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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TS(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국내 환자 첫번째 확인




 국내 언론에서는 '살인 진드기' 라는 다소 선정적인 제목으로 소개되고 있는 SFTS (severe fever with thrombocytopenia syndrome  중증 열성 혈소판 감소 증후군) 가 역추적 조사 대상 5 건 중 사망 1 례에서 확인되어 국내에서 이미 작은소참진드기(Haemaphysalis longicornis) 에 의한 SFTS 가 실제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시켰습니다. 비록 SFTS 및 작은소참진드기가 매개하는 다른 질환을 피하기 위해 주의할 필요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겁먹을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실제로 진드기에 물린다고 다 감염되지도 않거니와 SFTS 가 발병할 가능성은 지금까지는 매우 낮은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SFTS 를 일으키는 SFTS Virus (SFTSV) 는 분야 바이러스과 (Bunyaviridae, 신증후성 출혈열 (유행성 출혈열) 을 일으키는 한탄 바이러스도 여기에 속함.) 에 속하는 Phlebovirus 로 Group V ((-)ssRNA) Virus 입니다. 이 바이러스는 Phlebovirus 중 인간에서 감염을 일으킨다고 알려진 바이러스 9 종 가운데 가장 최근에 밝혀진 종입니다. 워낙 새롭게 알려진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특별한 치료법이나 백신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최초 SFTS 가 알려진 것은 중국으로 대략 2007 년 5월 에서 2010 년 9월까지 557 명의 의심환자가 발생하여 18 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2009 년 중국에서 새로운 바이러스인 SFTS 를 분리하는데 성공하므로써 원인 불명의 열성 질환이 작은소 참진드기가 매개하는 바이러스 질환이라는 것이 처음 알려졌습니다. (1)  이후 한동안 중국에서만 환자가 알려지다가 2013 년 초 일본에서도 사망 케이스들이 보고되면서 언론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중국에서 보고된 케이스들에 의하면 SFTS 에 최초 보고 환자들은 고열 (섭씨 39.2 - 39.7 도), 무력감, 결막 출혈, 설사, 복통, 백혈구 감소증, 혈소판 감소증, 단백뇨, 혈뇨 등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가장 큰 특징은 고열과 더불어 혈소판 감소증이 나타난다는 점인데 (fever with thrombocytopenia) 이로 인해 바이러스에 의한 전염병이 의심되었고 바이러스와 매개 곤충이 동정되면서 구체적인 질병의 전모가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1)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은 논문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한국에서는 올해 5 월 2일 국내 서식 작은소참진드기에서 이 바이러스가 동정되어 국내 보건 당국이 조사에 나섰고, 지난 2013 년 5월 16 일 제주도에서 SFTS 의심 환자의 사망 케이스가 보고되면서 - 이글을 쓰는 시점까지 아직 결과는 나오지 않음 - 언론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보건 당국이 과거 5 례의 의심 케이스를 역추적 조사 하는 과정에서 작년 원인 불명의 열성 질환으로 사망한 케이스 1 례에서 이 바이러스를 동정하는데 성공하므로써 한국에서도 이 바이러스를 가진 작은소참진드기가 존재할 뿐 아니라 사망 케이스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습니다. 


 이 환자는 강원도에 거주하는 63 세 여성으로 2012 년 7월 중순과 하순에 3-4 차례 텃밭에서 작업 중 벌레에 물린 것으로 기억했다고 합니다. 이후 2012 년 8월 3일 발열/설사/ 벌레 물린 자리가 부어 오르는 증상으로 인근 병원에 입원후 8월 8일 발열과 더불어 혈소판 감소증이 나타나 서울대 병원으로 전원되었습니다. 당시 얼굴 발진, 결막 충혈, 목 뒤에 벌레 물린 자국, 목과 우측 사타구니 림프절 종창 소견등이 보여 고열과 혈소판 감소증을 일으킬 수 있는 다른 질환들을 검사했지만 모두 음성이었습니다. (당시
SFTS 는 중국에서 밖에 보고되지 않은 시점) 이 환자는 2012 년 8월 10일 의식이 저하되어 중환자실에 입원하였으나 12 일 다발성 장기 부전이 진행하여 사망했습니다. (2)


 중국에서 2009 년에서 2010 년 사이 SFTS 가 발병한 174 명의 환자를 분석한 결과 환자들은 고열을 가장 주된 증상으로 보였고 혈액 검사상에서는 혈소판 감소증이 가장 큰 특징이었습니다. 발생한 환자의 97% 는 농부로 작은소참진드기가 잘 서식하는 숲이 우거진 언덕 지형에서 일하다가 발병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환자의 75% 는 50 세 이상으로 특히 고령자에 잘 생기는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에서 증례 분석에서는 SFTS의 발병 연령이 39 세에서 83 세로 젊은 층과 소아에서는 잘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진짜로 젊은 연령과 소아에서 발생하지 않는지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를 수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결과는 그냥 고령자에서 호발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망 케이스의 대부분은 60 대 이상 고령자입니다. 따라서 특히 고령자가 이 바이러스 감염에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까지 나온 자료를 볼 때 이 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은 아주 높지는 않습니다. 일단 국내에서 초기 역학 조사 결과 작은소 참진드기 개체 수중 극히 일부 (약 0.5% 이하) 만이 이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진드기에 물린다고 해도 이 SFTS 에 감염될 가능성은 낮으며 지금까지 보고된 환자가 진드기 개체수에 비해 매우 적다는 점을 생각하면 바이러스를 가진 진드기에 물린다고 해서 100% SFTS 에 걸리지는 않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만 이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역학 조사가 필요하며 이 내용은 다소 수정될 수 있습니다. 


 아무튼 지금까지 조사 결과를 보건대 아직 '살인 진드기' 라고 부르면서 공포에 질릴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작은소참진드기는 오래전 부터 해충으로 지목받은 곤충으로 사람에게 라임병 (Lyme disease) 을 일으키는 보렐리아균을 전파시키는 것은 물론 리케치아 질환 등 여러 질환을 매개해 왔기 때문입니다. 굳이 지금와서 새삼스럽게 살인 진드기가 될 이유는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충혈된 작은소참진드기 Haemaphysalis longicornis http://en.wikipedia.org/wiki/File:Haemaphysalis_longicornis_1.jpg )   


 또 이미 일부 언론들을 통해 보도되는 것 처럼 사실 SFTS 가 특별히 일본 뇌염이나 (작년에 20 명 발생) 유행성 출혈열 보다 사망률이 더 높지 않습니다. 대략적인 사망율은 10% 미만, 대개는 6% 수준인 것으로 현재까지 알려져 있고 대부분 고령자나 면역이 좋지 않거나 기저 질환이 있는 경우 위험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또 적어도 현재까지는 SFTS 가 말라리아나 쯔쯔가무시 병 처럼 흔하게 발생하는 절지동물 매개 감염도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작은소참진드기 자체도 대개 도시 지역에서는 보기 힘듭니다. 


 솔직히 위험성으로 따지면 말라리아 매개 모기가 살인 모기로 불려야 마땅하겠죠. 하지만 모기가 말라리아나 일본 뇌염을 전파한다고 해서 해당 질환을 '살인 모기' 라고 부르지 않고 말리리아나 일본 뇌염이라고 부르는 것 처럼 해당 질환의 정확한 명칭은 현재까지 SFTS 혹은 중증 열성 혈소판 감소 증후군입니다. 하지만 '살인 진드기' 가 더 공포 영화 같은 느낌을 주고 클릭을 유발해서 그런지 이런 이름으로 보도되고 있습니다.   


 딴 이야기가 길었는데 SFTS 에 대해서 현재 시점까지는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내용과 더불어 간단한 예방 수칙을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물론 예방 수칙이란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방법' 입니다. 


- 긴팔, 긴바지,양말 등 피부노출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긴 옷 착용
 - 등산, 트래킹 등 야외활동 시 기피제를 준비하여 뿌릴 것 
 - 작업 및 야외활동 후에 즉시 샤워나 목욕을 하여 진드기를 제거할 것
 - 작업 및 야외활동 후 작업복, 속옷, 양말 등 세탁할 것
 - 풀밭 위에 옷을 벗어 놓고 눕거나 잠을 자지 말 것
 - 풀밭 위에 돗자리를 펴서 앉고 사용한 돗자리는 세척하여 햇볕에 말릴 것
 - 논밭 작업 중 풀숲에 앉아서 용변을 보지 말 것
 - 작업 시 기피제 처리한 작업복과 토시를 착용하고, 소매와 바지 끝을 단단히 여미고 장화를 신을 것


 등으로 실제로 이 진드기가 주로 인적이 산에 많이 분포하는 만큼 등산이나 산에서 작업시 조심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이는 다른 열성 감염성 질환 예방 수칙과 거의 동일하므로 다른 질환을 막는데도 유용합니다. 


 한편 언론을 통해 널리 보도된 대로 바이러스 자체에 대한 치료 방법이나 백신은 없지만 그렇다고 걸리면 무조건 죽는 불치병이 아닌 만큼 과도한 공포를 가질 이유는 없습니다. 또 바이러스 자체에 대한 항바이러스제가 없다는 것은 치료를 전혀 할 수 없다는 것과는 또 다른 이야기 입니다. 


 예를 들어 신증후성 출혈열 (hemorrhagic fever with renal syndrome  유행성 출혈열) 역시 효과적인 항바이러스 치료제는 없지만 (다만 초기에 ribavirin 이 약간 도움이 될 수 있음) 그렇다고 치료를 못하는 건 아니죠. 합병증에 대한 적절한 치료로 경과를 빨리 호전시키고 사망률을 낮출 수도 있습니다. 다만 지금까지의 보고를 보건대 고령자는 좀 더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까지는 아직 국내 작은소참진드기에서 SFTSV 의 분리 비율이 낮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진드기에 물리지 않게 주의하는 일은 필요합니다. 또 진드기에 물린 후 고열 증상이 있거나 산에 갔다 온 후 (본인은 물렸는지 몰라도 사실은 물렸을 수 있음) 고열 증상이 있는 경우 무시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서 적절한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SFTS 외에 다양한 열성 질환이 존재하기 때문에 적절한 진료는 필수입니다. 


덧) 언론 보도에 의하면 제주 환자 역시 SFTS 환자라고 합니다. 따라서 확진 사망 케이스는 2 명입니다. (5월 23일까지)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2&oid=001&aid=0006275964

 참고  

     



1. Fever with Thrombocytopenia Associated with a Novel Bunyavirus in China.  Xue-Jie Yu, et al.  N Engl J Med 2011; 364:1523-1532April 21, 2011DOI: 10.1056/NEJMoa1010095]

2. SFTS(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국내 환자 첫 확인. 질병 관리 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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