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onstruction of Dwykaselachus oosthuizeni, a type of symmoriid shark now known to be an early chimaera. Credit: Kristen Tietjen)
상어나 가오리 같은 연골 어류에 속하지만, 우리에게 매우 생소한 어류가 있습니다. 마치 여러 생물을 합쳐놓은 듯한 외형 때문에 키메라(Chimaeroids)과라고 불리고 있는데, 앞서 포스트를 통해서 설명드린 바 있죠.
현재까지 키메라과에 속하는 기묘한 물고기들은 총 50여 종이 발견되었습니다. 앞서 소개한 유령 상어는 그중 하나이죠. 하지만 상어라는 이름과는 달리 실제 상어가 아니라 상당히 오래전 상어를 포함한 연골어류의 조상 그룹에서 갈라져나온 별개의 그룹입니다. 과거 과학자들은 이들이 매우 드물다고 생각했으나 심해에서 생각보다 자주 관찰되는 것을 확인하고 이들이 우리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서 영겁의 세월을 진화해왔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하지만 상어와 마찬가지로 키메라 물고기 역시 미네랄화가 진행된 단단한 뼈가 적은 연골 어류이기 때문에 화석화되는 경우가 많지 않아 연구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최근까지도 이들이 어떻게 상어나 다른 연골어류 그룹에서 갈라졌는지 확실치 않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결정적 단서를 제공할 화석이 발견되었습니다. 본래 1980년대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우연히 발견된 이 화석은 최근까지 방치되 있었으나 시카고 대학의 마이클 코테스 교수(Michael Coates, PhD, professor of organismal biology and anatomy at the University of Chicago)가 이끄는 연구팀은 이 화석의 고해상도 CT 스캔을 통해 키메라 물고기의 진화를 밝혀내 저널 네이처에 발표했습니다. 이 물고기의 이름은 드위카셀라쿠스 오취제니(Dwykaselachus oosthuizeni)라고 명명되었습니다.
비록 발견된 것은 두개골의 일부지만, 여기에는 잘 보존된 뇌와 뇌신경, 내이 등 중요한 정보가 담겨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과학자들은 연골어류의 진화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얻었습니다.
상어 같은 연골어류의 조상이 번성한 것은 3억 6천만년 전 데본기말 많은 척추 동물이 멸종한 이후였습니다. 이 시기 다양한 연골어류가 적응 방산했는데, 드위카셀라쿠스의 화석은 키메라과의 연골 어류 역시 3억년 이전에 분화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비록 경골어류의 진화에 따라서 연골어류의 입지는 좁아졌지만, 그럼에도 상어나 가오리처럼 널리 번성하는 무리가 있고 키메라 물고기처럼 심해에서 자신만의 입지를 구축한 종류도 있습니다. 우리는 이제서야 연골어류의 진면목을 알아가고 있는 것일지 모릅니다.
참고
Michael I. Coates et al, A symmoriiform chondrichthyan braincase and the origin of chimaeroid fishes, Nature (2017). DOI: 10.1038/nature2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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