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고리 성운이나 반지 성운, 가락지 성운으로 알려진 M57/NGC 6720 은 적색 거성이 죽고 남은 흔적인 행성상 성운 (Planetary nebula) 입니다. 거문고 자리에 위치한 이 성운은 밝은 별은 베가 근방에 존재해 찾기도 쉬운 편이고 육안으로 고리 모양이 보이지는 않지만 아마추어 망원경으로도 반지 같은 성운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어 상당히 널리 알려진 행성상 성운입니다. 사실 1779 년 처음으로 관측이 이뤄진 이후 지금까지 상당히 자세한 관측이 이뤄진 행성상 성운이기도 합니다.
지구에서 약 2300 광년 정도 떨어진 M57 은 지금까지 지구의 수많은 망원경과 허블 우주 망원경의 정밀한 관측에 의해 그 자세한 모습이 잘 알려져 있습니다. 확대한 모습은 반지보다는 오히려 눈동자에 가까운 듯한 모습인데 아무튼 꽤 아름다운 모습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나사의 허블 우주 망원경 및 지상의 애리조나 쌍안 망원경을 이용해서 이 고리 성운의 더 상세한 모습이 확인되었습니다. 그것은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 적외선 이미지 관측 결과로 이를 통해서 성운 중심 외에도 외각에 있는 보다 옅은 가스의 존재가 확인되었습니다.
(가시광 영역에서 본 고리 성운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모습 The Hubble Heritage Team (AURA/STScI/NASA))
(가시광 영역 관측 결과와 적외선 관측 결과를 합친 모습 In this composite image, visible-light observations by NASA’s Hubble Space Telescope are combined with infrared data from the ground-based Large Binocular Telescope in Arizona to assemble a dramatic view of the well-known Ring Nebula. NASA, ESA, C.R. Robert O’Dell (Vanderbilt University), G.J. Ferland (University of Kentucky), W.J. Henney and M. Peimbert (National Autonomous University of Mexico) Credit for Large Binocular Telescope data: David Thompson (University of Arizona))
( 스피처 우주 망원경의 적외선 영역 관측 결과 mage of M57/NGC 6720 (The Ring Nebula) from NASA's Spitzer Space Telescope.
"Spitzer's infrared array camera detected this material expelled from the withering star. Previous images of the Ring Nebula taken by visible-light telescopes usually showed just the inner glowing loop of gas around the star. The outer regions are especially prominent in this new image because Spitzer sees the infrared light from hydrogen molecules. The molecules emit the infrared light that they have absorbed ultraviolet radiation from the star or have been heated by the wind from the star." NASA/JPL-Caltech/J. Hora (Harvard-Smithsonian CfA) )
사실 앞서 이야기 했듯이 고리 성운 M57 은 지구에서 관측의 용이성 때문에 가장 잘 연구되어 있는 행성상 성운 가운데 하나입니다. 따라고 가시광 영역에서 보이는 고리 외의 지역 밖에도 가스의 존재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눈으로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격언이 있는데 이것은 과학의 영역에서는 확실한 사실입니다. 가시광 영역에서 보이는 것은 정말 일부이며 다양한 파장 영역의 관측 결과를 연구하므로써 실제 모습을 알 수 있게 되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그것은 주로 가스로 이뤄진 행성상 성운도 마찬가지입니다.
M57 을 구성하는 가스가 중심별에서 퍼지기 시작한 것은 적어도 4000 년 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본래의 별은 태양 질량의 몇배나 되는 비교적 큰 별이었는데 태양보다 훨씬 짧은 수명을 마치고 생을 마감할 때 초신성이 되기에는 너무 작았기 때문에 중심부는 백색왜성으로 수축하고 나머지 외각의 가스는 주변부로 퍼지면서 지금같은 행성상 성운을 만들었습니다. 초기에 빠르게 퍼진 가스층은 적외선 영역으로만 관측이 가능하며 중심의 밝은 가스는 아직 높은 온도라서 가시광 영역에서 관측이 가능합니다.
가운데 있는 PNN (Planetary Nebula Nucleus ) 는 이미 19 세기 말에 그 존재가 확인되었습니다. 여기에는 태양 질량의 0.61 - 0.62 배 정도되는 막 생긴 백색 왜성이 존재합니다. 주 구성성분은 일반 적인 백색 왜성과 동일하게 탄소와 산소이며 이는 핵융합 반응의 남은 잔해들입니다. 아직 생성된지 얼마 되지 않은 이 백색 왜성의 표면 온도는 대단히 뜨거워서 125,000±5,000 K 에 달합니다. 이전 백색 왜성 관련 포스트에서 다뤘듯이 점차로 식기는 하지만 질량이 큰 물질이 매우 뜨겁게 달궈진 상태인 반면 표면적은 질량에 비해 적어서 아주 오랫동안 열에너지를 보존합니다. 물론 아주 먼 미래에는 결국 식게 되지만 말이죠.
행성상 성운 가운데의 가스는 아직도 꽤 뜨거운 편으로 가시광에서 볼 수 있는 파장의 빛을 방출합니다. 가운데의 파란색과 녹색은 이온화된 산소의 방출선 (emission line) 495.7 nm / 500.7 nm 파장에 의한 것입니다. 외각의 붉은 빛을 도는 가스는 수소의 방출선인 656.3 nm 파장 때문입니다. 일부 이온화 질소에 의한 654.8/658.3 nm 파장 역시 붉은색 외각 고리 생성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 가스들은 10000K 까지 높은 고온의 상태라 육안으로 쉽게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색을 만들지만 외각의 가스들은 이미 차가워져 적외선 영역에서 관측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이 가스들은 20 - 30 km/s 의 속도로 퍼지고 있습니다.
현재와 같은 속도로 가스가 퍼지게 되면 아마도 1 만년 후에는 행성상 성운은 완전히 사라지게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면 백색 왜성만 남고 가스는 그냥 성간 가스로 사라지게 됩니다. 따라서 행성상 성운은 우주와 별이 일생으로 본다면 매우 짧은 기간만 존재하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꽃이 오래 지속되지 않듯이 행성상 성운은 매우 아름답지만 그 시간은 우주의 척도로 보면 찰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우리 인간의 삶에 비해서는 매우 긴 시간 동안 존재하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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