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68000 ㎢ 의 면적을 지닌 대형 호수로 바다라는 이름을 지녔던 아랄해 (Aral Sea : 본래 섬들의 바다라는 뜻으로 과거 한 때 1534 개의 섬을 지녔음) 은 구소련이 1960 년대 이 지역의 목화 (Cotton) 생산을 비롯해 농경 생산을 늘리기 위해 대규모 관계 농업을 시작하면서 급격히 그 크기가 줄어들었습니다.
구소련 당국은 호수를 유지시키는 두 강인 시르다리야 (Syr Darya) 강과 아무다리야 (Amu Darya) 강에서 흘러드는 대부분은 물을 관계 농업에 사용하기로 결정했는데 환경 문제에 대한 고려는 사실상 전무하다시피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단 당에서 결정하면 반대는 있을 수 없는 사회주의 국가의 특성상 엄청난 환경 재난의 가능성에도 사업은 진행되었습니다.
그 결과 아랄해는 2007 년에는 본래 크기의 10% 수준으로까지 감소했습니다. 아랄해가 사실상 대부분 사라지면서 주변의 주요 항구 도시들은 기능을 상실했고 본래 이 지역을 어업의 중심지로 만든 어류 역시 대부분 사라졌습니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호수가 사라진 부분에 거대한 불모지가 생겨남과 동시에 남은 호수의 염도와 오염도가 급격히 증가해서 죽음의 호수가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이 지역 주민들이 믿을 만한 식수원이 사라졌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주변 농경지에서 흘러든 농약, 비료, 각종 독성 오염물질이 호수로 들어간 후 점점 말라가는 호수와 함께 농도가 높아졌고 이들이 말라버린 호수 바닥에 농축되어 토양에 잔존한다는 것입니다. 본래 이 지역은 건조지대이기 때문에 말라버린 호수는 거대한 독성 먼지를 날리는 소금 사막이 된 상태입니다.
지금은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의 사이에 있는 이 말라버린 호수는 바람이 불때 마다 독성 물질을 주변 지역으로 날려보내 주변 주민들의 건강을 크게 위협하고 있습니다. 현재 주변 지역은 유별나게 높은 폐질환 및 암의 유병률을 보이고 있으며 소화기 질환, 감염 질환 (특히 결핵), 안과 질환 역시 높은 유병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호수가 말라버린 지역은 이런 이유 때문에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 힘든 불모지로 남아있습니다.
아랄해가 급격하게 감소함에 따라 최근에는 호수가 4 개의 작은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었는데 최근 위성 사진에서 남동쪽 부분이 완전히 사라진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이미 구소련 붕괴전에도 이 환경 재앙을 회복시키기 위해서 관계 수량을 줄이려는 시도가 있었고 이후에도 간간히 노력이 있기는 했지만 호수가 사라지는 추세 자체를 막지는 못했습니다. 이미 농업화가 된 농토를 그냥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2000 년 당시 아랄해의 모습. 60 년대 이후로 많은 크기가 감소한 상태 Credit : NASA Earth Observatory )
(2014 년의 아랄해. 동쪽 호수 부분이 새롭게 더 사라진 것을 볼 수 있음 Credit : NASA Earth Observatory )
이제 호수는 얼마 남지 않았지만 아무튼 호수의 면적은 매년 강수량과 남은 호수로 흘러드는 아무다리야 강의 수량에 따라서 많은 기복을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2009 년에도 호수의 남동쪽 부분이 거의 말랐다가 2010 년에는 다시 회복되는 양상을 보였는데 2014 년에는 다시 완전히 말라버린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데이터를 분석하는 미시건 대학의 필립 미클린 (Philip Micklin, a geographer emeritus from Western Michigan University and an Aral Sea expert.) 은 향후 이런 패턴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미 이 지역은 관계 농업 없이는 유지가 안되는 상황이라 호수로 물을 대거 유입시킬 수는 없을 텐데 매해 강수량과 물 수급 사정이 변하는 만큼 호수의 크기는 그에 따라 확장과 축소를 계속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참고로 보는 1985 년의 우주 왕복선 사진. 위의 사진과는 위아래가 반대 Aral Sea from space, August 1985
The Aral Sea, the fourth largest lake in the world, can be seen in this low-oblique, south-looking view. When this photograph was taken by the STS-51-F mission, the Aral Sea covered an area of approximately 26 000 square miles (67 000 square kilometers), was approximately 260 miles (420 kilometers) long, 175 miles (280 kilometers) wide, and had an average depth of 33 feet (10 meters) and a maximum depth of 220 feet (70 meters). Credit : NASA)
(과거 항구 였던 지역에 버려진 두 척의 어선 Two abandoned ships in the former Aral Sea, near Aral, Kazakhstan. http://en.wikipedia.org/wiki/Aral_Sea#mediaviewer/File:AralShip.jpg )
(2010 년 모래 먼지가 날리는 아랄해 Aral Sea dust storm, March 2010. Dust plumes rose from desiccated lakebed sediments of the Aral Sea in late March 2010. The MODIS on NASA’s Aqua satellite captured this true-color image on March 26, 2010. A pale beige plume of dust blows from the sediments of the South Aral Sea toward the southeast, along the Kazakhstan-Uzbekistan border. Northeast of the plume, two red outlines indicate hotspots associated with fires. Credit : NASA)
아랄해가 사라지면서 위에서 열거한 것 이외에도 많은 문제점이 발견되었기 때문에 이의 회복을 위한 노력이 간간히 진행되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위의 사진은 이것이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사실을 웅변적으로 말해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멀리 떨어진 먼 나라 이야기이긴 하지만 매우 가슴아픈 사진이라고 말할 수 있겠죠. 과연 미래에는 다시 살아날 수 있을 지 궁금합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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