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ft: Image of the everted proboscis of Glycera dibranchiata with its four jaws exposed, Right: Scanning electron microscope image of a Glycera jaw (Scale bar, 0.5 mm). Credit: Matter/Wonderly et. al.)
(This photo shows a close up of a bloodworm fang. Credit: Herbert Waite)
피벌레 (Bloodworms)는 미갑갯지렁이속(Glycera)의 환형동물로 날카로운 이빨을 이용해 작은 동물들을 잡아먹는 수중 포식자입니다. 몸 길이 최대 35cm 정도로 작은 뱀처럼 크게 자랄 수 있으며 사람을 물어도 상당히 아플 수 있습니다. 참고로 피벌레라는 명칭은 헤모글로빈을 지닌 체액 덕분에 붉게 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가장 놀라운 특징은 날카로운 이빨에 있습니다. 지렁이나 거머리 같은 환영동물도 날카로운 이빨이나 부속지는 가질 수 있지만, 피벌레의 이빨은 단백질과 멜라닌 그리고 구리 성분으로 이뤄져 환형동물은 물론 다른 어떤 동물에서도 볼 수 없는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피벌레는 금속 이빨을 이용해 독을 주입하기 때문에 더 공포스러운 괴물입니다.
20년간 피벌레를 연구해온 캘리포니아 대학의 허버트 웨이트 (Herbert Waite, a biochemist at University of California, Santa Barbara)와 그 동료들은 이 벌레가 어떻게 금속 이빨을 만드는지 조사했습니다.
피벌레는 우선 이빨을 만들기 위한 단백질 전구체를 만든 후 구리와 결합해 끈적한 단백질 용액을 만듭니다. 그리고 구리를 촉매로 이용해 아미노산 유도체인 DOPA(dihydroxyphenylalanine)를 멜라닌 폴리머 형태로 만듭니다. 이후 폴리머를 주물로 삼아 구리를 적층해 날카로운 금속 이빨을 만듭니다. 이 이빨은 매우 강하고 날카로워 곤충의 단단한 외골격을 쉽게 관통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은 글라이신과 히스티딘으로 된 단순한 단백질인 멀티 태스킹 단백질 (multi-tasking protein (MTP))을 통해 이뤄집니다. 연구팀은 이 방법이 산업적인 금속 가공 기술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든 생각은 스타크래프트의 저그 종족에게 어울리는 능력 같다는 것입니다. 멀리 외계 행성에서 특별한 능력을 지닌 생물체를 찾기 전에 지구에서도 온갖 형태의 유전자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2-04-scientists-bloodworms-unique-copper-teeth.html
https://en.wikipedia.org/wiki/Glycera_(annelid)
William R. Wonderly, A multi-tasking polypeptide from bloodworm jaws: catalyst, template, and copolymer in film formation, Matter (2022). DOI: 10.1016/j.matt.2022.04.001. www.cell.com/matter/fulltext/S2590-2385(22)00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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