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스타워즈에도 출연한 공룡 데이노케이루스 ?



 거의 50 년 전쯤 고생물학자들은 몽골에서 이상하게 생긴 긴 앞다리 화석 두개를 발견했습니다. 이 거대한 팔 화석은 기괴하게 생긴 무서운 손이라는 뜻의 Deinocheirus mirificus 라고 명명되었는데 그 후 누구도 이 공룡의 나머지 부분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아래와 같은 모양으로 전시되었죠. 그 모습은 공룡 전시가 아니라 현대 미술 조각같은 기괴한 모습이었습니다.   




(데이노케이루스의 앞다리 화석. 길이는 약 8 피트 (2.4 미터) 앞다리 외 나머지 부분은 알 수 없어서 복원되지 못했음 http://en.wikipedia.org/wiki/Deinocheirus#mediaviewer/File:Deinocheirus_hands.jpg)  

 
 대략 7000 만년전 백악기 말을 활보하던 데이노케이루스는 불행히도 다른 근연종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고생물학자들은 진짜 양팔과 양손 이외에는 아무것도 복원을 할수가 없었습니다. 사실 화석들은 일부만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복원은 다른 과나 속에 속하는 근연종의 골격을 참조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 공룡은 어디에 속하는지 조차 미스테리였죠. 심지어 초기에는 이 공룡이 육식 공룡인지 초식 공룡인지조차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2014 년 마침내 이 공룡의 나머지 부분이 발견되어 복원이 가능해 졌습니다. 그 결과는 더 기괴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마치 만화나 영화에서 보는 것 같은 장난스런 모습을 한 거대 초식 공룡이었기 때문입니다. 키 5 미터에 몸길이 11 미터, 7 톤 정도 되는 데이노케이루스는 타조 공룡이라고 불리는 오르니토미모사우리아 Ornithomimosauria 에 속하는 공룡이었습니다. 복원도에 대해서 연구자들 뿐 아니라 언론에서도 스타워즈에 나오는 익살스럽게 생긴 외계인 자자빈크스를 닮았다는 평가를 내렸습니다. 적어도 얼굴은 말이죠.  



(새로운 복원도  Deinocheirus mirificus Credit: Michael Skrepnick )   




(자자빈크스 Jar Jar Binks in Star Wars Episode II: Attack of the Clones)


 이 공룡의 주둥이에는 이빨 대신 부리가 달려서 고기가 아니라 식물들을 먹는데 적합했던 것 같지만 놀랍게도 이 공룡의 위 내용물 화석에서는 물고기 뼈도 같이 나왔습니다. 아마도 호수와 강가에서 긴 주둥이를 이용해서 흡입하는 방식으로 식물 뿐 아니라 물고기도 같이 섭취했던 것 같습니다. (즉 잡식 공룡) 수각류에 속하는 잡식 공룡 가운데서는 가장 대형 축에 (거의 티라노사우루스 렉스 급) 속하는 데이노케이루스는 오르니토미모사우리아 가운데서 독특한 방향으로 진화한 공룡이었습니다.  


 다른 타조 공룡들이 매우 빠르게 달릴 수 있도록 진화한 반면 데이노케이루스는 육중한 몸매와 천천히 움직이는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아래 동영상 참조) 이 공룡은 다른 오르니토미무스과 (즉 타조 공룡) 들과 백악기 초에 분리되어 진화해서 데이노케이루스과라는 독립된 과로 진화했습니다. 아마도 이 공룡이 살았던 당시의 환경이 이와 같은 차이를 만든 것으로 보이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더 연구가 필요할 것입니다.  


 참고할 만한 다른 포스팅 : http://blog.naver.com/changyu1015/220159940959 



 (데이노케이루스의 움직임 복원)    


 또 한가지 독특한 부분은 이렇게 큰 수각류 공룡인데도 몸의 일부가 깃털로 덮혀 있다는 것입니다. 공룡의 크기와 덮은 면적을 고려할 때 아마도 이 깃털은 보온의 목적보다는 장식이나 짝짓기를 위해 필요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등 부분에 있는 돛 같은 튀어나온 부분의 용도는 확실치 않지만 아무튼 이 공룡의 외형을 더 기묘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 연구는 한국 연구진이 참여해서 국내 고생물학 연구로는 처음으로 네이처에 실린 연구이기도 합니다. 연구의 리더인 이융남 (Yuong-Nam Lee, director of the Geological Museum in Daejeon, South Korea) 은 이 공룡이 전체적으로 초식이지만 위 내용물로 봐서는 어류도 섭취하는 균형잡힌 식단을 가진 잡식 공룡이었다고 언급했습니다.  



  향후 연구를 통해서 더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지겠지만 아무튼 앞다리 만으로는 도저히 상상하기 힘들었던 기묘한 공룡의 모습이 이제 우리앞에 상세하게 드러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도 더 외계인스럽게 생긴 공룡들이 지금도 지층 어딘가에서 발굴을 기다리고 있겠죠.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런 흥미로운 연구 소식이 자주 들렸으면 합니다.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