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croscope image of two Daphnia dentifera that fed on different diets and were exposed to a fungal pathogen. The top Daphnia fed on a nutritious green algae. She is larger and has several embryos in her brood chamber but is infected with a virulent fungal pathogen. The animal on the bottom fed on a toxic cyanobacterium. As a result, she is smaller and only has one developing embryo but is not infected with the pathogen (and, therefore, will live longer) Credit: Meghan Duffy)
녹조가 발생하면 항상 문제되는 것이 녹조가 만든 독성 물질입니다. 특히 마이크로시스티스 (Microcystis)가 녹조를 형성하는 경우 강한 독성 물질을 만들어 사람이 마시기에도 위험할 뿐 아니라 수중 생태계도 파괴시킬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이 독을 약으로 사용하는 물벼룩이 발견됐습니다.
미시간 대학의 크리스텔 산체스(Kristel Sánchez)가 이끄는 연구팀은 미국 이리호(Lake Erie)에서 녹조를 일으키는 녹조류 및 시아노박테리아와 이를 먹고 사는 물벼룩 (Daphnia dentifera)의 관계를 조사했습니다. 물벼룩은 물을 흡입하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박테리아와 기생성 곰팡이를 흡입하게 됩니다. 당연히 이로 인해 성장에 장애를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녹조 시기에는 이 물벼룩에 곰팡이 감염이 현저하게 줄어듭니다.
연구팀은 시아노박테리아가 만드는 독소가 그 원인이라고 생각하고 실험실 환경에서 여러 종류의 녹조류와 시아노박테리아, 그리고 감염성 박테리아와 곰팡이를 이용해서 가설을 검증했습니다. 흥미로운 부분은 사실 영양소라는 측면에서는 시아노박테리아가 열등하다는 점입니다. 클로렐라 같은 녹조류가 영양 성분이 더 풍부하기 때문에 곰팡이 감염이 없는 상황에서는 녹조류만 먹는 물벼룩이 2-3배 많은 자손을 남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곰팡이 감염에 노출되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독성 시아노박테리아를 먹는 물벼룩은 체내에 이 독소를 지니게 되는데, 물벼룩은 이 독에 대한 내성이 있지만, 곰팡이는 없기 때문에 감염을 쉽게 치료할 수 있습니다. 반면 박테리아 감염에 있어서는 이 독이 별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연계에서 이렇게 독성 물질을 섭취해서 오히려 질병을 치료하는 경우가 종종 관찰되는데, 독이 있는 식물을 먹는 제왕나비 (monarch butterflies) 같은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이번 연구는 물벼룩 역시 이런 재주가 있다는 흥미로운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참고
Toxins or Medicines? Phytoplankton diets mediate host and parasite fitness in a freshwater system,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rspb.royalsocietypublishing.or … .1098/rspb.2018.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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