게도 다른 종류의 박테리아 - 이 경우에는 녹농균 Pseudomonas aeruginosa - 에게 전달되어 생물막을 만드는데 협조하게 합니다.
사실 생물막은 세균이 살아가기에 더 좋은 환경을 만들기 때문에 세균들이 협력해서 생물막 구조를 형성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은 아닙니다. 다만 이 단순한 생명체가 어떻게 서로 협력할 수 있는지는 아직 모르는 부분이 많습니다. 이번 연구는 전기적 신호가 하나의 방법이라는 사실을 밝혀낸 것입니다.
생물막은 질병에서도 중요합니다. 장내 세균은 물론 구강내 세균도 다양한 생물막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치석의 경우 치면세균막에 침과 미네랄 성분 등이 섞이면서 형성되는 것입니다. 이를 억제할 수 있다면 여러 질병 치료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전기 신호를 통해서 정보를 교환하는 것이 인간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사실은 그 자체로 흥미롭습니다. 동시에 이런 단순한 생물체도 서로 정보를 전달하다는 점 역시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앞으로 그 기전에 대한 연구가 더 진행될 것입니다.
참고
More information: Cell, DOI: 10.1016/j.cell.2016.12.014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