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코로나 19 사망률을 높이는 곰팡이 감염



 (In the diagram, spores of the fungus Aspergillus fumigatus enter the lungs by the airways and grow within hours to contaminate the alveoli and impair breathing. Infection is fatal if it cannot be eliminated, as in immunocompromised patients. GAG is galactosaminogalactan, an integral component of the A. fumigatus biofilm matrix and a key virulence factor. Credit: Molecular Biology Laboratory/FCFRP-USP)

​

​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곰팡이 포자는 공기 중 어디에나 존재합니다. 따라서 음식을 오래 두면 어디서 날아 왔는지 알 수 없는 곰팡이가 피어 있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사실 곰팡이 같은 균류는 자연계에서 유기물을 분해해 다시 자원을 순환하게 돕는 중요한 존재들입니다.

​

​

하지만 사람 몸에 감염되었을 때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건강한 사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칸디다 같은 곰팡이류는 입 안과 식도에 살면서 대부분은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나 면역이 떨어진 환자에서는 심각한 감염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스퍼길로스증 (aspergillosis) 같은 곰팡이는 면역이 떨어진 환자에서 더 심각한 호흡기 감염을 일으킵니다. 이는 중증 코로나 19 환자에서도 예외가 아닙니다.

​

​

오스트리아 그라츠 의대의 마르틴 호에니글(Martin Hoenigl, Division of Infectious Diseases, Department of Internal Medicine, Medical University of Graz, Graz, Austria)이 이끄는 연구팀은 지금까지의 논문을 리뷰해 코로나 19 감염과 곰팡이 동시 감염의 현황과 위험도를 분석했습니다.

​

​

연구팀에 따르면 가장 문제가 되는 코로나 19 동시 감염 곰팡이는 바로 아스퍼길로스 속의 곰팡이 감염입니다. 코로나 19 연관 폐 아스퍼길로시스증 CAPA (COVID-19-associated pulmonary aspergillosis)은 인공 호흡이 필요한 중환자실 입원 환자의 10%에서 보고되고 있으며 일단 감염되면 항진균제 치료에도 불구하고 80%가 사망하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 됩니다. 코로나 19 감염으로 인해 호흡기 면역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데다, 스테로이드 같은 면역 억제제도 감염에 취약한 상황을 만들 수 있습니다.

​

​

코로나 19 연관 뮤코마이코시스증 COVID-19-associated mucormycosis (CAM)은 이보단 덜 위험하긴 하지만 인도 등 특정 국가에서 많이 보고되었습니다. 2021년 5-8월 사이 대유행 시기에 CAM은 47500건이 보고되었는데, 주로는 눈과 코 같이 피부에 생기는 질병이며 사망률은 14%에 달합니다. 당시에는 검은 곰팡이 등으로 불렸는데, 사실 정확한 분류명은 아닙니다.

​

아무튼 이런 곰팡이 감염에 대처할 수 있는 항진균제는 상대적으로 개발이 느려 현재 중증 감염에 사용할 수 있는 약물이 제한적인 게 사실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코로나 19 대유행이 발생하면서 면역이 떨어지거나 중증 호흡기 치료를 받는 사람이 늘었고 결국 동시 감염으로 사망한 환자의 숫자가 크게 늘어난 것입니다.

​

​

코로나 19가 엔데믹 상태로 진행하게 되면 결국 곰팡이 감염에 의한 사망자가 증가하게 될 것입니다. 이에 따라 코로나 19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은 물론이고 함께 감염될 수 있는 항생제 내성균 및 곰팡이 감염에 대한 새로운 치료제 개발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항진균제 개발에서 획기적인 진전이 있기를 기대합니다.

​

​

참고

​

​

https://medicalxpress.com/news/2022-09-fungal-infections-mortality-hospitalized-covid-.html

​

Martin Hoenigl et al, COVID-19-associated fungal infections, Nature Microbiology (2022). DOI: 10.1038/s41564-022-01172-2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에서 제한적인 효과만을 확인한 렘데시비르

   현재 렘데시비르는 인공 호흡기 치료가 필요한 환자 등 중증 코로나 19 환자의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공급이 부족해서 갑자가 중증 코로나 19 환자가 늘어날 경우 수급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를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 (경증이나 무증상은 당연히 치료가 필요없거나 대증 요법 정도) 사용한다는 것은 지금 당장에 급한 연구는 아니지만, 나중에 수급량이 많아지고 가격이 낮아질 때를 생각하면 의미 있는 연구 결과입니다.   렘데시비르 제조사인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다아애나 브레이너드 박사 ( Dr. Diana Brainard of Gilead Sciences )는 병원에 입원이 필요했던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 584명을 렘데시비르 5일, 10일 투여 실험군과 위약을 투여한 대조군으로 나눠 임상 경과, 사망 등 중요한 합병증 발생 등에서 차이를 보이는지 조사했습니다. 연구 대상자의 40% 이상은 당뇨 같은 만성 질환이 있었으며 평균 연령은 57세였습니다.   연구 결과 대조군의 2%, 5일 투여군의 2%, 10일 투여군의 1%가 사망했으나 사망자 수가 4명, 3명, 2명 정도로 통계적 차이를 판단하기에는 사망자 수가 적어 결론을 내리기 어려웠습니다. 연구팀은 5일 투여군에서 임상 경과가 다소 호전되는 것을 판단했으나 10일 투여군에서는 통계적 차이를 검증할 수 없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에서 렘데시비르 투여는 확실한 임상적 이득이 없었습니다.     5일 투여량만 해도 가격이 3120달러라는 점을 감안할 때 중등도 환자에서 렘데시비르 투여는 설령 공급이 원활하다고 해도 적절한 치료법이 아닌 것으로 판단됩니다. 더구나 지금처럼 공급이 불안해 중증 환자 투여 물량 확보가 아쉬운 상황에서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번 연구는 렘데시비르보다 효과가 뛰어나면서 저렴한 차세대 항바이러스 치료제의 필요성을 다시 보여준 것으로 생각됩니다....

상어 비늘을 흉내낸 항공기 스킨 - 에어로샤크

  (출처: 루프트한자 그룹) ​ ​ 몇년 전 소개드린 바 있는 에어로샤크(AeroSHARK)가 유럽 항공 안전국(EASA)으로부터 에어버스 A330-300에 탑재해도 좋다는 승인을 받아 적용 범위를 확장하게 됐습니다. 상어의 비늘을 모방해서 항력을 낮추는 에어로샤크는 가벼운 필름 형태로 부착해서 항공기의 연료 효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222658782756 ​ 항공기를 잡아당기는 항력 (drag)은 항공기의 연료 소모를 증가시키는 원인 중 하나입니다. 여객기의 알루미늄 합금 동체는 만져보면 매끄럽게 느껴지지만, 사실 표면은 미세하게 거친 상태입니다. 비행기가 시속 890km의 속도로 대기를 뚫고 나아갈 때 얇은 공기층이 동체에 달라붙는데, 표면과 이 공기층 사이에는 약 1밀리미터 두께의 아주 작은 틈이 있습니다. 점성 하층이라고 불리는 이 틈은 소용돌이가 무질서하게 뒤섞인 공기 덩어리입니다. ​ 이 얇은 난류층은 표면 마찰 항력을 발생시킵니다. 이는 전체 공기역학적 항력의 약 50%를 차지하며, 성능과 비행 효율을 떨어뜨리는 요인입니다. 그런데 사실 상어는 수억 년 전부터 기발한 방법으로 물속에서 항력을 낮춰왔습니다. 상어는 작고 이빨처럼 생긴 비늘인 피부치상돌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상어의 몸을 따라 길게 뻗어 있는 이 작은 돌기들은 물이 상어의 몸 위로 흐를 때, 미세한 소용돌이가 피부에 직접 닿지 않도록 막습니다. 이렇게 하면 난류가 억제되어 상어가 빠르고 부드럽게 헤엄칠 수 있게 됩니다. ​ ​ 에어로사크는 자연의 디자인을 모방하여 유사한 효과를 냅니다. 이는 상어 이빨 능선의 기하학적 구조와 높이, 간격을 흉내낸 50마이크로미터 크기의 홈이 새겨진 인공 고분자 필름입니다. 이 얇은 필름을 비행기 동체에 붙으면 비행당 연료 소비량과 배출량을 1% 줄일 수 있으며, 날개와 꼬리날개에도 붙인 경우 최대 2%까지 줄일 수 있습니다. ​ 디스커버 항공은 자사의 에어버스 ...

벽돌 속에 전기를 저장하는 코팅

  ( Red brick device developed by chemists at Washington University in St. Louis lights up a green light-emitting diode. The photo shows the core-shell architecture of a nanofibrillar PEDOT-coated brick electrode. Credit: D'Arcy laboratory, Department of Chemistry, Washington University in St. Louis )  신재생 에너지 확대와 에너지를 24시간 차질 없이 공급해야 하는 기업과 기관 (예를 들어 병원, 금용기관, 중요 산업 시스템 및 기타 갑자기 시스템을 중지할 수 없는 분야)이 증가함에 따라 에너지 저장 장치 (ESS)의 수요 역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풍력과 태양광처럼 에너지 생산량 변동이 심한 에너지원이 보급되면서 값싸고 안전하게 대량의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방법의 요구가 커지고 있습니다.   워싱턴 대학 줄리오 다르시 ( Julio D'Arcy )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평범한 벽돌에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습니다. 연구팀의 접근법은 전기가 통하는 폴리머 소재인  PEDOT를 코팅해 벽돌 자체를 슈퍼 커패시터 (콘덴서)로 만드는 것입니다. 화학 배터리 대신 슈퍼 커패시터에 전기를 저장하는 연구는 일찍부터 있어왔지만, 흔한 벽돌 소재의 슈퍼 커패시터는 참신한 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벽돌에 에너지를 저장하려는 시도 역시 이전에도 있었지만, 대개 열을 저장하는 방식이었고 전기 자체를 저장하는 방식은 새로운 시도입니다.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221592595133  연구팀에 따르면 일반적인 크기의 벽돌에 PEDOT 소재를 코팅할 경우 최대 10분 정도 LED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