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visual abstract depicts the findings of Griffin et al. that the magnitude of microbiota responses to diet interventions varies among individuals. Dispersal of diet-responsive bacterial taxa between hosts enhance subsequent responses to diet interventions. Credit: Griffin et al. / Cell Host & Microbe)
장내세균(gut microbiota)은 단순히 장에서 살아가는 미생물이 아니라 인간을 비롯한 숙주와 다양한 반응을 하면서 공생하는 관계입니다. 최근 당뇨, 비만, 우울증 등 여러 질환과 장내세균과의 관련성이 보고되면서 이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장내세균 이식을 통한 치료 역시 시도되고 있는 중이죠. 크론병과 같은 염증성 장질환에 연관성이 있다고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보통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우리가 먹는 음식 속의 세균 (유산균 포함)은 위산에 의해 대부분 파괴됩니다. 이는 우리가 각종 감염증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중요한 면역 기전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어떤 세균을 먹는지보다 어떤 음식을 먹는지가 사실 장내세균의 구성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먹는지, 육류가 중심이 된 식사를 하는지에 따라서 균의 구성이 달라지게 된다는 것이죠.
하지만 음식이 바뀐다고해서 바로 장내세균도 변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로 워싱턴 대학의 제프리 고든 (Jeffrey Gordon, Director of the Center for Genome Sciences and Systems Biology at Washington University)이 이끄는 연구팀은 인간과 동물 실험을 통해서 이를 검증했습니다.
연구팀은 미국식 고열량 식사를 하는 그룹과 식물성 음식 위주로 저열량 식사를 하는 사람의 장내세균을 비교해서 이들이 차이가 있다는 점을 밝혔습니다. 그리고 식이를 변화시키는 테스트를 할 경우 장내세균의 종류와 양에 차이를 만든다는 사실 역시 알아냈습니다. 하지만 사람을 대상으로 식이 조절 실험을 장기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연구팀은 쥐를 이용한 동물 모델을 통해 식이 변화와 장내세균의 변화를 연구했습니다.
무균쥐를 이용해서 미국식 고열량 식사를 하는 사람의 장내세균과 식물성 저열량 식사를 하는 사람의 장내 세균을 이식한 후 식이 변화에 따른 장내세균의 변화를 본 결과 미국식 고열량, 고지방 식이를 제한없이 한 경우 이 장내세균이 쉽게 변하지 않고 저항성을 지닌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미국식 고열량 식이는 만성 질환과 연관된 장내세균의 변화를 촉발하지만 이것이 식이를 변화시키도 바로 변하지 않는다는 점을 시사하는 결과입니다.
일단 우리 몸에서 살고 있는 장내세균은 여러 가지 환경적인 요인과 유전적 요인에 의해서 자신만의 커뮤니티를 형성하게 됩니다. 살다보면 환경이 바뀌는 일도 있지만, 그렇다고 바로 세균도 바뀌는 것이 아니라 당분간 변화를 견디며 살아간다는 것이죠. 이것이 우리의 건강에 좋게 작용하기도 하겠지만, 나쁘게 작용하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앞으로 좀 더 장내세균과 지혜롭게 살아가기 위해서 이들의 생태와 변화에 대해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입니다.
참고
Cell Host & Microbe, Griffin et al.: "Prior dietary practices and connections to a human gut microbial metacommunity alter responses to diet interventions" http://www.cell.com/cell-host-microbe/fulltext/S1931-3128(16)30517-0 , DOI: 10.1016/j.chom.2016.1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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