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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발생 메르스 코로나 바이러스는 기존 메르스 바이러스와 거의 일치 + 사족




  우선 국립보건연구원(원장 이주실)의 발표 내용을 그대로 가져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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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유입된 메르스 바이러스 분리 및 전체 유전체 분석 결과

- 기존 중동지역 메르스 바이러스와 거의 일치 -



□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원장 이주실)은 우리나라의 두 번째 메르스(MERS) 환자의 검체로부터 바이러스 분리 배양 및 *전체 유전체 염기 서열 분석을 수행하였다. 



* 전체 유전체 염기 서열 : 해당 바이러스의 유전 정보를 지니고 있는 최소 정보 단위의 순서로, 메르스 바이러스의 유전체의 염기는 약 3만여개임



○ 국립보건연구원은 국내에서 발생한 두 번째 메르스 환자의 객담으로부터 Vero 세포(녹색 아프리카원숭이 신장 세포로, 에스페란토 언어의 약어)를 이용하여 바이러스를 분리하여 배양하는데 성공하였다. 



○ 배양한 메르스 바이러스 전체 염기 서열을 완성하여, 국내 바이러스학회,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네델란드 의과학연구센터(EMC·Erasmus Medical Center) 등 국내외 바이러스 전문연구기관 및 협회와 유전자 염기 서열 정보를 공유하여, 우리나라에 유입된 메르스 바이러스의 특성을 분석하였다. 



○ 그 결과, 국내에 유입된 메르스 바이러스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지역에서 유행하였던 바이러스와 거의 일치하는 유전자 염기 서열을 나타냈다. 



○ 첫 메르스 바이러스인 **EMC 표준주(GenBank No. JX869059)와는 99.55% 일치하였다. 또한, 그간 알려진 메르스 바이러스 55개 유전자 정보 중에 하나인 사우디아라비아 분리주 (GenBank No. KF600628, KSA_Hafr-Al-Batin_2013)와는 99.82%로 가장 높은 일치를 보였다.



** 메르스 바이러스가 첫 발견된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 환자로부터 EMC가 처음으로 분리한 바이러스로,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National Institues of Health)의 유전자정보은행(GenBank)에 `JX869059‘ 번호로 보관돼 있으며, 메르스의 변종 등을 비교할 때 표준이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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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포스트에서 설명한 것 처럼 메르스 코로나 바이러스 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coronavirus (MERS-CoV)는 2012년 처음 EMC/2012라는 명칭으로 분리되었습니다. 


 이 코로나 바이러스는 비교적 최근에 자연숙주에서 인간에 건너온 것으로 생각됩니다. 거의 대부분의 환자가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발생했고(지금까지는) 1100 여명 정도밖에 확진 환자가 없는 사실 매우 드문 감염 질환입니다. 

 따라서 아직은 모르는 부분이 많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경험을 바탕으로 다행히 전염성은 높지 않은 질환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염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부위에 변이가 일어난 것이 아니라면 어느 시점에서는 전파가 가라앉게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으로 현재 새로 발생하는 환자 역시 대부분 밀접 접촉한 경력이 있다는 것 역시 이와 같은 추정을 가능하게 만듭니다. 

 오늘 보건 복지부/질병 관리 본부의 발표가 있기전 중국 보건 당국 역시 중국에 입국한 환자에서 비슷한 결론을 얻은점을 봐서는 첫 번째 환자가 중동 지역에서 유행한 표준적인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국내에서 지금같은 유행을 일으킨 것으로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물론 최종적인 결론을 내리기 위해서는 좀 더 많은 역학 조사와 바이러스 검사가 필요할 것입니다. 

 일단 네이처 뉴스에서는 "South Korean MERS outbreak is not a global threat" 이라는 제목으로 이번 메르스 사태가 이전 중동에서 발생한 다른 메르스와 사실 크게 다르지 않을 것(no different to previous outbreaks)이라는 기사를 내놓았습니다. 

 지금까지 메르스에 대한 높은 치사율 보고는 메르스 보고 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나온 것입니다. 2014년 사우디에서는 총 255명의 환자가 보고되었는데, 역시 사우디에서도 사람간 전파는 중증 환자가 다른 환자나 의료진과 밀접하게 접촉하는 병원 (예를 들어 2013년 알 하사 Al-Hasa 병원 같은 경우)에서 많이 발생했습니다. 

 사실 사우디에서도 소규모 메르스 유행이 병원을 중심으로 있었습니다. 이 양상은 사실 지금 한국에서의 양상과 상당히 흡사합니다. 이와 같은 양상도 메르스가 실제 전염력에서 큰 변화가 있었던 것은 아니라는 초기 추정을 뒷받침합니다. 

 다만 한국의 경우 보건 당국이 상당히 집중적인 바이러스 테스트(authorities have comprehensively tested contacts for virus)를 해서 상대적으로 경증 환자까지 모두 찾아낸 것이 환자는 상대적으로 한번에 많이 생긴 반면 치사율은 낮은 이유로 풀이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기에 사족을 덧붙이자면 초기 격리가 제대로 안된 환자와 보호자가 돌아가면서 간병을 하는 한국의 병실 문화가 같이 겹쳐진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편 사이언스 뉴스(news.sciencemag)에서는 첫 환자의 병실에서 매우 불충분한 환기(bad ventilation) 및 격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점이 이렇게 많은 환자가 한 환자로부터 생긴 이유가 아닐까 추정했습니다. 이 부분은 현재 한국 보건 당국에서 비슷한 초기 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는 부분으로 가장 그럴듯한 이유로 생각됩니다. 

 정리하면 현재까지 바이러스 조사 결과로는 다행히 전염력에 큰 영향을 미칠 만큼 변이가 일어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첫 환자가 강력한 전염력을 보인 이유는 기본적으로 빠른 진단과 격리가 되지 않은 점이 가장 큰 이유이고 기타 환기가 잘 되지 않는 병실 및 보호자 간병 등이 이유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행스럽게도 현재까지 치사율이 높지 않은 이유는 상대적으로 경증의 환자까지 진단한 것이 가장 큰 이유일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 불행히 사망한 환자들은 모두 다른 기저 질환이 있었던 경우들입니다. 비교적 건강한 성인의 경우에는 사망에까지 이르는 경우는 드문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아직 모든 환자의 치료가 마무리 된 것이 아니므로 이 부분은 좀 더 기다려봐야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위에서 파악한 상황대로고 다른 변수가 없다면, 메르스 사태는 아주 심각한 상황 (예를 들어 지난 에볼라 유행처럼 수만명 단위로 감염 사망하는)에는 이르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물론 지금 사태도 그렇게 작다고는 말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아무튼 머지 않아 확산 추세가 주춤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질 수 있습니다. 

 다만 아직 메르스에 대해서는 모르는 부분이 많은 상태이고 아무리 이전 보고보다 낮은 것 같다고 해도 여전히 치사율이 낮지 않은 질환이기 때문에 조심해서 나쁠 것은 당연히 없습니다. 불행히 자가 격리 대상자가 되신 분들은 이에 적극 따라주시고 그외 개인들은 개인 위생을 당분간 철저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근거없는 소문에 불안에 떨 필요는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번 일을 계기로 국내의 방역 시스템의 문제점을 찾아내서 근본적으로 개선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걱정인 부분은 과연 이런 근본적인 개혁이 가능하겠느냐입니다. 

 작년 세월호 사고 같은 안타까운 일을 겪고 나서 국가적 재난 상황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부르짖었지만, 1년 후에도 달라진 건 역시 별로 없다는 사실을 이번에 아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메르스 같은 전염병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은 것도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것 역시 그에 못지 않게 안타까운 이야기입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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