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십 년간 과학자들은 수천 개의 외계 행성들을 찾아냈습니다. 이렇게 많은 외계 행성을 발견하게 되자 자연스럽게 그 다음 관심은 외계 행성의 존재를 넘어 과연 이 행성들이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에 쏠리겠죠. 지구나 태양계의 다른 행성과 비슷한 행성이 얼마나 흔한지를 넘어서 다른 태양계에는 어떤 행성들이 있는지가 궁금해진 것입니다.
최근 나사의 제트 추진 연구소(JPL)의 과학자들은 학술지 천체 물리학 저널(Astrophysical Journal)에 발표한 논문에서 우리 은하계에는 헬륨이 풍부한 해왕성 크기나 그보다 작은 외계 행성이 매우 흔한 것 같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케플러 우주 망원경과 나사의 스피처 적외선 우주 망원경 관측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와 같은 주장을 내놨습니다.
(우리 은하계에 매우 흔한 헬륨 대기를 가진 외계 행성의 개념도. This artist's concept depicts a proposed helium-atmosphere planet called GJ 436b, which was found by Spitzer to lack in methane -- a first clue about its lack of hydrogen.
Credits: NASA/JPL-Caltech)
나사의 케플러 우주 망원경은 태양 근처에 별에서 해왕성이나 해왕성보다 약간 작은 외계 행성 수백 개를 발견했습니다. 이들 외계 행성들은 우리 태양계의 해왕성과는 달리 자신의 모항성에서 매우 가까운 궤도를 공전하고 있기 때문에 따뜻한 해왕성(warm Neptunes)이라고 분류됩니다.
나사 제트 추진 연구소의 레뉴 후(Renyu Hu, NASA Hubble Fellow at the agency's Jet Propulsion Laboratory in Pasadena, California)와 그의 동료들은 이와 같은 관측 사실과 스피처 적외선 우주 망원경에서 관측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 행성들이 어떤 대기 구조를 가졌는지 연구했습니다.
이들은 따뜻한 해왕성이 헬륨 위주의 대기를 가지고 있다는 가설을 세웠습니다. 이런 형태의 대기를 가진 행성들은 태양계에는 없죠. 연구팀은 따뜻한 해왕성의 생성 위치와 환경이 이와 같은 독특한 대기를 만들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우주에는 수소와 헬륨이 아주 풍부합니다. 우리 태양계의 거대 가스 행성들은 대부분 내부에 암석의 핵을 가지고 있고 외부에는 수소와 헬륨으로 된 거대한 가스층을 가지고 있습니다. 밀도의 차이를 생각하면 내부에는 철이나 암석 같은 무거운 물질이 있고 밖으로 갈수록 수소나 헬륨 같은 가벼운 기체로 구성된 것이 일반적인 가스 행성의 구조겠죠.
그런데 따뜻한 해왕성들은 모항성에 너무 가까이 있습니다. 대부분 그 공전궤도가 수성보다도 훨씬 가깝습니다. 따라서 그 표면 온도는 대개 1000K 이상으로 매우 뜨겁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뜨겁게 가열된 수소는 점차 행성의 표면에서 달아나게 됩니다. 이와 같은 일이 10억 년 정도 계속되면 따뜻한 해왕성에 있는 수소 가스는 대부분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상대적으로 무거운 헬륨만이 남아 헬륨 행성이 되는 것입니다.
(헬륨 행성의 생성 과정. This diagram illustrates how hypothetical helium atmospheres might form. These would be on planets about the mass of Neptune, or smaller, which orbit tightly to their stars, whipping around in just days. Credits: NASA/JPL-Caltech)
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연구팀은 스피처 우주 망원경 관측을 통해 따뜻한 해왕성 가운데 하나인 GJ 436b를 연구했습니다. (지구에서 36광년 정도로 가까운 행성이기 때문에 관측이 상대적으로 용이함) 이 행성에는 태양계의 거대 가스 행성에서 볼 수 있는 메탄 구름의 존재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수소와 탄소가 결합한 메탄은 수소가 풍부한 태양계의 가스 행성에서는 쉽게 관측할 수 있는 분자입니다. 그러나 GJ 436b에서는 탄소의 존재는 발견할 수 있었으나 메탄의 존재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이는 수소가 사실 거의 없다는 가설을 지지하는 증거입니다.
여기에 이 행성에서는 탄소가 산소 원자와 결합한 일산화탄소가 풍부하게 발견되었습니다. 이는 수소가 고갈된 상황에서 탄소가 다른 원자와 결합했다고 설명하면 쉽게 이해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다른 따뜻한 해왕성에서도 비슷한 관측 결과가 나오는지 연구하고 있습니다.
보다 많은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우주에는 우리 태양계와는 전혀 다른 독특한 행성들이 다수 존재할 것은 당연하겠죠. 이를 직접 탐사하는 것은 먼 미래의 일이 되겠지만, 과학자들은 지구에서 망원경을 통해 이들을 계속 탐사할 것입니다. 아마도 직접 가서 확인하기 전에도 많은 놀라운 사실들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참고
"Helium Atmospheres on Warm Neptune- and Sub-Neptune-Sized Exoplanets and Applications to GJ 436b," Renyu Hu, Sara Seager & Yuk L. Yung, 2015, Astrophysical Journal Preprint: arxiv.org/abs/1505.0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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