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British Antarctic Survey)
크릴(Krill)은 새우와 비슷한 소형 갑각류로 흔히 크릴 새우로 불리지만, 새우와는 다른 계통입니다. 아무튼 남극의 찬바다에서 대량으로 서식하는 소형 갑각류 무리로 생물량으로 따지면 지구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생물 중 하나입니다. 흔히 수염 고래의 주식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남극 해양 생태계의 먹이 사슬을 지탱하는 생물로 수많은 크고 작은 동물들이 이 크릴을 먹고 살아갑니다.
그런데 최근 기후 변화로 인해 이 크릴의 서식지가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영국 남극 서베이의 시메온 힐 박사와 플리머스 해양 연구소의 앵구스 앳킨스 박사(Dr. Simeon Hill at the British Antarctic Survey and Dr. Angus Atkinson at Plymouth Marine Laboratory)가 이끄는 연구팀은 연구용 그물에 걸린 크릴의 양을 분석해 지난 40년간 크릴의 서식지가 크게 감소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40년간 크릴의 서식지는 남극 대륙쪽으로 440km나 아래로 이동했습니다. 이로 인해 사우스 조지아 섬에서 남극 반도까지 형성되었던 크릴 어장은 이제 남극 반도 중심 지역 및 일부 도서 지역으로만 남게되었습니다. (사진 참조) 이는 이 지역의 수온이 상승하면서 크릴이 생존에 적합한 지역으로 이동했고 인간의 남획 같은 다른 요소가 더해져 서식지가 과거에 비해 크게 감소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남극의 차가운 바다에서 적응한 크릴은 현재와 같은 급격한 온도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앞으로 크릴 집단이 더 남쪽과 얕은 바다에 집중되면서 서식지가 줄어들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크릴이 해양 생태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할 때 이는 앞으로 어족 자원의 고갈과 생태계 파괴의 심각성을 높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 연구는 저널 Nature Climate Change에 실렸습니다.
참고
Angus Atkinson et al. Krill (Euphausia superba) distribution contracts southward during rapid regional warming, Nature Climate Change (2019). DOI: 10.1038/s41558-018-0370-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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