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박치기 공룡으로 자주 소개되는 파키케팔로사우루스 (Pachycephalosaurus) 는 백악기 후기에 살았던 중소형 크기의 공룡이었습니다. 파키케파로사우루스과 (Pachycephalosauridae) 에는 흔히 서로 박치기를 하는 삽화로 소개되는 공룡 파키케팔로사우루스 와이오밍제네시스 (Pachycephalosaurus wyomingenesis)가 가장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략 4.5 미터 정도 몸길이에 450 kg 까지 체중이 나갔던 것으로 보이는 P. wyomingenesis 는 무려 25 cm 나 되는 두께의 두개골을 가지고 있었는데 구체적으로 이 두꺼운 두개골을 무슨 용도로 사용했는지에 대해서는 지금도 의견이 분분합니다. 진짜로 박치기를 하는 용도라는 주장부터 그냥 암컷을 유혹하기 위한 용도라는 설까지 다양합니다. ( http://blog.naver.com/jjy0501/100169671977 참조)
최근 이 과에 속한 새로운 종의 화석이 발견되었는데, 매우 작은 크기에 이 그룹에서 가장 오래된 화석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잘 발달된 두꺼운 두개골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이 두꺼운 두개골의 용도에 대해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새롭게 발견된 종은 Acrotholus audeti 으로 캐나다의 앨버타 주에서 발견되었으며 큰 개만한 크기로 40 kg 정도 되는 소형 공룡이었습니다. 이를 발굴한 왕립 온타리오 박물관 (Royal Ontario Museum) 의David C. Evans 박사는 이전에 발굴된 또 다른 표본이 이것과 같은 종이라는 사실을 발견하고 두 표본을 분석한 결과를 Nature Communication 에 발표했습니다.
( A. audeti 의 복원 상상도 Life reconstruction of Acrotholus audeti in its environment. (Credit: © Julius Csotonyi))
이에 의하면 A. audeti 는 상당히 초기 파키케팔로사우루스 종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잘 발달된 돔모양의 두개골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앞서 이야기 했듯이 그 크기는 큰 개만한 수준에 불과했을 텐데도 두개골의 가장 두꺼운 부분은 10 cm 에 달할 만큼 두꺼웠습니다. 체격에 비해 상당히 잘 발달된 머리위의 두꺼운 뼈 때문에 이 공룡은 멀리서도 잘 보이는 독특한 대머리 같은 외형을 가지고 있었을 것입니다. 다만 소형 초식 공룡이고 당시 육식 공룡들의 크기들 생각했을 때 이를 포식자에 대비한 방어용으로 사용하지는 못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오히려 머리가 무거워서 도망치는데 방해되지 않았을까 생각되는 데 말이죠)
이런 두꺼운 두개골이 아무 이유 없이 생기진 않았을 것은 분명합니다. 왜냐하면 이를 만드는데 상당한 비용을 투자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죠. 이것이 생존과 자손을 남기는 데 유리한 역할을 했을 것이고 그래서 진화된 특징임에 확실합니다. 그리고 초기부터, 작은 크기의 종에서도 이것이 존재했다는 것은 이것이 꽤 성공적인 특징이었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따라서 꽤 흥미로운 발견이긴 하지만 불행히 아직도 정확히 이 두꺼운 두개골의 역할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진짜 박치기 용이었다는 설부터 그냥 이성을 유혹하기 위한 과시용이었다는 의견들이 대립하고 있는데 행동이라는 부분은 화석으로 남기 힘든 부분이라 진짜 그 시절로 타임머신을 타고 날아가지 않는 이상 정확한 이유는 알기 어려울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신종의 발견은 단순히 박치기 공룡으로 알려진 파키케팔로사우루스가 다양하게 적응 방산했으며 이미 초기 부터 두개골의 특징을 진화시켰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공룡을 비롯해서 고대에 살았던 생물들에 대한 이야기는 여러모로 꽤 흥미로운 부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 David C. Evans, Ryan K. Schott, Derek W. Larson, Caleb M. Brown, Michael J. Ryan. The oldest North American pachycephalosaurid and the hidden diversity of small-bodied ornithischian dinosaurs. Nature Communications, 2013; 4: 1828 DOI: 10.1038/ncomms2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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