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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확산 공포에 직면한 미국



 최초의 에볼라 출혈열이 보고된 지 이미 38 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에볼라 출혈열은 대부분 선진국에서는 큰 관심사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백신이나 치료제에 대한 개발이 그다지 진척되지 않은채로 세월이 흘러 2014 년의 서아프리카 에볼라 유행이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이 지역에서 낮은 교육 수준과 열악한 의료 환경으로 인해서 에볼라가 계속해서 거침없이 환자와 희생자를 늘려가는 것은 비극이지만 세계가 하나로 연결된 시대에는 이제 더 이상 저 멀리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유행병이라는 이야기는 통하지 않게 되었다는 사실이 입증되고 있습니다. 

(참고 : 초기 상황에 대한 포스팅 : http://jjy0501.blogspot.kr/2014/07/West-Africa-Ebola-Outbreak.html )


 이미 미국은 서아프리카 현지에서 에볼라에 감염된 자국민 2 명을 미국으로 송환해서 치료한 바 있습니다. ( http://jjy0501.blogspot.kr/2014/08/First-Ebola-Case-in-the-US.html 참조) 이후 에볼라 사태는 서아프리카에서는 계속 진행되었으나 미국에서는 잠잠했습니다. 그런데 다시 10 월이 되면서 미국내에서 진단된 에볼라 환자 1 명이 숨지고 2 명이 확진 판정을 받는 등 미국으로의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연일 에볼라 사태는 다시 미국에서 핫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첫번째 미국내 에볼라 환자는 라이베리아에서 건너온 토마스 에릭 던컨 (Thomas Eric Duncan) 으로 그는 라이베리아에서 일하다가 지난 9월 직장을 그만둔 후 9월 19일 브루셀 항공을 타고 벨기에 브루셀로 간 이후 다시 여기에서 유나이티드 항공을 타고 미국 워싱턴 덜레스 국제 공항으로 미국 땅을 밟았습니다. 그런데 사실 그는 9월 15일에 중증의 에볼라 출혈열 환자와 접촉한 적이 있었으나 이를 숨기고 비행기를 탄 상태였습니다. (만약 접촉 사실을 밝혔다면 비행기 탑승은 물론 거부되었겠죠) 그리고 계속해서 9월 20일에 유나이티드 항공의 다른 비행기를 타고 달라스로 이동해 그의 옛 여인 및 자식과 만났다고 합니다.


 던컨이 증상을 호소한 것은 24 일이었으며 이 때 그 지역에 있던 텍사스 건강 장로 병원 (Texas Health Presbyterian Hospital) 응급실을 찾았는데 당시 환자가 자신의 과거력 (에볼라 환자 접촉) 을 정확히 말하지 않았고 에볼라 양성 반응이 없었기 때문에 의료진은 단순 바이러스 질환으로 여기고 약 처방후 귀가 시켰습니다. 그러나 28일 던컨이 구토와 고열 등의 증상을 다시 보이자 다시 재검사가 이뤄졌고 CDC 에 의해 9월 30일 에볼라로 확진되었습니다. 


 던컨은 이 병원에서 치료받았으나 상태가 악화되어 10월 4일에는 시험적 치료제인 brincidofovir 를 투여받았습니다. 앞서 두 명의 미국인을 살린 ZMapp 은 ( http://jjy0501.blogspot.kr/2014/08/New-ebola-drug-is-testing.html  참조) 재고분이 없어 투여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후 환자의 상태는 다소 호전되는 듯 했으나 결국 10월 8일 사망하므로써 미국내 에볼라 첫 사망 케이스로 기록되었습니다. 


 문제는 던컨이 사망하기 전 적어도 100 명 이상이 사람이 증상이 있는 상태에서 접촉을 했다는 것인데 이 중에서 환자와 밀접하게 접촉했던 의료진이 가장 전파 가능성이 큰 상태였습니다. 10월 10일 텍사스 건강 장로 병원의 26 세 간호사인 니나 팸 (Nina Pham) 은 발열 증상으로 격리되었고 11일 에볼라 바이러스 양성반응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케이스는 미국내 첫 에볼라 전파 양성 케이스였습니다. 


 역시 같은 병원의 간호사인 앰버 빈슨 (Amber Vinson, 29세) 역시 14일 같은 발열 증상을 보였고 니나 팜과 같이 던컨을 진료한 경력이 있어 격리되었습니다. 그녀 역시 불행히 에볼라 양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녀는 증상이 발생하기 전인 10일 비행기를 타고 가족이 있는 클리브랜드로 갔다가 다시 13 일 텍사스 주 델러스로 돌아왔기 때문에 텍사스주와 오하이오주에는 비상이 걸렸습니다. 심지어 일부 학교들에서는 휴교령이 내려졌는데 우연히 학생 중 일부가 빈슨과 같은 비행기에 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2014 년 10월 초를 기준으로 본 에볼라 맵. Map, showing countries and U.S. states affected with Ebola in color.  • Nebraska and Georgia are in blue, indicating medically evacuated cases with no deaths.  • Texas is in lighter red, indicating local transmission with no deaths, and orange, indicating an initial case that led to an Ebola death. http://en.wikipedia.org/wiki/Ebola_virus_outbreak_in_the_United_States#mediaviewer/File:Map_of_Ebola_Outbreak_-_1_October_2014.svg )  


 실제로 던컨의 경우 죽기 직전의 에볼라 환자와 9월 15일 접촉한 경우이고 두 불운한 간호사 역시 비슷하게 중증의 에볼라 환자인 던컨과 접촉한 케이스인데 실제로 던컨의 경우에도 3 번이나 비행기를 탔지만 그 중에서 아무도 에볼라 양성 반응을 보인 사람은 없었습니다. 에볼라는 공기 전파가 되지 않으며 혈액과 체액으로 전파 되는 만큼 에볼라 환자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격리를 잘 한다면 사실 쉽게 전파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여러가지가 한꺼번에 잘못되면서 점차 에볼라가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첫번째로 증상이 없는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자를 알아내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라이베리아 관계자에 의하면 던컨은 21 일 내 에볼라를 앓았던 사람과 접촉한 과거력을 묻었을 때 아니라고 대답하고 비행기를 탔다고 합니다. 그런데 잠복기 동안에는 어떻게 다른 방법으로 알 수가 없기 때문에 여기서 탑승을 막지 못한 것이 첫번째 잘못이었습니다. 


 두번째로 해당 병원에서 어떻게 간호사들에게 전파가 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나중에 알려진 사실은 실제로는 미국의 일반 병원들이 에볼라에 대해서 대응이 가능한 훈련이나 필요한 장비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비록 일반적인 수준의 격리와 소독은 당연히 이뤄지겠지만 체액과 혈액을 통해서 전파 가능성이 매우 높은 말기 에볼라 환자를 격리 보호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사실이 이번 사건을 통해 드러나고 있습니다. 


 미국 간호사 연합 (NUU) 및 현지 언론, 그리고 이 병원 간호사들의 폭로에 의해서 병원 측과 CDC 의 대응이 불충분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 심지어 이 병원에는 에볼라에 대한 지침 자체가 없었다고 함 - 병원은 물론 CDC 까지 궁지에 몰리는 양상입니다. 물론 사정이 이런 만큼 국민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는 미국처럼 방역이 잘 갖춰진 국가라고 해도 사람이 하는 일은 100% 완벽한 게 없다는 사실을 다시 상기시켜 주는 좋은 사례입니다. 최고일 수는 있지만 그게 완벽하다는 뜻은 아닌 것이죠.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방역 시스템이 전반적으로 다시 점검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나라 역시 예외가 될 수 없을 것입니다. 


 한가지 더 생각해 볼 문제는 이제 세계촌이라는 말처럼 '저 멀리 다른 나라' 만의 문제가 아닌 일들이 자꾸 생긴다는 것입니다. 서아프리카 에볼라 유행을 방치할 경우 계속해서 이 지역, 혹은 이 지역을 경유해서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자가 다른 국가로 들어갈 수 있고 다시 여기서 2 차 전파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결국 이번 사태를 진정 시키기 위해서는 근원지인 서아프리카 유행지역에 대한 대대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물론 가까운 시일내로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서 힘써야 겠죠.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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