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reconstruction of Fanjingshania renovata. Credit: Zhang Heming)
(Fragment of the pectoral dermal skeleton (part of a pectoral spine fused to shoulder girdle plate) of Fanjingshania renovata shown in ventral view. Credit: Andreev, et al.)
중국에서 발견된 고생대 물고기들이 척추동물 진화의 중요한 빈자리를 채울 수 있는 결정적인 정보를 제공했습니다. 현재의 척추동물은 척삭동물에서 갈라져 나온 후 턱이 없는 가장 원시적인 물고기인 무악류로 진화했습니다. 무악류는 현재도 먹장어나 칠성장어 같은 후손을 남겼습니다. 무악류에서 턱이 있는 현대적인 척추동물인 유악류가 진화했는데, 사람을 포함해 현재 대부분의 척추동물이 여기에 속합니다.
하지만 초기 무악류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과정을 거쳐 초기 유악류와 현생 척추동물이 진화했는지는 확실치 않은 부분이 많았습니다. 최근 중국에서 온전한 형태로 발견된 극어류 (acanthodian)의 화석은 여기에 댜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극어류는 연골어류와 경골어류의 특징을 공유하는 가장 오래된 유악류로 주로 데본기에 화석이 발굴됐습니다. 하지만 중국에서 발견된 판징샤니아 레노바타(Fanjingshania renovata)는 이보다 앞선 실루리아기 전반기에 등장한 고대 극어류입니다. 대략 4억 3900만년 전 지층에서 발견된 판징샤니아는 골격이 잘 보존된 화석 가운데 가장 오래된 유악류의 화석으로 유악류 진화에 대한 중요한 실마리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가시 상어 (spiny shark)라고도 불리는 극어류는 사실 상어의 직접 조상이기보다는 오래된 조상 그룹에 속하는데, 주로 어께 부분에 해당되는 앞지느러미 주변에 비늘이 뼈처럼 석회화가 이뤄지고 여기에 가시처럼 보이는 지느러미가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Fanjingshania renovate. Credit: IVPP)
연구팀은 판징샤니아의 골격과 석화된 비늘 화석을 면밀히 검토해서 이 고대 어류가 가장 오래된 연골 어류의 조상일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이들이 이전 생각보다 상어류의 실제 조상에 가까운 것입니다. 연골 어류의 가장 원시적인 형태가 이 시기 등장했다면 경골어류나 사라진 판피류의 공통 조상은 더 오래된 오르도비스기에 등장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Life reconstructions of the fossil Tujiaaspis vividus. Credit: Qiuyang Zheng)
(The holotype specimen of the fossil Tujiaaspis vividus from 436 million year old rocks of Hunan Province and Chongqing, China. Credit: Zhikun Gai)
(Computed fluid dynamic simulations of the flow of water over a digital model of Tujiaaspis vividus, viewed from above. Credit: Zhikun Gai)
(3D reconstruction of Tujiaaspis vividus. Credit: YANG Dinghua)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는 아직 턱이 없는 무악류도 번성을 누리고 있었습니다. 4억 3600만년 전 민물에서 살았던 투지아스피스 비비두스 (Tujiaaspis vividus)는 갈레아스피다 (galeaspida)라는 원시적인 무악류의 일종으로 마치 투구게 같이 생긴 삼각형 혹은 원형 머리에 물고기의 몸통과 꼬리가 붙어 있는 형태입니다.
그런데 갈레아스피다의 화석이 수천 개가 발견되어도 대부분 단단한 머리 부분만 화석으로 남아 나머지 지느러미와 몸통의 구조는 지금까지 미스터리로 남아 있었습니다. 이번에 중국에서 발견된 화석은 놀라울 정도로 완전한 형태를 지니고 있어 초기 척추동물 지느러미의 진화에 대한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Tujiaaspis vividus. Credit: IVPP / Chinese Academy of Sciences)
사지 동물의 네 다리는 가슴과 골반에 있는 지느러미에서 유래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과학자들은 발생학적 연구를 통해 이 두 쌍의 지느러미가 사실 머리부터 꼬리까지 이어진 하나의 지느러미 주름 (fin-fold)에서 진화했던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화석상의 증거는 없었습니다.
이번에 발견된 투지아스피스는 바로 이 증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습니다. 삼각형의 독특한 머리 뒤에 몸의 양 옆으로 따라 주름이 잘 보존되어 있는데, 이는 유체 역학적으로 저항을 줄이고 물속을 잘 움직일 수 있게 도와주는 구조물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결국 거대한 삼각형 머리는 저항이 크기 때문에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머리는 작아지고 지느러미가 앞 뒤로 구분되면서 빠르고 민첩한 물고기로 진화했을 것입니다.
사실 초기 척추동물의 진화는 아직도 배일에 가려 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새로운 화석을 통해 퍼즐의 빈자리를 채워나가다 보면 언젠가 우리는 척추동물 진화의 완전한 그림을 갖게 될 것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2-09-ancient-shark-china-humans-oldest.html
https://en.wikipedia.org/wiki/Acanthodii
https://phys.org/news/2022-09-dead-fish-life-evolutionary-fins.html
https://en.wikipedia.org/wiki/Galeaspida
Spiny chondrichthyan from the lower Silurian of South China, Nature (2022). DOI: 10.1038/s41586-022-05233-8
Zhikun Gai et al, Galeaspid anatomy and origin of vertebrate paired appendages, Nature (2022). DOI: 10.1038/s41586-022-04897-6 www.nature.com/articles/s41586-022-048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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