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2008 년 아톰 제품군을 출시한 이래 이 제품군의 가장 큰 변화를 포함한 새 22 nm 공정 기반 아톰 아키텍처인 실버몬트 (Silvermont) 를 정식으로 공개했습니다. 현지시각 2013 년 5월 6일 발표된 내용에 의하면 실버몬트 기반 제품군은 이전에 예상되었던 것 보다 더 빠른 2013 년 하반기에 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홀리데이 시즌에는 이를 탑재한 노트북이나 타블렛을 볼 수 있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구체적으로 이를 탑재한 제품의 출시일에 대한 내용은 아직 불명)
베이트레일/밸리뷰 관련 이전 포스트는 아래 참조
실버 몬트는 아톰 아키텍처로 보면 세 번째 메이저 업데이트지만 사실 보넬과 솔트웰이 별 차이가 없기 때문에 2008 년 등장 이후 5 년만의 가장 큰 업데이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08 년 첫 아톰이 등장했을 때 아키텍처가 바로 보넬 (Bonnell microarchitecture) 으로 크기과 전력소모를 줄이는데 주력한 반면 성능을 희생한 마이크로아키텍처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래 슬라이드의 출처는 모두 Intel)
보넬 마이크로 아키텍처는 구조를 단순하게 만들기 위해 과거 펜티엄이나 486 에서 사용되던 오래된 아키텍처도 일부 가져왔습니다. 특히 인 오더 (in order) 방식 실행엔진을 사용해 전력 소모를 줄인 것이 특징이었습니다. 이 방식은 전력 소모를 줄이고 구조를 단순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대신 성능에서 큰 발목을 잡았습니다.
하지만 사실 아톰이 등장하던 시점에서는 ARM 의 Cortex A9 에 비해 훨씬 우수한 성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인텔은 자신 만만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후 인텔은 아톰의 성능을 업그레이드 하는데 주력하기 보다는 고성능 아톰이 자사의 상위 코어 프로세서 제품군에 위협이 되는 걸 방지하기 위해 성능 향상을 게을리 했고 그 사이 ARM 진영은 모바일 시장을 장악했습니다.
아톰 제품군은 성능은 높았지만 여전히 ARM 프로세서 대비 전력 소모가 높아 모바일에는 적합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윈도우 OS 를 구동하기에는 성능이 별로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 이점은 32nm 공정에서 등장한 마이너 채인지 버전인 Saltwell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Saltwell 은 tick tock 의 개념으로 보넬의 32 nm 공정 다이 쉬링크 모델이라고 할 수 있음. Cedarview 와 Cloverview, Centerton 등이 해당)
실버몬트는 tick 과 tock 이 동시에 적용된 모델로 그만큼 인텔이 급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버몬트는 공개된 내용에 의하면 이미 22 nm 공정 다이 쉬링크 아톰이라고 부르기에는 꽤 많은 변화를 거친 것으로 보입니다. 아난드텍은 이를 매우 심도 있게 분석했으므로 관심있으신 분이라면 정독하셔도 될 듯 합니다.
이번 실버몬트 아키텍처의 가장 큰 변화는 다시 아웃 오브 오더 실행 (out-of-order execution (OoOE)) 으로 돌아왔다는 점입니다. 전력 소모는 다소 증가할 수 있지만 그 이상으로 퍼포먼스 증가가 예상되는 데다 더 중요하게는 이제 아톰이 더 이상 저전력 저성능만 고집해서는 살아남기 힘든 상황이라 필연적인 변화 였다고 생각됩니다. 여기에 실버몬트는 파이프라인을 전반적으로 손봐서 싱글 쓰레드 기준 50% 의 성능 향상을 약속하고 있다고 하는데 실제 나와보면 입증될 부분으로 보입니다.
이외에도 실버몬트는 사실상 형님인 Core 마이크로 아키텍처로 부터 여러가지를 가져와 성능 향상을 도모했습니다. SSE4.1 및 SSE4.2 등 새 명령어셋을 빌려온 것은 그 중 하나입니다. 기존의 아톰의 경우 인텔의 터보 부스트 기술의 아주 초기 버전을 사용하고 있지만 새 실버 몬트는 진정한 의미의 터보 부스트를 가져와 멀티 코어에서 싱글 쓰레드 성능을 크게 향상시키겠다고 약속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 볼 수 있습니다.
또 한가지 재미있는 부분은 실버몬트가 하이퍼쓰레드 (HT) 를 적어도 초기 버전에서 지원하지 않는 대신 (앞으로는 어떨지 모르지만) 2개의 코어를 한개의 모듈 방식으로 만들어 쉽게 확장이 가능하도록 지원했다는 점입니다. 이를 이용하면 1 - 8 코어 실버몬트를 구성 쉽게 멀티 코어화 시킬 수 있습니다. 다만 2013 년에는 1,2,4 코어 실버몬트만 등장한다고 합니다. 두개의 실버몬트 코어는 하나의 모듈을 형성하고 1 MB L2 캐쉬를 공유하는데 독립적인 코어가 하나의 모듈을 구성하는 방식으로 AMD 의 불도저 아키텍처와는 다르지만 재미있는 비교라고 하겠습니다.
그래픽은 이전에 공개한 것 처럼 아이비 브릿지에 사용된 EU 중 4 개를 사용합니다. 다만 여기에도 모델별로 차이가 존재할 가능성은 있어 보입니다. 인텔은 베이 트레일 제품군에서 기존 세대 아톰 그래픽에 비해 3 배의 성능 향상을 언급한 바 있는데 현재 아톰의 내장 그래픽 성능을 감안하면 가능한 이야기 입니다. CPU 성능에 있어서는 HT 대신 멀티 코어화와 IPC 향상으로 50 - 100% 의 성능향상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2 코어 4 쓰레드 보다 4 코어 4 쓰레드가 확실히 성능이 좋겠죠. 물론 진짜 성능이 어느 정도인지는 두고봐야 알 것 같습니다. 이론적으로는 IPC 향상, 쿼드 코어, 클럭 향상으로 CPU 부분은 2 배, GPU 는 3 배 정도 향상이 있어야 합니다.
(참고로 명칭에 대해서 정리하면 밸리뷰는 코드 네임이며 아키텍처 명은 실버몬트, 스마트폰용 제품은 메리 필드 (Merrifield), 타블렛 용은 베이 트레일 (Bay trail), 통신 기반 시설용 제품은 랑젤리 (Rangeley), 마이크로 서버 제품은 아보턴 (Avoton) 입니다. 베이 트레일은 2013 년 하반기, 메리필드와 아보턴은 2014 년 초에 출시될 것이라고 합니다. 물론 스마트폰 및 타블렛 제품은 SoC 칩입니다. )
아난드텍측의 예측은 2.4 GH 실버 몬트 싱글 코어가 1.2 GHz 펜린 싱글 코어와 성능이 비슷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현재 4 코어 2.13 GHz 실버 몬트가 출시 예정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그 성능이 현재의 아톰과 아이비 브릿지 사이에 있을 것으로 예측해 볼 수 있습니다. 아무튼 최소한 윈도우를 굴릴 때 답답하지는 않은 성능까지는 올라갈 것으로 기대 할 수 있으나 역시 구체적인 벤치 마크로 입증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단 이렇게 되면 전력 소모와 다이 사이즈가 증가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인텔은 이미 성숙 단계에 이르른 22 nm Tri gate 공정으로 이를 극복할 수 있다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전력대 성능비로 따지면 솔트웰 대비 실버몬트는 2-4 배의 성능 향상이 있으며 다른 유력한 ARM 진영의 경쟁자들을 다 몰아낼 수 있을 것 만 같습니다. 왜냐하면 심지어 전력대 성능비에서도 이제는 ARM 기반 AP 를 넘어선다고 이야기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2 nm 공정의 힘과 새로운 아키텍처로 Cortex A15 와 의 비교에서는 이 말이 사실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전세대의 무어스타운이나 클로버 트레일도 경쟁자들을 다 이길 수 있는 것처럼 이야기 했던 전례를 볼 때 실제 물건이 나오기 전까지 속단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인텔이 실버몬트에서 많은 것을 준비하고 나온 것은 사실인 것으로 보입니다. 무엇보다 전세대 아톰의 성능이 너무 낮기 때문에 이를 끌어 올리는 것은 역설적으로 매우 쉬웠을 것으로 (?) 생각합니다.
분명 실버 몬트가 이전 세대 대비 성능이 향상된 것은 의심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성공을 장담하긴 이른 상황이죠. 실버몬트가 등장하는 2013 년 말에서 2014 년에는 ARM 진영도 새 제품들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이 변수입니다. 2014 년에는 Cortex A50 계열의 신제품과 더불어 SGX 의 6 시리즈 및 케플러 기반 테그라 등 새로운 모바일 GPU 들이 일반화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인텔이 과연 이들과의 경쟁에서 과거의 굴욕을 갚고 칩질라의 영광을 모바일에서 재연하는지가 2014 년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 같습니다.
아무튼 적어도 고성능 아톰 CPU 가 나오면 윈도우 8 타블렛도 쓸만한 녀석들이 다수 나올 것을 기대됩니다. 실버몬트는 과거 인텔의 선보인 보넬/솔트웰 같은 서자 취급을 받은 저가 저성능 CPU 가 아니라 하스웰과 더불어 모바일 시장을 공략할 주력 제품군으로 미래가 주목됩니다.
참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