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 캠프 원에서 바라본 에베레스트 산 Mount Everest from base camp one
미 지구물리학 협회 (AGU : American Geophysical Union) 의 지원을 받은 한 연구에 의하면 에베레스트 산 지역의 빙하가 50 년 전에 비해서 약 13% 정도 감소했으며 눈으로 덮힌 지역의 경계 (snow line) 역시 190 미터 정도 위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했습니다.
히말라야 산맥이나 안데스 산맥등 세계 주요 고산 지대에는 산악 빙하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이들은 일종의 천연 저수지와 같은 역할을 해서, 조금씩 녹으면서 산기슭과 강의 상류에 물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물론 계속해서 눈이 내려 얼음의 양을 보충하기 때문에 평균적으로 보면 고산 지대 빙하의 양은 일정하게 되어 있습니다. 적어도 20 세기 전까지는 말이죠.
장기적으로 봤을 때 고산 지대에 형성되는 빙하는 지구 기후의 변화에 따라 확장과 축소를 계속해왔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전 지구적인 기온 상승의 여파로 대부분의 산악 빙하는 빠른 속도로 축소되어 매우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사실 산악 빙하의 축소와 만년설로 덮힌 지역의 축소는 세계 곳곳의 고산 지대에서 관측되고 있습니다.
지금 소개하는 연구는 에베레스트 산과 이 산을 포함하는 사가르마샤 국립 공원 (Sagarmatha National Park) 에 속한 1148㎢ 에 달하는 고산지대를 촬영한 위성 사진 및 지상 관측 기록을 검토해 지난 50 년간의 변화를 추적한 것입니다. 그 결과 에베레스트 산과 그 주변 지역 역시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빙하의 축소가 관찰되었습니다.
1960 년대와 비교했을 때 에베레스트 산의 빙하는 (눈으로 덮힌 지역이 아니라) 적어도 400 미터 정도 뒤로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물론 이 정도로 에베레스트 산의 눈덮힌 정상이 사라지진 않지만 점차로 눈으로 덮힌 지역이 축소되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1 제곱 킬로 미터 이하의 작은 고산 지대 빙하는 지난 수십년간 급격히 축소되고 있습니다.
에베레스트 산 지역은 지구 기온 상승 평균 보다는 조금 낮은 섭씨 0.6 도 정도의 온도 상승을 보고하고 있습니다. 다만 강우량은 이전에 비해 연간 100 mm 정도 줄어드는 변화를 보이고 있고 이것 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빙하의 양을 더 감소시키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연구팀은 이와 같은 변화가 인간의 온실 가스 배출에 의한 기후 변화와 연관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지만 아직 명확한 연관 관계를 밝히지는 못했다고 첨언했습니다. 연구의 리더인 밀란 대학의 Sudeep Thakuri는 "히말라야 빙하는 건기에 녹은 물을 아래로 흘려보내 건기에는 아시아의 물 저장고 같은 역할을 하고 있으며 하류 지역 사람들은 농업 용수 및 식수를 여기에 의존하고 있다" 라고 언급해 히말라야 빙하의 감소가 단지 감상적인 문제가 아니라 실제적인 위기라는 것을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이 문제는 세계의 다른 지역에서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산 지대 빙하의 감소는 장차 물 부족과 기후 난민의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볼 사람들은 실제로는 온실 가스 배출의 책임에서 가장 자유로운 저개발 국가의 국민들이라는 점은 아이러니라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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