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3억 년 전 분석 (대변 화석)에서 발견한 육식의 증거


(The coprolite sample used in the study. Credit: Curtin University)

분석 (Coprolite)은 동물의 배설물이 굳어 화석화된 것을 의미합니다. 해당 동물을 특정할 수 없는 경우도 있지만, 무엇을 먹고 살았는지에 대한 결정적인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고생물학 연구에서 매우 중요한 가치가 있습니다. 최근 과학자들은 3억 600만 년 전의 분석 화석에서 귀중한 정보를 얻었습니다.

호주 커튼 대학의 메이슨 트립 (Ph.D. student Madison Tripp from Curtin's WA Organic and Isotope Geochemistry Center (WA-OIGC))과 동료 과학자들은 시카고 필드 자연사 박물관에 보관된 3억 600만 년 전의 분석 화석의 구성물을 분석했습니다.

이 화석은 일리노이주의 메이존 크릭 (Mazon Creek)에서 발굴된 것으로 고생대 석탄기 중후반의 지층에서 나온 것입니다. 석탄기는 물에서 상륙한 사지류의 초기 조상들이 파충류와 포유류의 조상으로 진화하기 시작한 시점입니다. 이 시기에는 아직 대형 육상 사지 동물은 적었지만, 그래도 이미 육상 생태계에 대한 적응이 진행되는 중이었습니다. 이 분석의 주인공이 누구인지는 잘 모르지만, 그속에는 이 동물이 뭘 먹고 살았는지에 대한 정보가 담겨 있을 것입니다.

종종 분석 화석 속에는 껍데기나 식물의 잔해, 씨앗, 뼈와 털이 있어 육안적으로도 뭘 먹고 살았는지 알 수 있지만, 이 화석의 주인공은 소화가 잘 되었는지 육안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 없었습니다. 연구팀은 라만 분광법을 이용해서 여기서 콜레스테롤 같은 동물 유래 유기물을 확인했습니다. 반면 식물성 물질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 분석의 크기를 보면 주인공의 몸집도 아주 작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육식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었다면 이미 이 시기 육상 생태계에 먹이가 될 작은 동물들 (예를 들어 절지동물)이 많았다는 이야기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석탄기의 울창한 숲에 적응한 초기 사지 동물과 절지동물들은 자신들만의 낙원을 이뤘을 것입니다. 이 화석의 주인공이 누구일지 궁금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2-08-million-year-old-feces-meat-menu.html

Madison Tripp et al, Fossil Biomarkers and Biosignatures Preserved in Coprolites Reveal Carnivorous Diets in the Carboniferous Mazon Creek Ecosystem, Biology (2022). DOI: 10.3390/biology11091289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