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원자력 르네상스를 다시 한 번? 미 에너지부가 개발을 지원하는 차세대 원자로 5종 발표



 (TRISO fuel particles are coated in three layers of carbon and one of ceramic to prevent the release of radioactive waste. Credit: US Department of Energy, Office of Nuclear Energy)



 원자력 발전은 한 때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2000년대 들어 새로운 르네상스를 맞이하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2011년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태양 및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의 급부상으로 인해 지금은 여러 나라에서 입지가 축소된 상태입니다. 다만 원자력 정책은 국가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쓰리마일 원전 사고 이후 취역한 신규 원전이 거의 없는 상태이지만, 새로운 원전에 대한 연구는 계속 진행 중입니다. 상업적, 군사적인 목적은 물론 앞으로 우주 개발을 염두에 둔 소형 원자로까지 다양한 형태의 원자로가 정부의 지원을 받아 개발 중에 있습니다. 



 소형 모듈식 원자로: https://blog.naver.com/jjy0501/221266961687


 Kilo : https://blog.naver.com/jjy0501/221142290546



 여기에 더해 미국 에너지부 (DOE) 산하의 원자력 에너지청 (Office of Nuclear Energy (NE))은 5개 팀에 새로운 형태의 차세대 원자로 개발을 지원한다고 발표했습니다. Advanced Reactor Demonstration Program (ARDP) 사업의 초기 지원 금액은 2020년 회계 년도에 포함된 3000만 달러로 앞으로 7년간에 걸쳐 6억 달러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물론 민간 기업도 함께 공동 투자해 안전성이 높으면서 경제적인 차세대 원자로를 개발하는 것이 이 사업의 목표입니다. 선정된 사업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1. Hermes Reduced-Scale Test Reactor - 카이로스 파워 (Kairos Power, LLC (Alameda, CA))가 개발. 이 회사가 개발한 플루오린화염 냉각제 (fluoride salt coolant) 방식의 원자로로 용융염 (molten salt) 방식의 반응로 중 하나. 우라늄, 탄소, 산소로 만든 Tri-structural ISOtropic particle fuel (TRISO)라는 작은 공 같은 핵연료를 고온 저압 상태로 유지


2. eVinci ™ Microreactor - 웨스팅하우스 일렉트릭 (Westinghouse Electric Company, LLC)가 개발. 이름처럼 작은 마이크로 원자로로 특이하게도 히트 파이프 방식으로 냉각을 하고 스털링 엔진으로 발전기를 돌리는 방식. 다른 냉각제가 필요 없는 올인원 시스템으로 컨테이너에 탑재해 10년간 사용가능. (동영상)



(eVinciTM Micro Reactor)



3. BWXT Advanced Nuclear Reactor (BANR) - BWXT Advanced Technologies, LLC가 개발하는 마이크로 원자로로 역시 TRISO 연료를 이용한 디자인


4. Holtec SMR-160 Reactor  - Holtec Government Services, LLC가 개발하는 소형 모듈식 경수로 디자인의 원자로 


5. Molten Chloride Reactor Experiment – Southern Company Services, Inc가 개발하는 용융염 냉각제 방식의 원자로 



 나머지 회사들은 생소하지만 웨스팅하우스는 오랬만에 보는 익숙한 이름입니다. 앞서 그다지 좋지 못한 사건 (도시바에 인수된 후 결국 야심차게 개발한 원자로의 납기가 지연되면서 자본 잠식 상태에 빠짐. 그 후 도시바는 분식 회계 사건으로 인해 더 위기에 빠지면서 여러 사업부를 매각하거나 독립시킴)으로 2018년에 투자회사에 매각되었는데, 마이크로 원자로 같은 신기술을 통해 다시 재기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이 회사들이 색다른 신기술을 여럿 들고 나왔지만, 방사능에 대한 우려 때문에 여전히 원자력에 대해서 곱지 않은 시선이 있는게 사실입니다. 더구나 신재생 에너지의 급성장으로 인해 경제적인 친환경 에너지로써의 입지도 흔들리고 있습니다. 신기술을 통해 안전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잡을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energy/us-doe-advanced-nuclear-reactor-concepts/


 https://www.energy.gov/ne/articles/energy-department-s-advanced-reactor-demonstration-program-awards-30-million-initial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생대에 박쥐가 등장하면서 플로팔랑곱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enage-girl-years-reconstructed.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