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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오래된 수박씨의 유전자를 해독하다


 

(Left: The seeds that were found in Libya showed clear signs of teeth marks. Right: A modern-day watermelon seed of Citrullus lanatus, in the Cucurbitaceae family. Credit: Left: ALDONA MUELLER-BIENIEK Right: ELLY VAES, RBG KEW)



(The flesh and seeds of a yellow watermelon, which has a sweet pulp but lower lycopene content (a bright-red carotenoid hydrocarbon and pigment that gives various fruits their distinct red color). Credit: OSCAR ALEJANDRO PEREZ ESCOBAR, RBG KEW)

과학자들이 가장 오래된 식물의 유전자를 해독했습니다. 영국 왕립 식물원 Royal Botanic Gardens과 미국, 독일의 과학자들은 리비아의 사막에서 발견된 6000년 전 신석기 시대의 수박 씨앗을 분석했습니다.

수박은 오래전 이집트에서 작물화된 식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리비아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수박 씨앗은 미스터리 중 하나였습니다. 연구팀은 이 씨앗에서 완전한 유전자를 해독해 이 의문을 풀었습니다. 이 씨앗의 연대는 6000년 정도로 확인된 것 가운데 가장 오래된 식물 유전자를 해독한 것입니다.

연구 결과 리비아의 신석기 수박 씨앗은 사실 우리가 주로 먹는 속살이 빨간 수박 (Citrullus lanatus)이 아니라 쓴 맛이 나는 에구시 멜론 (Citrullus mucosospermus)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수박은 쓴 과육 대신 씨앗을 먹는 편인데, 리비아 수박 씨앗에 이빨 자국이 나 있는 점을 봐서 이에 부합되는 내용입니다.

수박은 오이, 참외, 멜론과 함께 박과 (Cucurbitaceae)에 속하는 식물로 시트룰루스 속에만 7종이 존재합니다. 선사 시대부터 인간들은 이들을 재배해 작고 쓴 과일이 아니라 지금처럼 맛있는 수박이 되도록 품종을 개량해 왔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가 먹는 수박이 아니라 씨앗을 먹는 다른 품종도 등장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달콤한 수박 이전에 씨앗을 먹는 쓴 수박의 작물화가 먼저 시작되었음을 보여주는 연구로 볼 수 있습니다.

수박의 기원에 대한 다른 글: https://www.dongascience.com/news.php?idx=46821

사실 우리가 먹는 많은 과일들은 야생종과 달리 크고 맛있습니다. 야생종 과일들을 보면 어떻게 이런 걸 처음에 먹을 생각을 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게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여기에 대한 놀라운 답 중에 하나는 씨앗을 먹는다는 것입니다.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인데, 씨앗도 끓이거나 갈아서 먹으면 오히려 과육보다 영양분이 더 많은 부분이라 훌륭한 식량이 될 수 있습니다. 선사 시대 사람들은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영리하고 지혜로운 사람들었던 것 같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2-09-bitter-mystery-scientists-sequence-world.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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