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fragment of the sphero-conical vessel that was identified as containing a possibly explosive material from Jerusalem. Credit: Robert Mason, Royal Ontario Museum)
그리피스 대학(Griffith University)의 과학자들이 11-12세기 십자군 전쟁 당시 사용된 원시적인 수류탄의 흔적을 발견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수류탄보다는 화염병에 더 가까운 무기들은 화약의 발명 전부터 사용됐습니다. 도자기 안에 기름과 다른 인화성 물질을 넣고 불을 붙여 던지자는 아이디어는 그렇게 어려운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리피스 대학의 카니 매터슨 교수(Associate Professor Carney Matheson)가 이끄는 연구팀은 십자군 전쟁 시절 예루살렘 근방에서 발견된 끝이 뾰족한 원형 도자기 파편을 조사했습니다. 한 손으로 잡기 편하게 만들어진 이 도자기는 액체를 담기 위해 사용되었던 것일 수도 있지만, 어쩌면 당시 문헌에 등장하는 폭발성 투척 무기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연구팀은 도자기의 전체 형태와 남은 물질의 흔적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이 도자기가 입구 쪽이 수지로 밀봉된 형태로 물건을 담는데 사용하기보다는 내부 물질이 새어 나오지 않도록 만들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위에는 심지를 넣을 수 있는 작은 구멍이 있어 용도를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결정적인 증거는 질량 분석기에서 나왔습니다. 이 도자기는 인화성 및 폭발성 물질을 담는 데 사용됐습니다. 다만 흑색 화약은 아니었습니다. 이 물질은 13세기에 몽골 침략 시기에 전달됐습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폭발성 보다 인화성이 더 강한 무기로 폭발에 의한 파편 효과를 노리는 수류탄보다 화염병에 더 가까운 무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성벽 아래로 기어 오르는 병사들에게는 상당히 효과적인 무기였을 것입니다. 그리고 약간 엉뚱하지만 영화 제작자들이 꽤 환영할 만한 소재라는 생각도 드네요.
참고
https://phys.org/news/2022-04-ancient-grenades-explosive-weapons-medieval.html
Carney D. Matheson et al, Composition of trace residues from the contents of 11th–12th century sphero-conical vessels from Jerusalem, PLOS ONE (2022). DOI: 10.1371/journal.pone.0267350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