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Unsplash/CC0 Public Domain)
오리너구리 (platypus)는 처음 학계에 보고 되었을 때 장난인 줄 알았을 만큼 기괴한 형태를 지닌 포유류입니다. 오리 부리 형태의 주둥이가 있으면서 헤엄치는 포유류이고 새끼 대신 알을 낳으며 독이 있는 가시를 지니고 있다는 것 자체로 조류와 포유류를 섞어 놓은 듯한 독특한 형태로 이런 생물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입니다. 현대의 과학자들은 오리너구리의 성 염색체가 다른 포유류처럼 두 개가 아닌 10개라는 사실을 알아내고는 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구지 장 교수 (Professor Guojie Zhang of the Department of Biology)가 이끄는 코펜하겐 대학의 연구팀은 오리너구리의 유전자를 분석해 이 기괴한 포유류가 어떤 과정을 거쳐 진화했는지 밝혀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알을 만드는 데 필요한 난황 단백질인 비텔로제닌 (vitellogenin) 유전자 3개 중 2개는 1억 3000만년 전 소실되었습니다.
오리너구리는 남은 유전자 하나로 알에 필요한 단백질을 제공하는데, 이는 모유를 통해 새끼를 키우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베텔로제닌 유전자는 포유류에서 젖을 만드는데 필요한 카제인 (Casein) 유전자로 변형되었으며 오리너구리 역시 마찬가지의 변화를 겪었습니다. 대략 어느 시점부터 젖으로 새끼를 키웠는지 짐작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연구팀은 오리너구리 같은 단공류의 모유 유전자가 다른 포유류와 1억 7000만년 전 공통 조상에서 분리되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오리너구리의 이빨 유전자가 소실된 것 역시 비슷한 시기인 1억 2000만년 전으로 생각보다 상당히 오래 전 오리 주둥이를 진화시킨 셈입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빨 유전자 8개 중 네 개가 소실되었습니다. 가장 괴상한 10개의 성 염색체는 아마도 하나의 염색체가 여러 개로 쪼개지면서 생긴 것으로 생각됩니다.
오리너구리는 백악기말 대멸종도 견뎌내고 살아남았지만, 소행성보다 더 무서운 인간이라는 재난을 맞아 생존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이미 IUCN 적색목록에서 가까운 장래에 야생에서 멸종 우려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높은 준위협(NT, Near Threatened) 종으로 호주 정부의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이들이 인류세에 살아남을 수 있도록 충분한 보호와 관리가 필요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1-01-earth-oddest-mammal-bizarre.html
Yang Zhou et al. Platypus and echidna genomes reveal mammalian biology and evolution, Nature (2021). DOI: 10.1038/s41586-020-03039-0
Paula Spaeth Anich et al. Biofluorescence in the platypus (Ornithorhynchus anatinus), Mammalia (2020). DOI: 10.1515/mammalia-2020-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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