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태양계 이야기 144 - 가장 상세한 타이탄의 지형도




 이전 수차례 포스트들을 통해 알려드린 바와 같이 토성의 위성 타이탄은 태양계에서 가장 흥미롭고 복잡한 위성 가운데 하나입니다. 일단 크기로 볼 때도 반지름 2576 km 로 수성 보다 약간 큰 편이며, 지구의 위성인 달과 비교시는 거의 1.5 배 정도 지름이 크고 80% 나 무겁습니다. 단독으로 태양 주위를 공전했다면 행성의 지위를 얻었을 가능성도 있는 이 큰 위성은 가니메데에 이어 2번째로 태양계에서 큰 위성입니다. 


 그런데 사실 타이탄의 흥미로운 점은 그 크기보다도 두꺼운 대기와 단순하지 않은 지형에 있습니다. 태양계의 위성 가운데 이렇게 두꺼운 대기를 가진 위성은 타이탄 뿐입니다. 이 대기의 대부분 (98.4%) 은 질소로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1.4% 정도 함량의 메탄 및 기타 탄화 수소는 지구 기후에서 물이 하는 역할을 대신해 타이탄에 다양한 기후와 지형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전 포스트에서 언급했듯이 타이탄의 기온 -  평균 93.7 K (−179.5 °C) - 에서는 지구에서는 천연가스의 형태로 존재하는 기체들이 액체가 되어 비나 눈처럼 내릴 수 있습니다. 실제 카시니와 호이겐스 착륙선은 타이탄의 지표에서 거대한 크기의 탄화 수소 호수를 발견했습니다. 가장 큰 크라켄 마레 (Kraken Mare)는 카스피해 (약 37 만 ㎢ ) 만한 면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전 포스트 참조 :  http://blog.naver.com/jjy0501/100161390100
                             http://blog.naver.com/jjy0501/100161498845

 즉 타이탄의 표면에는 암석 대신 얼음으로 된 지각이 존재하고 다시 그 위에는 탄화 수소로 된 비가 내리면서 강과 호수 지형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지구를 제외하고 현재 지표에 액체 상태의 호수나 바다가 있는 유일한 태양계내 천체가 바로 타이탄입니다. 이런 액체의 존재는 아주 독특한 지형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에 행성 과학자들의 비상한 관심의 대상이라고 하겠습니다. 이 부분은 이미 이전 포스트에서 다룬 바가 있으므로 상세한 설명은 이전 포스트 내용으로 대신하고 오늘 소개할 것은 현재까지 이뤄진 카시니의 100 차례 이상 타이탄 근접 관측으로 이뤄진 타이탄의 새로운 지형도에 관한 것입니다. 


 사실 타이탄의 복잡한 지형을 형성한 탄화 수소는 아이러니하게 타이탄 표면의 관측을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두꺼운 연무로 인해 육안으로 타이탄을 관측하면 그냥 노란색의 공처럼 보일 뿐입니다. 카시니 우주선은 이런 타이탄을 관측하기 위해 합성 개구 레이더 (Synthetic Aperture Radar  SAR) 를 비롯한 여러 장비를 갖추고 있어 실제 가시광 영역에서 관측하는 것 처럼 고해상도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타이탄의 대략적인 지형을 관측할 수 있습니다. 


 나사와 존스 홉킨스 대학의 응용 물리학 연구소 (Johns Hopkins University Applied Physics Laboratory ) 의 과학자들은 2004 년 카시니 - 호이겐스 탐사선이 토성 궤도에 진입한 이후 보내온 거의 10 년간의 자료를 분석해 타이탄의 가장 상세한 지형도를 완성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다만 이 지형도는 다소 한계가 있는 것이 카시니 자체가 사실은 타이탄 주위를 공전하는 위성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1997 년에 발사되어 2004 년부터 지금까지 임무를 지속중에 있는 장수 탐사선 카시니는 사실 토성 주위를 공전하는 탐사선입니다. 따라서 타이탄은 스처 지나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아쉽게도 상세한 전체 지형도를 만드는데 상당한 여러움이 있는 게 사실이며 아직 지형도를 작성하지 못한 부분도 존재합니다. 



(이번에 작성한 타이탄의 지형도. 가장 위의 사진은 카시니가 실제 레이더로 상세 관측한 부분을 노란색으로 나탄낸 것. 이는 타이탄 지형의 지표의 절반에 해당. 파란색의 부분은 카시니의 적외선 분광기로 측정한 부분. 그리고 아래는 이를 종합해 만든 지형도.   Two Views of Titan's Topography: To create the first global, topographic map of Saturn's moon Titan, scientists analyzed data from NASA's Cassini spacecraft and a mathematical process called splining. This method effectively uses smooth curved surfaces to "join" the areas between grids of existing topography profiles obtained by Cassini's radar instrument. In the upper panel of this graphic, gold colors show where radar images have been obtained over almost half of Titan's surface, laid over a (blue toned) near-global map of infrared color from the Cassini visual and infrared mapping spectrometer instrument. Within the gold images, narrow strips of rainbow colors show where height data have been obtained. The lower panel shows the new topography map, with contour lines spaced 656 feet (200 meters) apart in elevation that were added to facilitate interpretation of the data. South polar depressions and four mountains are notably prominent; a dark region at 50–65 degrees south latitude and 0–60 degrees east longitude coincides with a major depression. The radar and VIMS data were obtained from 2004 to 2011. (Credit: NASA/JPL-Caltech/ASI/JHUAPL/Cornell/Weizmann) )


 이 결과 나타난 타이탄은 아주 평탄하지는 않으며 산과 분지 지형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낮은 곳에는 탄화 수소가 고여 호수들을 형성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가지 재미있는 특징은 적도 부근에 고지대들이 존재하는 반면 양 극지방은 저지대라는 점입니다. 왜 이런 지형을 형성했는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그리고 이전 포스트에서 이야기 했듯이 타이탄의 지표는 적외선 관측에서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이 분명히 드러나며 지구의 사구 지형과 비슷해 보이는 지형도 가지고 있어 만약 탄화 수소의 장막을 걷어내고 관측한다면 꽤 다채로운 지형이 펼쳐져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여기에는 사막이나 산, 얼음 화산, 분지, 호수, 강 등의 다양한 지형이 있을 것입니다. 다만 카시니의 관측 결과만으로 알 수 있는 정보는 한계가 있습니다. 더 알기 위해서는 새로운 탐사선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전 2011 년에 공개된 타이탄의 적외선 영역 표면 촬영 영상 938 nm 필터를 적용한 이미지임. (클릭하면 원본)  NASA/JPL-Caltech/Space Science Institute ) 


 카시니는 2017 년까지 임무를 수행할 예정입니다. 향후 토성/타이탄 탐사를 책임질 우주선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타이탄의 지표의 본 모습을 알기 위한 여러가지 제안들이 등장하고 있는데 예산 등의 문제로 아직 확정된 내용이 없어 다소 아쉬운 상태입니다. 현재 타이탄에 기구 형태의 지표 관측기구나 혹은 무인 드론 형태의 탐사선으로 지표를 상세하게 관측하자는 제안은 나온 상태입니다. 

 아무튼 토성의 추운 위성에 이렇게 다양한 기후와 지형을 지닌 위성이 존재한다는 것은 꽤 흥미로운 일 인듯 합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1. Ralph D. Lorenz, Bryan W. Stiles, Oded Aharonson, Antoine Lucas, Alexander G. Hayes, Randolph L. Kirk, Howard A. Zebker, Elizabeth P. Turtle, Catherine D. Neish, Ellen R. Stofan, Jason W. Barnes. A global topographic map of Titan. Icarus, 2013; 225 (1): 367 DOI:10.1016/j.icarus.2013.04.002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R 스튜디오 설치 및 업데이트

 R을 설치한 후 기본으로 제공되는 R 콘솔창에서 코드를 입력해 작업을 수행할 수도 있지만, 보통은 그렇게 하기 보다는 가장 널리 사용되는 R 개발환경인 R 스튜디오가 널리 사용됩니다. 오픈 소스 무료 버전의 R 스튜디오는 누구나 설치가 가능하며 편리한 작업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에 R을 위한 IDE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어 있습니다. 아래 링크에서 다운로드 받습니다.    https://www.rstudio.com/  다운로드 R 이나 혹은 Powerful IDE for R로 들어가 일반 사용자 버전을 받습니다. 오픈 소스 버전과 상업용 버전, 그리고 데스크탑 버전과 서버 버전이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오픈 소스 버전에 데스크탑 버전을 다운로드 받습니다. 상업 버전의 경우 데스크탑 버전의 경우 년간 995달러, 서버 버전은 9995달러를 받고 여러 가지 기술 지원 및 자문을 해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데스크탑 버전을 설치하는 과정은 매우 쉽기 때문에 별도의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인스톨은 윈도우, 맥, 리눅스 (우분투/페도라)에 따라 설치 파일이 나뉘지만 설치가 어렵지는 않을 것입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라면 R은 사전에 반드시 따로 설치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R 스튜디오만 단독 설치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뭐 당연한 이야기죠.   설치된 R 스튜디오는 자동으로 업데이틀 체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업데이트를 위해서는 R 스튜디오에서 Help 로 들어가 업데이트를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업데이트 할 내용이 없다면 최신 버전이라고 알려줄 것이고 업데이트가 있다면 업데이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됩니다. R의 업데이트와 R 스튜디오의 업데이트는 모두 개별적이며 앞서 설명했듯이 R 업데이트는 사실 기존 버전과 병행해서 새로운 버전을 새롭게 설치하는 것입니다. R 스튜디오는 실제로 업데이트가 이뤄지기 때문에 구버전을 지워줄 필요는

R 패키지 설치 및 업데이트 오류 (1)

 R 패키지를 설치하거나 업데이트 하다보면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기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이 경우 아예 R을 재설치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어떤 경우에는 이렇게해도 해결이 안되고 계속해서 사용자는 괴롭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중 하나를 소개합니다.  새로운 패키지를 설치, 혹은 업데이트 하는 과정에서 같이 설치하는 패키지 중 하나가 설치가 되지 않는다는 메세지가 계속 나왔는데, 사실은 백신 프로그램 때문이었던 경우입니다.   dplyr 패키지를 업데이트 하려고 했는데, 제대로 되지 않아 다시 설치를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일부 패키지가 제대로 설치되지 않는다는 메세지가 나왔습니다.  > install.packages("dplyr") Error in install.packages : Updating loaded packages > install.packages("dplyr") Installing package into ‘C:/Users/jjy05_000/Documents/R/win-library/3.4’ (as ‘lib’ is unspecified) also installing the dependencies ‘bindr’, ‘bindrcpp’, ‘Rcpp’, ‘rlang’, ‘plogr’ trying URL ' https://cran.rstudio.com/bin/windows/contrib/3.4/bindr_0.1.1.zip ' Content type 'application/zip' length 15285 bytes (14 KB) downloaded 14 KB trying URL ' https://cran.rstudio.com/bin/windows/contrib/3.4/bindrcpp_0.2.2.zip ' Content type 'application/zip' length 620344 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