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충격적인 소식이지만, 북미에서 가장 큰 그래픽 카드 제조사이자 엔비디아의 가장 큰 파트너 사 중 하나인 에브가 EVGA가 그래픽 카드 사업에서 손을 뗀다는 소식입니다. 따라서 RTX 4000 버전부터는 아예 신제품 출시가 없을 것이라고 합니다.
갑작스런 철수의 배경은 갈수록 낮아지는 그래픽 카드 마짐율에 있다고 합니다. 최근 수년간 그래픽 카드 가격 폭등을 생각하면 의외의 일이지만, 사실 그래픽 카드 제조사 입장에서는 마진율이 자꾸 낮아지는 추세였습니다.
시장이 오랜 시간 엔비디아 독점 체제로 굳어진 만큼 쉽게 예상할 수 있는 결과이지만, 엔비디아의 몫이 점점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아난드텍에 의하면 전체 수익의 1:4 정도로 엔비디아에 편향된 상황이기 때문에 엔비디아가 역대급 실적을 올리는 동안 파트너 그래픽 카드 제조사들의 마진은 줄어들었습니다.
여기에 최근 가상화폐 가격이 추락하고 그래픽 카드 가격이 크게 떨어진 것도 이와 같은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동안 알게 모르게 갑질을 당하면서도 버틴 건 매출면에서 다른 대체 사업이 없었고 그래도 수익이 났기 때문이겠지만, 그래픽 카드 가격이 낮아지고 수요도 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굳이 시장에 남아 있를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결별은 XFX 같은 다른 제조사의 이탈과는 다르게 상당히 큰 제조사가 이탈한 것이어서 나름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일단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좁아지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에서는 상대적으로 점유율이 낮지만, 에브가는 북미에서는 40%에 달하는 점유율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런 제조사도 빠진다면 다른 제조사들도 이탈할 가능성이 있어 앞으로 시장 상황이 걱정됩니다. 아무래도 제조사가 사라지면 AS 같은 여러가지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런 파트너들의 이탈이 결국 그래픽 카드 가격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뿐 아니라 소비자 선택의 폭을 좁아지게 만든다는 점에서는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과 무관하게 나쁜 소식인 것 같습니다.
참고
https://www.anandtech.com/show/17578/evga-and-nvidia-to-split-evga-wont-make-nextgen-nvidia-cards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