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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중 이산화탄소 400 ppm 돌파 - 그 의미는 ?



 지난 2013 년은 사실 인류 역사는 물론 수백만년으로 한정할 때 지구 지질학 역사에도 기록될 역사적 순간 입니다. 왜냐하면 적어도 지구 역사상 수백만년 만에 이산화탄소의 대기 중 농도가 400 ppm 을 돌파했기 때문입니다. 이날 하와이 마우나 로아 관측소에서 측정된 이산화탄소 농도는 처음으로 400 ppm, 즉 0.04% 를 돌파했습니다. 이제 과거 교과서에 있는 0.03% 는 수정해야 할 것입니다. 


 여러 가지 간접적인 측정 결과를 토대로 과학자들은 지난 80 만년 동안 지구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대부분 180 - 280 ppm 사이를 오락가락 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지구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지구 온도와 같이 등락을 거듭했습니다. 그러다가 산업화 이후 서서히 증가하기 시작해서 20 세기에는 지구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0.03% (300 ppm)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1958 년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의 정밀한 측정을 위해 다른 이산화탄소의 배출원이 없는 고산 지대인 하와이의 마우나 로아 (Mauna Loa) 정상에 관측소에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의 정밀한 기록이 시작되었습니다. 그전에도 물론 대기 중 이산화 탄소 농도가 0.03% 수준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얼만큼 변동을 보이는지, 그리고 증가하거나 감소하는지를 매우 정밀한 단위로 지속적으로 측정하기 위한 목적이었습니다. 


 이 관측을 시작한 과학자는 찰스 킬링 (Charles David Keeling) 이었는데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연간(계절적)은 물론 하루중에도 변화하는 양상을 매우 정밀하게 측정했습니다. 킬링과 그의 동료들은 최초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지속 감시한 결과를 보고했고 이 그래프는 킬링 곡선 (Keeling Curve) 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실 이산화탄소 농도는 밤에는 증가하고 낮에는 감소할 것입니다. (식물의 광합성과 호흡에 의해) 또 화산 폭발이나 대규모 산불로 새로운 이산화탄소가 지구 대기에 공급되거나, 그리고 계절적인 변화로 인해 광합성량이 달라지는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이산화 탄소 농도는 줄었다가 늘었다가 하는 게 정상입니다. 다만 과학적 연구를 통해 19 세기 산업화 이전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평균 280 ppm 정도였고 이것이 지난 40-50 만년 사이 가장 높은 축에 속한다는 것은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킬링과 그의 동료들이 마우나 로아에서 관측을 시작할 당시에는 315 ppm 이 평균이었습니다. 그 수치는 연간 및 하루중 변동이 있기는 해도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1958 년 관측 시작 시점에서는 연간 0.7 ppm 이 증가하던 대기중 이산화탄소 양은 점점 가속도가 붙더니 21 세에 와서는 그 세배로 빨라져 지난 10 년간의 증가 속도는 무려 2.1 ppm/year 로 빨라졌습니다. 



(2013 년 4월 발표된 킬링 커브.  http://www.esrl.noaa.gov/gmd/obop/mlo/  Image Credit : NOAA ) 


 현재는 마우나 로아 이외의 여러 관측소에서 전 지구적으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모니터링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결과는 지역적인 분포의 약간의 차이를 제외하면 위의 그래프와 일치합니다. 인간활동이 거의 없어서 인위적인 이산화탄소 배출도 없고 식물도 거의 없어서 그 영향도 거의 받지 않는 남극 대륙의 관측소에서 이산화탄소 농도는 이미 400 ppm 을 넘어선 상태였는데 이제는 다른 관측소들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오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사실은 지난해 남극에 있던 모든 관측소에서 이산화탄소 농도가 400 ppm 에 모두 도달했습니다.



(2006 년 생물권에서의 측정된 이산화탄소 농도의 하루 중 변화. 식물 및 광합성의 존재와 기타의 여러가지 이유로 이산화탄소 농도는 지역마다, 시간마다 조금씩은 차이가 나게 됨   Biosphere CO2 Flux along 08.07.2006 (NOAA Carbon Tracker)   Author : Gennaro Cappelluti  ) 


 마우나로아 관측소 자료에 의하면 2013 년 4월 28일로 끝난 주(week) 의 평균은 399.58 ppm 이었고 정확히 일년전 주 평균은 396.81 ppm 으로 1 년전에 비해 2.77 ppm 이 올랐습니다. 그리고 10 년전은 378.5 ppm 으로 10 년 사이 21.08 ppm 이 증가했습니다. 그리고 2013 년 5월 9일 아침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마우나 로아 관측소에서 400.03 ppm 을 기록했습니다. 이것은 가장 오래된 이산화탄소 관측소에서 측정된 이래 기록으로 의미를 가진다고 하겠습니다.  



(마우나로아 관측소의 이산화탄소 농도. 여기서도 이산화탄소 농도가 연중 변화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음. 참고로 북반구에서 연간 변동폭은 3-9 ppmv 수준   Credit : NOAA  )   


 대부분의 과학자들이 이미 다른 관측소에서도 400 ppm 을 목격한데다 지금같은 증가 추세라면 400 ppm 달성은 시간의 문제였기 때문에 놀랍지는 않다는 반응이지만 침통과 탄식의 반응이 여기저기서 나오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100 년도 안되는 시간 동안 이산화 탄소 농도가 300 ppm 에서 400 ppm 으로 껑충 뛰었는데도 그 원인으로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온실 가스 배출 감축 노력은 너무 미미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지금도 인터넷 상에서는 이것이 인간 활동에 의한 것임을 부정하는 음모론이나 혹은 사이비 과학이 판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최초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지속 감시했던 찰스 킬링의 아들 (찰스 킬링 박사는 2005 년에 작고) 랄프 킬링 (Ralph Keeling  SIO 의 지질 화학자) 은 - 현재 그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지구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모니터링 중임 - NOAA 홈페이지를 통해서 'CO2 농도가 400 ppm 에 도달한 것을 막을 수는 없다. 이미 그것은 일어난 일이다. 하지만 여기서 일어난 일은 계속해서 기후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여전히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범위다. 그것은 우리가 화석 연료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것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에 달려있다.' 라고 언급했습니다. 


 NOAA 의 지구 시스템 연구소 (Earth System Research Laboratory) 의 글로벌 모니터링 부의 수석 과학자 피터 탄스 (Pieter Tans) 는 '이와 같은 증가는 과학자들에게 놀라운 일은 아니다.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을 태우면서 나오는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가 이와 같은 증가를 가속하고 있다는 분명한 증거이기 때문이다' 라고 언급했습니다. 


 NOAA 의 연구진들과 여러 과학자들은 최소한 80 만년 사이 지구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300 ppm 선을 완전히 벗어난 적은 없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 연구자들에 의해서 아마도 300 만년 사이 (일부에서는 2000 만년 사이라고 생각하는 연구자도 있음) 에 지구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400 ppm 을 넘어선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생각되고 있습니다.    



(오래된 얼음 코어에서 추출한 정보와 최근 마우나 로아 관측소 자료를 합친 지난 40 만년간 지구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의 변화. 20 세기 이전에는 300 ppm 도 넘어선 적이 없다는 사실을 주목




  1. (blue) Vostok ice coreFischer, H., M. Wahlen, J. Smith, D. Mastroianni, and B. Deck (1999). "Ice core records of Atmospheric CO2 around the last three glacial terminations". Science 283: 1712-1714.
  2. (green) EPICA ice coreMonnin, E., E.J. Steig, U. Siegenthaler, K. Kawamura, J. Schwander, B. Stauffer, T.F. Stocker, D.L. Morse, J.-M. Barnola, B. Bellier, D. Raynaud, and H. Fischer (2004). "Evidence for substantial accumulation rate variability in Antarctica during the Holocene, through synchronization of CO2 in the Taylor Dome, Dome C and DML ice cores". Earth and Planetary Science Letters 224: 45-54. doi:10.1016/j.epsl.2004.05.007
  3. (red) Law Dome ice core: D.M. Etheridge, L.P. Steele, R.L. Langenfelds, R.J. Francey, J.-M. Barnola and V.I. Morgan (1998) "Historical CO2 records from the Law Dome DE08, DE08-2, and DSS ice cores" in Trends: A Compendium of Data on Global Change. Carbon Dioxide Information Analysis Center, Oak Ridge National Laboratory, U.S. Department of Energy, Oak Ridge, Tenn., U.S.A.
  4. (cyan) Siple Dome ice core: Neftel, A., H. Friedli, E. Moor, H. Lotscher, H. Oeschger, U. Siegenthaler, and B. Stauffer (1994) "Historical CO2 record from the Siple Station ice core" in Trends: A Compendium of Data on Global Change. Carbon Dioxide Information Analysis Center, Oak Ridge National Laboratory, U.S. Department of Energy, Oak Ridge, Tenn., U.S.A.
  5. (black) Mauna Loa Observatory, Hawaii: Keeling, C.D. and T.P. Whorf (2004) "Atmospheric CO2 records from sites in the SIO air sampling network" inTrends: A Compendium of Data on Global Change. Carbon Dioxide Information Analysis Center, Oak Ridge National Laboratory, U.S. Department of Energy, Oak Ridge, Tenn., U.S.A.




 This figure was prepared by Robert A. Rohde from publicly available data and is incorporated into the Global Warming Art project)  



(1800 년에서 2007 년 사이 대기 중 배출된 탄소의 (이산화탄소가 아님. 여기에 3.66 배정도를 곱하면 이산화탄소) 연간 배출량 증가  Original Data citation: "Marland, G., T.A. Boden, and R. J. Andres. 2007. Global, Regional, and National CO2 Emissions. In Trends: A Compendium of Data on Global Change. Carbon Dioxide Information Analysis Center, Oak Ridge National Laboratory, United States Department of Energy, Oak Ridge, Tenn., U.S.A.".   http://en.wikipedia.org/wiki/File:Global_Carbon_Emissions.svg ) 


 왜 1950 년 대 말에 비해 21 세기 초에 대기중 이산화탄소 양이 세배나 빨리 증가하는지 설명해줄 가장 명쾌한 그래프는 바로 위에 있는 그래프 입니다. 이 기간 중 세계 경제가 성장하면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3 배 이상 늘었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배출한 이산화탄소의 절반 정도는 다시 바다 및 지표로 흡수되지만 나머지는 대기중에 남게 되고 그것이 누적된 정도와 현재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의 증가가 일치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상 인간이 이 모든 사태의 주범이라는 움직일 수 없는 증거라고 하겠습니다. 


 지난 1901 년 에서 2008 년 사이 인류가 대기 중으로 배출한 탄소의 총량은 334 기가톤 (3340 억톤) 에 달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매년 거의 10 기가톤의 탄소를 배출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100 년간의 화석 연료가 다 없어질 때까지 과거 100 년 보다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할 것이 확실해 보입니다. 2040 년 쯤에는 450 ppm 도 넘을 지 모른다는 추정도 나오고 있습니다. 


 사실 지구 역사상 400 ppm 이상 이산화탄소 농도를 보였던 시절도 드물지는 않았기 때문에 지구 전체 역사를 기준으로 보면 이는 놀라운 일은 아닐 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 시절에는 지구의 평균 기온이 지금보다 더 높았던 시대 였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합니다. 이 추세가 반전되지 않는 이상 미래 지구의 기후는 지금과는 상당히 달라질 것입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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