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조상을 포함한 초기 호모 속의 호미니드들은 여러 종이 존재했으며 이들은 아주 다양한 식사를 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먹었는지는 이빨과 턱 및 기타 골격 화석들을 통해서 알아 낼 수 있지만 이외에도 호미니드들은 다른 동물들과는 차별화 되는 흔적을 화석으로 남길 수 있습니다.
그것은 뼈에 날카로운 도구를 사용해서 살을 발라낸 자국을 남기는 것이죠. 아직까지 인간을 포함한 멸종된 호미니드 이외의 동물이 날카로운 도구를 사용해서 뼈에서 살을 발라낸 적은 보고된 바 없기 때문에 이것은 사람과의 조상 동물의 흔적이라는 유력한 증거가 됩니다. 고인류학자들은 다양한 동물의 뼈에서 인위적으로 살을 발라낸 흔적을 발견했고 인류의 조상을 포함한 호모속의 조상들이 얼마나 다양한 동물을 먹이로 삼았는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살을 발라낸 흔적이 이 동물을 먹이로 삼았다는 것을 알려주긴 해도 구체적으로 이 동물을 어떻게 죽였는지는 알져주지 않습니다. 호미니드가 수백만년 전 남긴 도구들은 상당히 원시적인 것들로 이를 통해 사냥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할 수 있었는지는 아직도 확실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호모 속의 초창기인 200 만년 전에 이들이 과연 적극적인 사냥꾼이었는지 아니면 그냥 육식 동물이 남긴 먹이를 처리하는 청소부였는지에 대해서는 계속 논란이 있어왔습니다. (hunting vs scavenging debate)
베일러 대학의 고인류학 교수인 페라로 박사 (Joseph Ferraro, Ph.D., assistant professor of anthropology at Baylor )와 그의 연구팀은 케냐에 있는 Kanjera South (KJS) 에서 대략 200 만년 정도 된 다양한 동물의 화석에서 사람과에 속하는 종들 (Hominins) 이 뼈에서 고기를 분리할 때 생긴 흔적들을 발견하고 이 잔해를 분석했습니다. 비록 이것 만으로 인류의 조상을 포함한 호미니드들이 사냥을 했는지 시체 청소부였는지 결론을 내리기는 성급하지만 연구팀은 초기 호미니드들이 생각보다 적극적인 사냥꾼이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영양의 다리 뼈에 남은 긁개의 흔적. 호미니드들은 날카로운 이빨과 튼튼한 발톱이 없었으므로 도구를 사용해 뼈와 고기를 분리하는 것은 물론 골수를 빼내서 먹었음. A small antelope leg bone with cut marks, indicative of early human butchery practices. (Credit: Image courtesy of Baylor University) )
오늘날 아프리카의 비슷한 환경에서 사냥당한 동물의 시체는 거의 순식간에 사라지게 됩니다. 수많은 육식동물이 이를 노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초기 호미니드들이 시체 청소부였다면 이들이 처리한 뼈들은 본래 동물의 일부만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무래도 죽은 동물 전체를 다 확보할 수 없었을 테니 말이죠. 이 경우 현재 존재하는 사자나 하이에나등의 육식 동물들도 쉽게 처리할 수 없는 부분인 두개골이 특히 호미니들에게 유리할 수 있습니다. 도구를 이용해 두개골을 깨고 그 안에 영양분이 풍부한 뇌를 먹을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실제 발굴된 화석들은 상당수가 비교적 작은 동물의 완전한 개체에 가까운 화석들이었습니다. 이런 동물의 경우 처음 사냥한 동물이 먹고 난 후 잔해가 얼마 남지 않으므로 이는 초기 호미니들이 생각보다 사냥을 잘했다는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현재의 육식 동물들이 그렇듯이 100% 사냥만 하거나 100% 시체 청소만 하는 동물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설령 사자라고 할지라도 대부분 기회가 된다면 남의 고기를 가로채거나 혹은 빼앗아 먹는 경우는 드물지 않습니다. 초기 호미니드 역시 때때로 큰 동물의 남은 고기를 확보해서 식량으로 삼았던 것 같다고 연구팀은 첨언했습니다.
이 연구만으로 사냥꾼 대 시체 청소부의 논란이 끝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 사실 이 부분은 타임머신이라도 개발되서 과거에 직접 가보지 않는 이상 영영 모를 수도 있습니다 - 아무튼 초기 호미니들은 순수한 채식주의자들은 아니었으며 먹을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먹는 잡식 동물이긴 했어도 육식을 꽤 즐겼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육식이 인류 진화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인류의 진화에 육식과 사냥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지능을 진보 시키는 진화압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은 존재합니다. 그냥 평화롭게 채식만 했다면 복잡한 지능을 발전 시킬 필요성은 다소 줄어들 테니 말이죠. 하지만 고양이과 동물처럼 날카로운 무기나 달리기 실력이 없는 사람과의 동물이 사냥을 하려면 도구와 협동이 필수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이 문제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문제이지만 결국 1차 생산자 (예를 들어 식물) 이 아닌 이상 먹고 사는 문제는 생존과 직결되는 만큼 무엇을 어떻게 구해서 먹었는지는 정말 중요한 문제입니다. 초기 호미니드가 무엇을 먹었고, 또 그 먹이를 어떻게 구했는지는 아마도 호미니드 진화에 밀접한 연관이 있을 것입니다. 사실 먹고 살기 위해서 무엇을 하는지는 진화와 상관없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호미니드의 후손 (즉 인간) 에게도 매우 중요한 일이긴 합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
- Joseph V. Ferraro, Thomas W. Plummer, Briana L. Pobiner, James S. Oliver, Laura C. Bishop, David R. Braun, Peter W. Ditchfield, John W. Seaman, Katie M. Binetti, John W. Seaman, Fritz Hertel, Richard Potts. Earliest Archaeological Evidence of Persistent Hominin Carnivory. PLoS ONE, 2013; 8 (4): e62174 DOI:10.1371/journal.pone.0062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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