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World Wide Wind)
풍력 발전은 입지 조건에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바람은 어디에서나 불지만, 거대한 풍력 발전기를 설치할 수 있는 장소는 제한되어 있습니다 대형 풍력 발전기가 경관이나 시야를 가릴 뿐 아니라 상당한 소음을 만들기 때문에 바람이 세게 부는 장소라고 해서 모두 설치가 가능한 게 아닙니다.
이런 이유로 최근 풍력 발전 단지는 바다에 주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가라는 장애물이 없는 바다에서는 더 꾸준한 발전이 가능하고 먼 바다로 나갈수록 소음 공해나 인근 주민들에 의한 민원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얕은 바다에 설치할 수 있는 장소도 줄어들고 있어 먼 바다에 부유식 풍력 발전기를 설치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노르웨이의 풍력 발전 스타트업인 World Wide Wind 독특하게 생긴 부유식 발전기를 제시했습니다. 현재 상용화된 부유식 풍력 발전기는 기존의 풍력 발전기를 부표 위에 띄운 형태입니다. 세 개의 블레이드를 지닌 거대한 수평축 풍력 터빈 vertical-axis wind turbines (VAWTs)는 오랜 세월 검증된 방식이지만, 사실 부유식 풍력 발전기엔 합리적인 구조가 아닙니다.
기존의 풍력 발전기는 거대한 발전기와 기어박스 등 여러 정치가 높은 탑 위에 있고 여기에 엄청나게 큰 블레이드가 연결된 구조입니다. 다시 말해 위가 무거운 구조로 바다 위에 띄우기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월드 와이드 윈드의 대안은 수직축 풍력 터빈 vertical-axis wind turbines (VAWTs)입니다. 이 경우 발전기와 다른 무거운 부분이 가장 아래에 위치해 훨씬 안정적으로 물 위에 뜰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수직축 풍력 터빈은 에너지 전환 효율이 낮아 현재 일반적으로 널리 쓰이지 않고 있습니다. 월드 와이드 윈드의 독특함은 이 문제를 극복하는 방식입니다. 이들은 서로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는 동축 반전식 수직 터빈 contra-rotating vertical turbine (CRVT)을 제시했습니다.
동축 반전식의 장점은 서로의 회전 에너지를 서로 상쇄해서 발전기가 회전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동시에 로터가 두 개가 되기 때문에 발전량도 그만큼 늘어날 수 있습니다.
월드 와이드 윈드는 동축 반전식 수직 터빈이 전통적인 풍력 발전기보다 더 크게 만들 수 있을 뿐 아니라 물 위에서 훨씬 안정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수평축 풍력 터빈과 달리 반드시 수직으로 설 필요가 없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옆으로 좀 기울어져도 기능에 문제가 없기 때문에 태풍이나 강풍, 파도에 강하고 더 높이 만들 수 있습니다.
제조사측은 400m 급의 초대형 CRVT가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풍력 발전기보다 몇 배 큰 40MW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발전 용량으로만 보면 SMR 방식의 모듈식 원자로 한 모듈보다 큰 수준인데, 풍력 발전의 특징상 실제 발전량은 1/3 이하로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도 엄청난 양임에 분명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수치는 최소한 프로토타입이라도 작동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신뢰가 갈 수 있습니다. 월드 와이드 윈드는 2026년에 3MW급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2029년까지 40MW급의 풀 스케일 모델을 만든다는 목표인데,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energy/coaxial-vertical-floating-wind-turbi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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