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라고 생각하실수도 있지만, 남자도 유방암이 생길 수 있습니다. 남성 역시 빈약하지만 유방 조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물론 여성 유방암보다 그 빈도가 아주 낮아서 전체 유방암의 1% 수준이지만, 그래도 생길 수는 있습니다.
남성 유방암의 주요 위험 인자는 과도한 음주, 호르몬 이상, 방사선 노출, 유전자 이상 등인데, 최근의 여러 연구 결과에 의하면 과체중과 비만 역시 위험인자일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 남성 유방암이 증가 추세라는 것이죠.
미국 국립 암 역학 조사(National Cancer Institute’s Surveillance, Epidemiology and End Results (SEER))에 의하면 1973년에서 1998년 사이 남성 유방암의 발생률은 인구 10만 명 당 0.86에서 1.06명으로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그 이유는 아직 확실치 않습니다.
최근 미국 리즈 대학(University of Leeds)의 연구팀은 드문 암인 남성 유방암이 증가하는 원인이 아마도 과체중과 비만이 증가하는 것과 연관성이 있다는 주장을 저널 BMC Medicine에 발표했습니다.
리즈 의과대학의 스페어 교수(Professor Speirs, from the University of Leeds' School of Medicine)는 지방 세포가 남성 호르몬(테스토스테론)을 에스트로젠 같은 여성 호르몬으로 전환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지방 세포는 기본적으로는 지방을 저장하는 역할을 하지만, 여러 가지 내분비 기능을 함께 합니다. 여성 호르몬 분비가 이뤄지면 체지방 비율이 증가하기 때문에 더 많은 지방을 가질 수 있어 지방 세포가 활성화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실제로 이전 연구에 의하면 체질량 지수(BMI)가 25가 넘는 남성에서 혈중 여성 호르몬의 증가가 관찰된다는 보고들이 있었습니다.
여기에 남성 유방암 환자의 90%에서 여성 호르몬 수용체가 발달해 있는데, 이는 여성 호르몬에 의해 유방암세포가 자극을 받아 성장했다는 간접적인 증거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진행된 여러 코호트 연구 결과에서도 비만이 남성 유방암의 위험 인자일 가능성이 제기되었습니다. 이 연구들에 의하면 비만이 있는 경우 남성 유방암의 위험도는 30%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하네요 .
이와 같은 연구 결과를 토대로 연구팀은 비만과 과체중 인구가 증가한 것이 남성 유방암 증가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추정이 옳다면 비만 인구는 선진국은 물론이고 개도국에서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앞으로 남성 유방암의 위험도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우려됩니다.
연구팀은 남성 유방암을 예방하기 위해 건강한 식단과 적정 체중을 유지할 필요가 있으며, 특히 가족 중에 유방암을 잘 일으키는 유전자인 BRCA 변이가 있는 경우 더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실 체중 조절은 남성 유방암 같은 희귀암 때문이 아니라 더 흔한 심혈관 질환 및 당뇨 같은 합병증 예방을 위해서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참고
"Obesity and male breast cancer: provocative parallels?" BMC Medicine 2015, 13:134 DOI: 10.1186/s12916-015-0380-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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