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내성균의 등장은 사실 일반적으로 생각되는 것보다 훨씬 중대한 위협입니다. 인구 고령화와 만성 질환자의 증가로 인해 항생제 처방이 필요한 인구는 증가하는데, 효과적인 항생제는 점점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돌파구를 찾기 위해 기존의 항생제와 다른 완전히 새로운 기전의 항생제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맥마스터 대학의 과학자들은 최근 대표적인 항생제 내성 감염균 중 하나인 녹농균 (Pseudomonas aeruginosa)에서 새로운 항생 물질인 RhsP2를 발견했습니다. 항생제로 치료하는 주요 세균 하나인 녹농균도 사실 항생 물질을 만들어냅니다. 세균 입장에서 보면 다른 세균이야 말로 제거가 필요한 가장 중요한 경쟁자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세균에 치명적인 독을 만드는 가장 흔한 생물체는 바로 다른 세균입니다.
연구팀은 RhsP2의 기전을 연구하던 중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 분자는 다른 항생 물질처럼 RNA 합성을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박테리아 RNA의 기능 자체를 방해해 세균을 완전 셧다운 시킵니다. 단순한 세균에서 인간 같이 복잡한 생물까지 기본적으로 유전 정보는 DNA에서 RNA를 거쳐 단백질로 발현되는 데, RNA에서 단백질로 넘어가는 매우 중요한 중간 단계를 막아 세균을 억제하는 것입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인간의 RNA는 그대로 놔두고 세균의 RNA만 방해하는 항생제를 개발할 수 있다면 완전히 새로운 기전의 항생제를 손에 넣을수 있기 때문에 내성균에도 효과적인 신약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 신약으로 개발하기 위해서는 복잡하고 긴 임상 시험과 관련 당국의 규제를 통과해야 합니다. 만약에 신약 개발에 성공하면 치명적인 녹농균에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물질을 개발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medical/rna-targeting-toxin-total-assault-antibiotic-bacteria/
https://www.cell.com/molecular-cell/fulltext/S1097-2765(22)008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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