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언론들이 합동 참모 본부 관계자의 말을 빌어 2013 년 5월 19 일 북한의 해안포 및 갱도 진지를 정밀 타격할 스파이크 (Spike) 미사일을 백령도와 연평도 등 서북 도서에 수십기 배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번에 배치된 미사일은 이전 연평도 포격 사건 등 북한의 국지 도발에 대한 대응으로 이뤄진 전력 증강 사업의 결과입니다. 우리가 도입하는 것은 Spike NLOS 로 대략 50 기 정도 미사일을 도입할 것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정확한 수량은 보도되지 않았습니다. (대략 미사일 60 기에 런처를 포함한 차량 4 대라고 비공식적으로 알려져 있는데 나중에 확인되거나 수정될 수 있습니다. 아무튼 소량입니다)
스파이크 (Spike) 는 본래 4세대 휴대용 대전차 미사일 (4th generation man portable fire and forget anti tank guided missile) 로 개발된 것으로 1997 년부터 실전 배치되어 개발국인 이스라엘은 물론 유럽과 남미 여러 국가에서 운용 중에 있습니다. 따라서 어느 정도 신뢰성은 확보된 미사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과 경쟁하는 미사일은 미국의 FGM-148 Javelin 인데 우리의 목적에는 특수한 용도로 개발된 Spike NLOS 가 필요해서 처음부터 재블린의 고려의 대상은 아니었습니다.
(전시된 스파이크 대전차 미사일 Spike LR ATGM 의 목업. 런처 (발사대) 와 함께 발사되는 장면을 데몬스트레이션 한 것으로 물론 평상시에는 미사일이 발사관 안에 수납되어 있음 Photo taken at Singapore Army Open House 2007, SPIKE ATGM complete with mock-up SPIKE LR missile. http://en.wikipedia.org/wiki/File:SPIKE_ATGM.jpg )
이름에서 부터 알수 있듯이 대전차 미사일로 개발된 스파이크 미사일은 미사일을 계속 사수가 유도할 필요가 없는 fire and forget 기능과 자동 유도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시커는 적외선 이미지 센서 입니다. (IIR Seeker) 또 여기에서 더 나아가 fire and forget plus 모드를 사용할 수 있는데 이것은 보이지 않는 적 전차와 차량을 공격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일단 발사된 스파이크 미사일은 높이 올라간 후 내려오면서 사수의 위치에서 보이지 않는 적 전차를 찾아내며 필요시 공격 목표를 바꿔서 공격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시가전이나 산악 지형 처럼 장애물이 많아 적 전차를 찾기 힘든 장소에서 유리합니다. 정확히 무슨 이야기인지는 아래 동영상을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2분 57 초 부터 fire and forget plus 모드 설명 )
(동영상. Source : Rafael Advanced Defense System)
스파이크 미사일을 최신 대전차 미사일로 반응 장갑을 사용하는 적 전차에 대해서 대응하기 위해 탠덤 탄두 (Tandem warhead) 를 사용합니다. 즉 성형 작약탄이 2 개 들어 있어 첫번째 탄두는 반응 장갑을 파괴하고 두번째 탄두는 실제 전차 장갑을 파괴하는 데 사용합니다. 또 요즘 나오는 전차들의 두꺼운 전면 장갑을 회피해서 상대적으로 장갑이 얇은 상부 장갑을 노려서 공격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런 점은 라이벌인 재블린과 비슷합니다. 마지막으로 soft launch (미사일이 일단 발사대에서 떠난 후 주 모터를 점화시켜 추진하는 것) 이 가능해 좁은 공간에서도 미사일을 발사 가능합니다. (예를 들면 미사일이 발사대에서 바로 점화되어 발사되는 경우 분사된 가스 압력 때문에 좁은 방안에서 발사하면 사수가 위험하지만 이 미사일은 일단 한번 작약의 힘으로 발사대에서 튀어나간 후 점화되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것)
스파이크 미사일은 사정거리와 무게에 따라 모델이 다양한데 간단히 설명하면
Spike - SR : 이름처럼 단거리 (Short Range) 버전으로 50 - 800 m 사거리를 지님. 무게는 9 kg. 이 버전은 특히 시가전에 유리한 타입으로 특히 단거리 교전에 유리.
Spike - MR : 중거리 (Middle Range) 버전으로 200 - 2500 m 사거리를 지님. 중량 14 kg.
Spike - LR : 사거리 4000 m 까지 장거리 버전으로 런처를 포함한 총 시스템의 무게는 45 kg. 보병이 휴대할 수도 있지만 차량에 장착해서 사용할 수도 있음. 이 버전이 위의 영상에서 보는 것처럼 광섬유를 이용해서 사수가 발사된 미사일에서 전송한 영상을 볼 수 있는 기능이 있음. 최대 700 mm 의 장갑 관통 가능.
Spike - ER : 사거리 연장형 (Extended Range) 버전으로 최대 8000 미터 까지 발사 가능. 미사일 무게가 34 kg 로 보병이 휴대하긴 힘들고 주로 차량이나 헬기, 고속정 등에 탑재하는 버전임. 최대 1000 mm 장갑 관통 가능
Spike NLOS : Non Line Of Sight 란 의미로 최대 25 km 까지 장거리 버전. 총 중량 70 kg 짜리 미사일로 초기 버전과는 거의 별개의 미사일이 된 Spike NLOS 는 총 무게만 70 kg 에 달해 별도의 차량이 필요함. 사수는 미사일이 보낸 영상을 보면서 목표물을 선택적으로 공격할 수 있으며 아주 작은 목표물도 유도 가능.
스파이크 SR - ER 까지는 사실 전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독일의 라인메탈과는 합작 생산을 통해 독일에만 4000 기의 스파이크 미사일이 판매되었고 다른 유럽 국가들도 수십에서 수천발을 수입한 바 있습니다. 스파이크 NLOS 의 경우 이스라엘군에서 먼저 사용되었고 2011 년 9월에 한국에 수량 불명의 스파이크 NLOS 판매 계약을 맺었다고 하는데 대략 50 - 60 기 정도 수량인 것 같지만 이글을 쓰는 시점까지는 아직 수량 불명입니다. 다만 목적 및 예산 관계로 소량인 것은 확실합니다.
스파이크 NLOS 는 2차 레바논 전쟁 (2006 레바논 전쟁) 및 기타 국지전 상황에서 실전 테스트를 겪은 적이 있습니다. 이 미사일은 라파엘사가 자랑하는 것처럼 날아가는 도중 영상을 보내 전장 상황을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목표를 직접 눈으로 보고 타격이 가능하며 매우 작은 목표물도 공격이 가능합니다. (아래 영상 참조)
(2차 레바논 전쟁 당시 이스라엘 군이 발사한 Spike NLOS 가 20 km 떨어진 목표물을 타격하는 영상. )
참고로 국내 기사에 등장한 일부 Spike NLOS 의 사진은 잘못된 것으로 사실은 Spike LR 버전 사진이며 실제 Spike NLOS의 모습은 아래 라파엘사 브로셔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구체적인 도입 수량 및 가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예산 및 국방부 관계자 말을 인용하면 대당 2-3 억원 정도로 가격은 저렴한 것으로 보입니다. 본래는 2012 년 말에 도입 되어야 하지만 이스라엘 현지에서 테스트가 길어지면서 대략 6 개월 정도 연기되었다고 합니다. 도입 수량을 고려하면 북한 장사정포 및 동굴 진지내 해안포를 정밀 타격할 수 있다고 해도 전면전 상황에서는 큰 효과를 보긴 힘들고 대개는 연평도 포격과 같은 국지전 상황에서 활용할 목적으로 도입된 것으로 생각됩니다. 안개가 잦은 환경에서 CCD/IIR 시커가 얼마나 잘 보일지는 약간 미지수이긴 하지만 원리상 이전 연평도 포격 당시처럼 정확한 공격 원점에 직접 타격을 못할 가능성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이것과는 다른 이야기긴 하지만 6 개월 정도 연기된 스파이크 NLOS 의 도입은 다른 사업에 비하면 사실 양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북 도서 방위를 위한 전술 비행선 도입 건은 비행체는 미국, 카메라 및 레이더는 이스라엘 제를 도입하기로 했으나 기술 협정 체결 문제로 지연되고 있고 역시 정찰 자산 확보를 위한 무인 정찰기 도입 건은 사업자 선정 추진 과정에서 고정익 vs 회전익 등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예산 반영도 못한 상태입니다.
연평도 포격 당시 정찰 자산이 없어 쩔쩔 매던 모습을 생각하면 아쉬운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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