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우주 이야기 1208 - 우리 은하 중심 블랙홀의 이미지를 확인한 EHT


 

(First image of the black hole at the center of the Milky Way. This is the first image of Sagittarius A* (or Sgr A* for short), the supermassive black hole at the centre of our galaxy. It’s the first direct visual evidence of the presence of this black hole. It was captured by the Event Horizon Telescope (EHT), an array which linked together eight existing radio observatories across the planet to form a single “Earth-sized” virtual telescope. The telescope is named after the “event horizon”, the boundary of the black hole beyond which no light can escape. Although we cannot see the event horizon itself, because it cannot emit light, glowing gas orbiting around the black hole reveals a telltale signature: a dark central region (called a “shadow”) surrounded by a bright ring-like structure. The new view captures light bent by the powerful gravity of the black hole, which is four million times more massive than our Sun. The image of the Sgr A* black hole is an average of the different images the EHT Collaboration has extracted from its 2017 observations. Credit: EHT Collaboration)




(Making of the image of the black hole at the center of the Milky Way. Credit: EHT Collaboration)




(Sgr A*, pronounced sadge-ay-star, is a complex radio source at the center of the Milky Way Galaxy, and is home to a supermassive black hole, or SMBH. More than 300 researchers from 80 institutions around the world worked together to image SgrA* using the Event Horizon Telescope (EHT), a global telescope made up of multiple radio arrays working together. Visually, SgrA* looks a lot like M87*, the first black hole ever imaged. But, the new results have shown that they're as different as can be. Credit: NRAO/AUI/NSF, EHT Collaboration)



 3년전 M87 은하 중심 블랙홀에서 처음으로 블랙홀의 이미지를 확보한 EHT (Event Horizon Telescope

)가 우리 은하 중심 거대 질량 블랙홀의 이미지를 처음으로 얻는 데 성공했습니다. EHT는 전 세계에 흩어진 8개의 대형 전파망원경 ( ALMA, APEX, the IRAM 30-meter telescope, the James Clerk Maxwell Telescope, the Large Millimeter Telescope Alfonso Serrano, the Submillimeter Array, the Submillimeter Telescope, and the South Pole Telescope)을 연결해 12000km 공간에 흩어진 전파 망원경을 하나의 망원경처럼 연결하는 것으로 very-long-baseline interferometry (VLBI) 방식을 사용합니다.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221510639132



 이번 관측에는 전 세계 80개 연구 기관과 300명이 넘는 연구자가 참여해 3년에 걸쳐 관측한 결과를 모아 분석했습니다. 27000광년 떨어진 궁수자리 A*는 5500만 광년 떨어진 M87보다 훨씬 가깝지만, 대신 먼지와 가스가 많아 직접 관측은 훨씬 어려운 블랙홀입니다. 더 큰 문제는 궁수자리 A*의 질량이 M87 중심 블랙홀보다 1000배 정도 작아서 관측이 매우 힘들다는 것입니다. 이 경우 자전 속도가 매우 빨라 주변의 플라스마가 M87처럼 몇 일이 아닌 몇 분 만에 공전하게 됩니다. 따라서 EHT의 알고리즘을 완전히 새로 만드는 수준의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참고로 EHT의 분해능은 지구에서 달 표면의 도넛을 식별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What it Takes to Image a Black Hole)



(Clustering and averaging the images of Sagittarius A* and M87*)



(Size comparison of the two EHT black holes)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궁수자리 A*의 이미지는 앞서 M87과 마찬가지로 사실 블랙홀 자체의 이미지는 아닙니다. 그보다는 블랙홀 주변의 강착 원반에서 나오는 강력한 빛과 그 빛이 중력에 의해 휘어지는 블랙홀의 그림자 (Black hole's shadow)를 관측하는 것입니다. 블랙홀의 사상의 지평면, 혹은 슈바르츠실트 반경은 이미지에서 보이는 밝은 부분이 아니라 그 안쪽의 어두운 부분입니다. 



 이번 연구에서 주목받는 점은 M87 중심 블랙홀이나 궁수자리 A* 블랙홀의 모습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서 예측한 그대로입니다. 따라서 아직 관측하지 못한 다른 블랙홀들의 모습도 그렇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블랙홀 주변을 관측하는 거대 과학은 이제 시작 단계입니다. 현재 EHT는 새로 건설될 차세대 전파 망원경까지 포함해 성능을 높일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EHT가 어떤 성과를 거둘 수 있을 주목됩니다. 




 참고 



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 iopscience.iop.org/journal/2041-8205


https://phys.org/news/2022-05-astronomers-reveal-image-black-hole.html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