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Pixabay/CC0 Public Domain)
질병에 걸려 몸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는 성욕이나 식욕 같은 기본적인 욕구도 감소하게 됩니다. 특히 먹는 건 병에서 낫기 위해 입맛이 없더라도 억지로라도 먹게 되지만, 성에 대한 욕구는 중증인 상태에서는 뒤로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버밍햄 대학의 연구팀은 초파리의 경우에는 다를 수 있다는 증거를 발견했습니다. 연구팀은 치명적인 세균 감염이 초파리의 행동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 연구하던 도중 예상치 못한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세균에 감염되어 정상적인 동작이나 수면, 식사를 잘 못하던 초파리도 짝짓기는 정상적으로 진행했던 것입니다.
짝짓기에도 상당한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중증 감염으로 생사가 불확실할 경우 면역 시스템에 에너지를 집중하고 생식에는 에너지를 덜 투자할 것으로 생각됐지만, 실제로는 암수 모두 그렇지 않았습니다.
사실 짝짓기와 면역 모두 중요한 문제이지만, 초파리는 일단 짝짓기에 필요한 에너지가 있으면 후손을 남기는데 집중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질병으로 죽게 되더라도 후손을 남기는 쪽이 진화론적으로 적자에 속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먹이가 절대 부족한 경우에는 먹이를 우선 선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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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는 합리적인 판단일 수 있습니다. 치명적인 질병에 걸린 경우 아무리 면역에 에너지를 쏟아도 생존해서 나중에 후손을 남긴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반면 먹이를 확실하게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일단 먹고 생존을 도모한 후 나중에 짝짓기가 가능합니다. 분명 논리적으로 말이 되지만, 조그만 곤충인 초파리가 상황에 맞게 다양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점이 놀랍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2-05-fruit-flies-prioritize-survival.html
Saloni Rose et al, Pre-copulatory reproductive behaviours are preserved in Drosophila melanogaster infected with bacteria,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Biological Sciences (2022). DOI: 10.1098/rspb.2022.0492 , royalsocietypublishing.org/doi … .1098/rspb.2022.0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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