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태양계 이야기 278 - 달에서 발견된 젊은 화산의 증거



 달 주변을 공전하면서 상세한 과학적 데이터를 수집 중인 나사의 LRO (Lunar Reconnaissance Orbiter) 가 달의 역사에 대해서 매우 흥미로운 데이터를 수집해 왔습니다. 애리조나 주립 대학의 사라 브래든 (Sarah Braden) 과 그녀의 동료들은 LRO 에 탑재된 두개의 고해상도 이미지 카메라인 LROC (Lunar Reconnaissance Orbiter Camera) 의 이미지를 분석해 불과 1 억년에서 5000 만년전의 화산 활동의 증거를 찾아냈습니다. 이것이 놀라운 이유는 달에서 화석 활동은 10 억년 전쯤 끝났다고 믿어져 왔기 때문입니다. 



(달에서 찾아낸 비교적 최근의 화산 지형  The feature called Maskelyne is one of many newly discovered young volcanic deposits on the Moon. Called irregular mare patches, these areas are thought to be remnants of small basaltic eruptions that occurred much later than the commonly accepted end of lunar volcanism, 1 to 1.5 billion years ago.
Image Credit: NASA/GSFC/Arizona State University)  


 어떤 천체가 얼마나 활발하게 화산 활동을 할 수 있는지는 내부의 열과 관련이 깊습니다. 대개는 지구처럼 큰 금속 코어를 가진 암석형 행성은 오랬동안 내부 열을 보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방사선 원소를 많이 포함한 덕분에 그 붕괴열로 인해서 높은 온도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활발한 화산활동을 벌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달과 같이 비교적 작고 가벼운 천체들은 그와 같은 호사 (?) 를 누릴 수 없죠. 목성의 이오처럼 강력한 조석 작용 때문에 내부에 열이 발생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내부는 금방 식어버리게 마련입니다. 


 달의 표면에는 과거 화산 활동과 용암의 분출에 의해서 형성된 지형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한 때 달 표면에서도 화산 분출이 있었다는 데는 과학자들 사이에서 이견의 여지가 없습니다. 문제는 과연 얼마나 빨리 내부가 식어서 화산 활동이 멈췄는지 입니다. 이번 연구는 그래서 흥미로운 데이터를 제시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연구팀은 LRO 데이터를 통해서 500 미터 지름에 불과하지만 분명히 현무암질 화산 분출의 최근 흔적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연구자들은 달의 암석을 직접 채취하지는 못하지만 대신 크레이터의 흔적을 측정해서 그 연대를 간접적으로 측정할 수 있습니다. 이에 의하면 이 미니 화산들의 연대는 1 억년전에서 심지어 5000 만년 전의 것까지 존재했습니다. 지구를 향한 달의 앞면에서 연구자들은 이 흔적을 70 개나 발견했습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달의 화산 활동이 10 억년전 갑자기 종료된 것이 아니라 서서히 감소해서 지금에 상태에 이르렀다는 것입니다. 비록 달의 내부가 식은 것은 사실이겠지만 내부에는 국소적으로 분출을 일으킬 수 있는 수준의 작은 마그마 챔버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간접적인 증거이기도 합니다.


 나사의 LRO 프로젝트 과학자인 존 켈러 (John Keller, LRO project scientist at NASA’s Goddard Space Flight Center in Greenbelt, Maryland) 는 이 발견이 그야말로 달에 대한 텍스트북을 다시 써야 할 (rewrite the textbooks about the moon) 라고 언급했고 역시 LROC 의 책임 연구자인 마크 로빈슨 (Mark Robinson, LROC principal investigator at Arizona State University) 은 향후 달 탐사에서 이 젊은 화산들이 중요한 목표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아무튼 실제로 최근에도 달에서 화산 분출이 있었다면 혹시 앞으로도 있을 가능성은 없을지 궁금해지는 소식이었습니다. 물론 설령 가능성이 있다고 해도 매우 드물게 발생할테니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 보기는 어려울 수 있겠지만 말이죠. 이 연구는 Nature Geoscience 실렸습니다.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세상에서 가장 큰 벌

( Wallace's giant bee, the largest known bee species in the world, is four times larger than a European honeybee(Credit: Clay Bolt) ) (Photographer Clay Bolt snaps some of the first-ever shots of Wallace's giant bee in the wild(Credit: Simon Robson)  월리스의 거대 벌 (Wallace’s giant bee)로 알려진 Megachile pluto는 매우 거대한 인도네시아 벌로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말벌과도 경쟁할 수 있는 크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암컷의 경우 몸길이 3.8cm, 날개너비 6.35cm으로 알려진 벌 가운데 가장 거대하지만 수컷의 경우 이보다 작아서 몸길이가 2.3cm 정도입니다. 아무튼 일반 꿀벌의 4배가 넘는 몸길이를 지닌 거대 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메가칠레는 1981년 몇 개의 표본이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추가 발견이 되지 않아 멸종되었다고 보는 과학자들도 있었습니다. 2018년에 eBay에 표본이 나왔지만, 언제 잡힌 것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사실 이 벌은 1858년 처음 발견된 이후 1981년에야 다시 발견되었을 만큼 찾기 어려운 희귀종입니다. 그런데 시드니 대학과 국제 야생 동물 보호 협회 (Global Wildlife Conservation)의 연구팀이 오랜 수색 끝에 2019년 인도네시아의 오지에서 메가칠레 암컷을 야생 상태에서 발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메가칠레 암컷은 특이하게도 살아있는 흰개미 둥지가 있는 나무에 둥지를 만들고 살아갑니다. 이들의 거대한 턱은 나무의 수지를 모아 둥지를 짓는데 유리합니다. 하지만 워낙 희귀종이라 이들의 생태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동영상)...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

사막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온실 Ecodome

 지구 기후가 변해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비가 더 많이 내리지만 반대로 비가 적게 내리는 지역도 생기고 있습니다. 일부 아프리카 개도국에서는 이에 더해서 인구 증가로 인해 식량과 물이 모두 크게 부족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사막 온실입니다.   사막에 온실을 건설한다는 아이디어는 이상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사막 온실이 식물재배를 위해서 시도되고 있습니다. 사막 온실의 아이디어는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큰 사막 환경에서 작물을 재배함과 동시에 물이 증발해서 사라지는 것을 막는데 그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사막화가 진행 중인 에티오피아의 곤다르 대학( University of Gondar's Faculty of Agriculture )의 연구자들은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장치를 결합한 독특한 사막 온실을 공개했습니다. 이들은 이를 에코돔( Ecodome )이라고 명명했는데, 아직 프로토타입을 건설한 것은 아니지만 그 컨셉을 공개하고 개발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사막에 건설된 온실안에서 작물을 키움니다. 이 작물은 광합성을 하면서 수증기를 밖으로 내보네게 되지만, 온실 때문에 이 수증기를 달아나지 못하고 갖히게 됩니다. 밤이 되면 이 수증기는 다시 응결됩니다. 그리고 동시에 에코돔의 가장 위에 있는 부분이 열리면서 여기로 찬 공기가 들어와 외부 공기에 있는 수증기가 응결되어 에코돔 내부로 들어옵니다. 그렇게 얻은 물은 식수는 물론 식물 재배 모두에 사용 가능합니다.  (에코돔의 컨셉.  출처 : Roots Up)   (동영상)   이 컨셉은 마치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담수 장치를 합쳐놓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도 잘 작동할지는 직접 테스트를 해봐야 알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